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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뜨뜨] ‘트리거’→‘솔로지옥4’, 쾌감 ‘팡’ 도파민 ‘팡’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디즈니플러스: 트리거‘트리거’는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팀 트리거의 PD들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이비 종교, 동물 학대, 건설사 비리, 스토킹 사건 등 실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방불케 하는 사건을 소재로 해 리얼함을 더했다. 여기에 기발하고 엉뚱한 캐릭터들 간 티키타카 등 곳곳에 코미디 요소를 녹여 재미를 챙겼다. 특히 김혜수를 필두로 정성일, 주종혁 등으로 꾸려진 트리거팀의 팀플레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출은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유선동 감독이 맡았다. #넷플릭스: 백 인 액션‘백 인 액션’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CIA 첩보 요원 생활을 포기한 에밀리와 맷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미디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15년 만에 숨겨왔던 신분이 들통난 에밀리와 맷이 다시 첩보의 세계로 되돌아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지난 2014년 이후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카메론 디아즈의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상대역으로는 제이미 폭스가 열연을 펼쳤다. 이외 카일 챈들러, 앤드루 스콧, 글렌 클로즈, 앤드류 스캇 등 국내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4넷플릭스의 대표 예능 ‘솔로지옥’이 시즌4로 돌아왔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인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데이팅 리얼리티쇼.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부문에 진입한 화제작이다. 지난 2021년부터 매해 새 시즌을 공개하고 있으며 그간 송지아, 덱스(김진영), 이관희 등 ‘연반인’을 탄생시켰다.이번 시즌에는 대한민국 특수부대 UDT 출신이자 예능 ‘강철부대’로 얼굴을 알린 육준서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참가자 이시안 등이 합류했다. 이들을 포함한 12명의 출연진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펼치는 과감한 스킨십과 짜릿한 플러팅, 서로를 향한 치열한 탐색전이 관전포인트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7 05:35
생활/문화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 뿌리 ‘테라’ 6월 종료…DNA는 이어간다

크래프톤의 PC MMORPG ‘테라’가 오는 6월 30일 서비스를 최종 종료한다. 2011년 1월 출시된 이후 11년 만이다. 테라 PC는 크래프톤이 글로벌 게임사로, 게임 대장주로 우뚝 서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게임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끝내는 게 아쉽지만 테라 PC의 개발 노하우를 계승해 ‘제작 명가’의 행보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일 테라 PC를 두 달간의 종료 절차 후 오는 6월 30일 서비스를 마친다고 밝혔다. 테라는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스튜디오가 2007년부터 약 4년간 개발비 4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개발한 대작 MMORPG다. 이용자가 타깃을 지정해 공격하는 기존 MMORPG와는 달리, 타깃을 정하지 않고 공격을 수행하는 논타겟팅 방식을 장르 최초로 도입해 전투의 현실감과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세 차례에 걸친 클로즈 베타 테스트와 추가 개발 기간을 거쳐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퀄리티를 구현했다. 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출시 첫날 동시접속자 수 16만 명을 넘었으며 이후 20만 명이 넘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또 2011년 ‘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비롯해 기술창작상 3개 부문(사운드·그래픽·캐릭터)을 수상하기도 했다. 테라는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도전했다. 2011년 8월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중국·대만·러시아·태국 등 전 세계에 서비스하며 2500만 명 이상의 누적 이용자를 확보했다. 특히 콘솔 게임이 온라인 PC 게임을 압도해온 일본에서 하루 평균 동시접속자 수 3만 명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2012년에는 유럽 정식 서비스 후 아마존 디지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고, 2015년에는 러시아에서 논타겟팅 전투 시스템과 PvP 콘텐트로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 그래픽' 및 '베스트 배틀 메카닉' 상을 수상했다. 테라는 플랫폼의 경계도 넘나들었다. 2015년에 북미 출시 3주년을 기념해 스팀에 론칭해 MMORPG 가운데 일 평균 동시접속자 수 2만2000명 이상으로 1위에 올랐고, 스팀에 등록된 전체 F2P(부분유료화) 게임 중 10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 국내 MMORPG 중 최초로 콘솔 플랫폼에 이식됐으며 2018년에는 북미와 유럽 출시 후 약 3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출시 후 6주간 플레이스테이션 무료 게임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이런 테라 덕분에 배틀그라운드라는 걸출한 글로벌 흥행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테라는 크래프톤의 뿌리이자 성장의 근간이 된 게임”이라며 “테라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확장해나간 것이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히트작을 탄생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테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 DNA는 조직 문화에 각인돼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테라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독립 스튜디오 언노운 월즈의 신작 ‘프로젝트M’이 연내 얼리 액세스(PC)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M은 사이파이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턴제 전략 게임이다. 