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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독] ‘박훈정 픽’ 조윤수 “인생 전체를 바꾼 ‘폭군’, 다작배우 되고파” [송년인터뷰]

“안 그래도 어제 박훈정 감독님께 전화드려서 오늘 인터뷰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운동 중이라고 다시 전화 주신다더니 아직도 운동 중이신가봐요(웃음).”마주한 조윤수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박훈정 감독님과의 일화를 전했다. 조윤수는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가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평소에는 감독님이 저를 더 많이 놀리신다. 서로 애정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며 “