하반기에는 미국 소재 독립 스튜디오이자 글렌 스코필드가 이끄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AAAA급 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게임은 극한의 공포 경험과 차별화된 액션 매커니즘을 제공한다. 이외에 드림모션의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 라이징윙스의 ‘디펜스 더비’ 등 모바일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또 게임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경험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순간들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펍지유니버스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확장, 메타버스와 NFT를 아우르는 웹3.0 사업, 버추얼휴먼, 딥러닝까지 다양한 사업 확장을 진행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테라를 통해 MMORPG 제작의 명가로서 첫 발걸음을 디뎠다”며 “게임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될 것임을 믿고,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2.04.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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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윤여정 "아카데미 수상은 사고, 상금은 없어"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조연상 수상은 "사고였다"고 회상했다.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46회에서는 각 분야별 시대를 주름잡은 자기님들을 만나는 '아이콘' 특집으로 꾸며졌다. 아카데미를 사로잡은 배우 윤여정이 출연했다. 수상 당시를 떠올린 윤여정은 "반추를 해보니 그건 사고였다. 정말로 글렌 클로즈가 받길 바랐다. 7번째 노미네이트였다더라. 사람들이 하는 투표라고 그래서 그냥 구경만 하러 갔다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문을 두드렸고 운이 맞아서 내가 받았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으로도 화제가 됐는데 "작은 아들은 울었다고 했다. 걔네가 아니면 내가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 거다. 아들들한테 미안한 건 내가 일하는 여자라서 엄마의 음식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집밥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우리 아들들도 나를 닮은 게 '괜찮아 엄마, 그래서 우리 다 말랐잖아'이러더라. 말라서 좋대"라며 웃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2.03.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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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TV+, 11월 4일 한국 출시..첫 작품은 이선균의 'Dr. 브레인'(공식)

Apple이 Apple TV+를 11월 4일에 국내에서 출시한다고 25일 발표했다. Apple TV+는 한국 고객에게 수상의 영예를 누린 Apple Original 시리즈 및 영화를 비롯해 Apple TV+의 첫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인 'Dr. 브레인' - Dr. Brain을 11월 4일에 선보인다.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의 작품으로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던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이자 폭넓은 인기를 누린 홍작가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Dr. 브레인'은 새로운 SF 스릴러 장르의 작품으로 '기생충'으로 많은 수상을 한 배우 이선균이 주연으로 참여한다. Apple 월드와이드 비디오 부문 공동 총괄인 잭 반 엠버그(Zack Van Amburg)는 "Apple TV+의 한국 출시로 세계 최고의 배우 및 제작진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러 라인업을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다"고 밝혔다. Apple 월드와이드 비디오 부문 공동 총괄인 제이미 일리크트(Jamie Erlicht)는 "'Dr. 브레인'을 비롯해, Apple Original 콘텐츠는 최고의 품질과 독창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Apple TV+의 경험이 한국 관객에게도 널리 전파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Apple TV+는 Apple 기기, 일부 스마트 TV 및 게이밍 콘솔에 설치된 Apple TV app에서 시청 가능하다. 구독자는 Apple TV+를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광고 없이, VOD로 시청할 수 있다. 월 6500원에 7일 무료 체험과 함께 Apple TV app에서 시청 가능하며, Apple TV app은 한국에서 11월 4일부터 iPhone, iPad, iPod touch, Mac, Apple TV, 일부 삼성 및 LG 스마트 TV, PlayStation 콘솔, 그리고 일부 SK 브로드밴드 셋톱박스에 탑재된다. 구독자는 웹사이트에서도 온라인으로 Apple TV+를 시청할 수 있다. 현재 Apple TV+에서 절찬리에 스트리밍 중인 Apple Original로는 수상작이자 전세계적으로 히트 친 코미디 시리즈인 제이슨 서디키스 주연 및 총괄 제작의 '테드 래소', 최근 시즌 2를 선보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 및 총괄 제작한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 데이브 바티스타, 알프리 우다드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 총괄 프로듀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서번트', 아이작 아시모프의 수상작이자 상징적인 동명 소설 시리즈를 최초로 영화로 각색한 서사 '파운데이션' 등이 있다. Apple TV+는 또한 쏟아지는 호평과 수상의 영예를 누린 다양한 Apple Original Film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Apple TV+ 영화 '그레이하운드'에도 출연했던 톰 행크스 주연의 곧 공개 예정인 '핀치',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 인기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 아카데미상 후보 만화영화 '울프워커스' 등이 있다. 이외에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윌 페렐 및 폴 러드 주연 및 총괄 제작의 '의사 그리고 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맥베스의 비극', 마틴 스코세이지 및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안톤 후쿠아 제작 및 윌 스미스 주연의 '해방', 여러 장르를 혼합한 영화이자 마허샬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글렌 클로즈, 아콰피나가 출연하는 '백조의 노래', 줄리안 무어 제작 및 주연의 '샤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0.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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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어록 또 추가…"난 할리우드 동경하지 않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솔직한 입담이 돋보이는 어록을 또 추가했다. 윤여정은 28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프로젝트 제안이 왔을 때, 한국 사람들은 내가 할리우드를 동경할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는다(I don’t admire Hollywood)"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미국에 계속 오는 이유는, 내가 미국에서 일하게 되면 (미국에 거주 중인) 아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제 진심"이라고 밝혔다. 이에 NBC 방송은 "윤여정이 글렌 클로즈와 브래드 피트를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작은 경고를 하자면 그는 할리우드에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윤여정은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다"라며 "수상의 순간은 매우 행복했지만, 그것이 내 인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 27일 방송된 CBS와 인터뷰에서도 윤여정은 솔직한 입담을 이어갔다. 수상 다음 날의 기분을 묻자 "그냥 정말 피곤하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 계속 침대에 있었다. (수상 후) 파티에 가지 않았다. 너무 지쳐서 바로 집으로 왔다"고 답했다. 앞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 후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의 냄새를 묻는 무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유쾌하면서도 뼈가 있는 답변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이후 한국 매체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도 "나는 미국 사람들의 말을 잘 안 믿는다. 단어가 화려하다. 내 퍼포먼스를 존경한다는데, 내가 너무 늙어서 그런지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8 09:29
무비위크

[오스카 윤여정] 1분 1초도 못 놓쳐…'일곱 빛깔' 핫 아이콘

핫(HOT)하고, 힙(HIP)하고, 고상하고, 우아하고 그야말로 난리났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여우조연상 주인공 윤여정이 '글로벌 핫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아시아에서 63년만에 배출된 두번째 여우조연상 등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만한 의미를 남긴 것도 주목도를 높이지만, 윤여정은 국내에서도 5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 받았던 '배우 윤여정' 스스로의 매력으로 아카데미와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아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존재만으도 화제성을 이끌었듯 윤여정 역시 말 한마디, 움직임 1초까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어느 무대에 서든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DNA 능력치가 타고난 'K 아티스트'들이 아닐 수 없다. 공식 수상 장면 외 외신 비하인드 직캠 하나 하나 빠짐없이 인기몰이 중이다. 입담, 패션 뭐하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없다. 차곡차곡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펼쳐보이고 있는 윤여정에 속시원한 통쾌함이 터진 것도 여러 번이다. 불안함보다 신뢰 가득한 기대감을 품게 만든 윤여정.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잣대를 대기 보다는, 윤여정 선생님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한 선생님을 아카데미에서 뒤늦게 반세기 넘게 알아본 것이다"고 콕 집은 봉준호 감독의 표현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 만큼 공감대를 높이는 이유다.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또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는 윤여정. 쏟아지는 환호에도 "최고보다는 다 같이 '최중'으로 살면 안될까 싶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상을 받았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난 똑같을 것이다"고 밝힌 윤여정.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는 윤여정으로 남을 것임을 알기에 거침없이 목놓아 축하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이미 다채로운 일곱 빛깔을 품고 빛까지 내는, 아름다운 무지개 윤여정이다. "난 개가 아니에요" 내가 좀 욕을 먹더라도 현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우문이었다면 그나마 인정이다. 그럼에도 따끈따끈한 오스카를 손에 쥐고 내려 온 수상자에게 던질 법한 질문은 결코 아니었다. 윤여정은 시상식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 외신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냐"고 묻자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고 응수했다. 반할 수 밖에 없는 윤여정의 품위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Snobbish people'(매우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다시 있었다. 윤여정은 본식 전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캐나다인들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캐나다인인가요?"라고 되물은 후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글렌 클로스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캐나다인은 속물이 아니에요"라는 한 마디를 남겨 리포터로 하여금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We love you!)"를 외치게 만들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I love her"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수상소감이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직후 소감으로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상은 이미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던 윤여정은, 실제 수상이 현실화 된후 무대에서도 또 한번 진심을 꺼내들었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은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겠나. 다섯 후보는 각기 다른 역을 연기했다. 우리끼리 경쟁할 수는 없다. 우리는 각자의 영화에서 수상자다. 오늘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순간 카메라가 비춘 인물은 윤여정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생각지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 온 얼굴 가득 감동한 표정과 함께 "나는 그녀를 사랑해(I love her)"를 읊조렸다. 우리도 사랑하고 나도 사랑하게 만드는 윤여정. 뉴욕타임스는 "뜻밖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드디어 만났어" 브래드 피트 에스코트 윤여정의 백스테이지는 본식만큼 이슈의 중심에 섰다. '미나리' 제작사 플랜B의 수장이자 전년도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에 나선 브래드 피트와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기 때문. "미스터 브래드 피트, 우리 드디어 만났네요"라는 말로 수상 소감을 시작할 만큼 윤여정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브래드 피트와의 투샷은 최고 시청률을 이끌 이슈였다. 윤여정이 무대에서 내려온 후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을 직접 에스코트 하며 문을 열어주고, 걷는데 불편함 없이 팔도 내줬다. 또 윤여정 이름이 적힌 카드를 보여주며 미소와 담소도 나눴다. 물론 "우리 촬영할 동안 어디에 있었냐"며 콕 집을 정도로 화통한 윤여정은 백스테이지에서도 브래드 피트에게 "다음 영화에는 돈 좀 더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쓰겠다'며 슬며시 빠져나갔다. 한국으로 초청도 했더니 브래드 피트가 '알았다'고 답했는데 다 믿지는 않는다"고 귀띔한 에피소드로 폭소를 자아냈다. "원더풀 그랜마" 힙 패션 끝판왕 패셔너블한 배우로 워낙 유명했기에 윤여정의 '오스카 패션'은 수상 여부 열외로 꾸준히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뛰어난 패션 센스는 단연 아카데미에서도 빛을 발했다. 윤여정이 택한 드레스는 '나 드레스요'라고 온 몸으로 뽐내기 보다, 고상하고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블랙 드레스였다. 드레스는 두바이 브랜드 Marmar Halim(마마 하림) 2017년 FW 콜렉션 제품, 가방은 Roger Vivier(로저 비비에), 주얼리는 Chopard(쇼파드) 제품으로 몇 십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완벽한 자태를 선보였다. 윤여정은 버라이어티 선정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 꼽히기도 했다. 예상못한 백스테이지 패션은 화제성의 정점을 찍었다. 드레스 위에 툭 걸친 항공 점퍼 한 장과 검은 마스크가 '퍼펙트 윤여정'을 완성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과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 콜래버레이션 항공 점퍼에 대한 정보는 사진과 영상이 뜬 즉시 온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항공 점퍼를 입고 오스카에 이름을 새기는 모습,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함께 찍은 사진은 두고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또한 사용감 있는 에르메스(Hermes) 블랙 켈리백도 무심한 듯 바닥에 툭 놓여 있었지만 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명품의 값어치마저 증명시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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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윤여정, 불손한 재치를 지닌 극렬하게 독립적인 여성"

“몹시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In an awfully dry ceremony, Youn was a godsend).”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를 차지한 윤여정에게 바친 찬사다. NYT는 26일(현지시간)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안은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연설’에 꼽았다. NYT는 먼저 지난 11일 영국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그가 “매우 고상한 체하는(a very snobbish)” 영국인들로부터 받은 상이어서 기쁘다고 말한 소감을 올시즌 최고의 연설로 짚었다. 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그와 비슷하면서도 더 코믹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윤여정이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이자 ‘미나리’ 제작자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냐”고 농담한 것과 두 아들의 잔소리를 언급하며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순간을 인용하면서다. 이어 글렌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객석에 있는 같은 부문 경쟁 후보들을 향해 “오늘밤은 내가 운이 더 좋았다. 어쩌면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까?” 건넨 소감도 주목했다. ━ NYT "윤여정, 한국 남성 중심 위계질서 투쟁해온 여성 사이 큰 반향" NYT는 이 기사에서 올해 아카데미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다양성을 강조하며 비백인 여성 최초 감독상을 받은 중국계 클로이자오와 윤여정 등을 되새겼다. 또 같은날 ‘오스카 수상 한참 전부터 윤여정은 한국의 마음을 얻었다’는 별도 서울발 기사를 통해 윤여정의 수상 의미와 인기 비결을 조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낸 윤여정 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며 공식 축하한 것도 언급했다. NYT는 한국에선 1957년 이후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유일한 아시아 여성이어서뿐 아니라 수상자가 ‘윤여정’이기에, 또 윤여정의 인생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맞물려 반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랫동안 한국의 남성 중심적인 위계질서 아래서 투쟁해온 여성들 사이에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이번 영화의 주제인 ‘미나리’가 어디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고, 한국영화계에 ‘미나리’ 같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윤여정이라면서 오스카를 받기 훨씬 전부터 이 “불손한 재치를 지닌 극렬하게 독립적인 여성(a fiercely independent woman with an often irreverent wit)”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았다고 전했다. 또 윤여정의 성공은 그의 외모가 평범하고 목소리가 거칠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겼던 남성 프로듀서들의 예상과 어긋났다면서 한국의 한 케이블 채널에서 윤여정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 프로듀서들은 내가 배우로 성공하면 모자를 먹겠다고 말했어요. 불행히도 그 사람들 지금 모두 죽었어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4.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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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입담꾼 윤여정, 브래드 피트도 웃긴 '말말말'

윤여정은 타고난 재치로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직접 영어로 이야기하면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소문난 입담꾼, 윤여정의 어록을 모아봤다. "브래드 피트!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시상자인 배우 브래드 피트와 만난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미나리'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브래드 피트에게 그는 "나이스 투 미츄!"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는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짧지 않은 수상 소감 속에서 여러 가지 재치 넘치는 어록을 남겼다. 그는 "나는 한국에서 왔다.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내 이름을 '여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해 드리겠다"며 "나는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다섯 후보 모두 다 다른 역할을 영화에서 해냈다.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란 없다. 나는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어쨌거나 정말 감사드린다.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는다.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나의 첫 감독이었다. 나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하셨을 거다. 정말 감사드린다"는 웃음과 감동을 넘나드는 소감을 밝혔다. "고상한 척 하는 영국분들" 윤여정은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Film Awards)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직설적이면서도 예의를 갖춘 입담으로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상을 줘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수상 직후 윤여정의 특별한 수상 소감은 트위터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정이 이 수상 소감으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영화 안에서 살고 싶어요" 연기를 향한 진심을 담은 인터뷰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50년이 넘는 경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밤잠을 설치게 하는 질문이 있다며 "어떻게 촬영장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나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불러도 될까.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내가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영화 안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 증오 범죄는 끔찍한 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민감하고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윤여정답게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꼬집었다.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이다. LA에 살고 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 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린다'고 염려한다. 아들은 내가 (증오 범죄)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자신의 사적인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나라가 넓으니까 상도 많구나" 이토록 '쿨'한 배우가 또 있을까. '미나리'로 연기상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아도 언제나 '무심한 듯 시크'하다. 국내 매체와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연기상을 휩쓴 소감을 묻자 "사실 지금 상패는 하나 받은 상황"이라며 "그다지 실감은 못 하고 있다. 말로만 전해주니 실감을 못 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도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하는 정도"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선사했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어요" 뾰족하게 허를 찌르면서도 둥글게 웃음으로 모두를 감싸 안는다. 윤여정의 입담 비결이다. 지난해 초 '미나리'가 최초 공개된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이런 입담이 뜨겁게 빛났다. 윤여정은 진지하게 소감을 밝힌 스티븐 연 등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다들 진지하다. 그런데 난 저렇게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난 한국에서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이 영화는 사실 하기 싫었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인데다 독립영화였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고생을 하게 된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영화가 잘나왔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다. 그런데 정이삭 감독이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들었다 놨다'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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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오스카 수상' 윤여정 "최고? 우리 최중으로 살아요"[일문일답]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윤여정이 수상 후에도 여전히 빛나는 입담을 자랑했다. "(최고 말고) 최중이 되면 안 되나요?"라는 '쿨'한 소감으로 쉽지 않았던 오스카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쟁쟁한 후보를 모두 물리쳤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경쟁해 당당히 오스카를 차지했다. 시상식 직후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과 브래드 피트와 나눈 대화 등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하 윤여정과의 일문일답. -소감이 궁금하다. "정신이 없다. 내가 수상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클렌 클로즈가 타길 바랐다.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오래 한 사람이다. 스타와 배우는 다르다. 그래서 클렌 클로즈와 만나 축복했다. 2000년쯤 영국에서 글렌 클로즈의 연극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 있다. 그녀가 나와 동갑이더라. 진심으로 그녀가 받길 바랐다. '미나리'를 같이 한 친구들이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안 믿었다. 인생을 오래 살아서 배반을 많이 당해서 그런 거 바라지도 않았다. 영어도 못하지만, 그거보단 잘 할 수 있다. 근데 엉망진창으로 (수상 소감을) 했다." -한예리와 함께 했다. "아카데미를 와본 적 없기 때문에 모르는데, 여기 오기 전에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왔으니 봉준호 감독은 크루와 같이 왔었다. 지금은 후보가 한 사람만 데리고 올 수 있다. 아들이 둘인데, 둘 중 하나만 데리고 올 수 없었다. 이 영화를 하게 하고, 여기까지 캠페인을 하게 한 김인아라는 친구가 있다. 작은 아들이 자기는 갈 자격이 없다고, 인아 누나가 가야된다고 하더라. 오스카는 진짜 굉장한 것인가 보다. 인아가 자기는 그냥 '노바디'이라고, 한예리가 와야 아름답다고 했다. 진심으로 만든 영화이고, 진심이 통한 것 같다. 한예리가 오게 된 것엔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에게 상을 받았다. "수상 후에 브래드 피트를 본 게 어떻냐는 질문만 자꾸 하더라. 우리 영화의 제작자다. 다음에 영화를 할 때 돈을 조금 더 써달라고 했다. 잘 빠져나가더라. 돈을 많이 아니고 조금만 쓰겠다고 하더라." -브래드 피트와 백스테이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유명한 배우이니까, 한국에서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했다. (제작비) 돈을 조금 더 주라고 했다. 조금 더 주겠다고 하더라. 한국에 한 번 오라고 했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난 미국 사람들 말을 잘 안 믿는다. 단어가 너무 화려하다. '퍼포먼스를 존경하고 어떻다'고 하더라. 나는 늙어서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 -연기에 대해 달라진 철학이 있나. "제 열등 의식에서 시작됐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다. 그냥 아르바이트였다. 제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외우는 거다. 열심히 외워서 피해를 주지 말자가 저의 시작이었다. 나중엔 절실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정말 먹고 살려고 했다. 대본이 저에겐 성경 같았다. 많이 노력했다. 브로드웨이 명언도 있다. 누가 길을 물었더니 연습이라고 답했다. 연습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 -입담의 비결은 무엇인가. "오래 살았다.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보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 "최고의 순간은 없을 거다. 최고라는 말이 참 싫다. 영어 잘 하는 얘들이 나에게 충고한다. 경쟁을 싫어한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너무 1등, 최고 이런 말을 하지 말고, 최중이 되면 안 되나. 같이 살면 안 되나. 아카데미가 다는 아니지 않나.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아서 동양인들에겐 너무 높은 벽이 됐다. 근데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자. 최중만 되고 살아도 되지 않나. 그냥 동등하게 살자. 최고의 순간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미나리'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작품을 선택한 기준이 60세 넘어 바뀌었다. 그 전엔 나름 계산을 했다. 환갑 넘어서부터는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시나리오를 갖고 온 프로듀서가 믿는 아이면 하자'고 생각했다. 사치스럽게 살기로 결심했다. 지금 입은 옷과 액세서리는 다 빌린 거다. 그런 사치가 아니라 내 인생을 사치하자는 거다. 대본을 읽은 세월이 정말 오래됐다. 진짜 이야기인지 아닌지 읽으면 딱 안다. ('미나리'는) 굉장히 순수하고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진짜 이야기였다. 대단한 기교가 있게 쓴 작품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진짜 이야기를 썼더라.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 내가 잘 안 넘어간다. 그렇게 감독을 만났는데 '요새 이런 애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감독들 다 잘났는데, 잘난 척 하는 사람 다 싫어한다. 근데 정이삭 감독은 '이런 애가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독립영화이니까, 이코노미석 비행기를 타고 오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 나이에 못 탄다. 오클라호마까지 그걸 어떻게 타나. 독립영화라고 하니까 내 돈으로 여기까지 왔다. 대본을 전해준 아이를 믿었다. 안목을 믿은 게 아니라 걔를 믿었다. 진심을 믿었다. 그런데 내가 늙은 여우니까, 감독이 싫었으면 안 했을 거다. 감독이 진정성이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하게 됐다. 만들 때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안 했다." -'미나리'가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시나리오를 잘 썼다. 내가 잘한 게 아니다. 인터뷰 하다 알았다. 국제적인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였을 거다. 정이삭 감독이 진심으로 썼으니까. 그런 건 평론가에게 물어봐라. 배우는 자기 역할을 맡으면 '이걸 내가 어떻게 연기하나'를 열심히 연기한다. 이 영화가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지는 모른다. 그걸 알았으면 사업을 했지." -오늘 이후 윤여정의 행보는 무엇인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점쟁이도 아닌데. 계획 없다. 살던 데로 상을 탔다고 윤여저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다. 대사를 외우기 힘드니까, 남에게 민폐 끼치게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떄까지 이 일을 하고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수상 소감 중 김기영 감독을 언급한 이유는. "감독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감독이라고 하는 거다. 감독이 하는 역할은 정말 많다. 영화라는 것이 종합 예술이다. 바닥부터 머리까지 다 아울러야 한다. 대단한 능력이고 대단한 힘이다. 봉준호, 누구누구 다 대단한 거다. 김기영 감독님을 스물몇살에 만났다. 제가 그 분을 감사하기 시작한 것은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 오십, 육십이 되서부터다. 나에겐 너무 힘든 감독이어서 싫었다. 그랬던 게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늙었는데 철이 없다'고 하는데, 늙었다고 다 아는 거 아니다. 김기영 갇목님은 어렸을 때 만났고, 정이삭은 늙어서 만났다. 내 아들보다 어린 아인데, 미칠 것 같은 현장에서 너무나 차분하다. 모두를 존중한다. 흉을 안 본 감독은 정이삭이 처음이다. 마흔 세 살 먹은 정이삭 감독에게 존경한다고 했다. 김기영 감독에게 못 한 감사를 저이삭에게 하는 듯하다." -해외 러브콜을 많이 받을 텐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영어를 못해서 해외에서 러브콜이 들어올 일은 없다." -성원해주신 국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말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 축구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거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응원을 하니 눈 실핏줄이 다 터질 정도로 힘들었다. '상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가 된 거다. 너무 힘들었다. 2002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난리를 칠 때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운동선수가 된 것 같았다. 처음 이런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즐겁지 않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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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 "제작자 브래드 피트에게 '돈 더 쓰라'고 말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영화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와의 만남에 대해 전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여우조연상 수상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후에 (현지 언론들이) 브래드 피트를 본 게 어떻냐는 질문만 자꾸 하더라. 우리 영화의 제작자다. 다음에 영화를 할 때 돈을 조금 더 써달라고 했다. 잘 빠져나가더라. 돈을 많이 아니고 조금만 쓰겠다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또 브래드 피트와 백스테이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유명한 배우이니까, 한국에서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했다. (제작비) 돈을 조금 더 주라고 했다. 조금 더 주겠다고 하더라. 한국에 한 번 오라고 했고,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쟁쟁한 후보를 모두 물리쳤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경쟁해 당당히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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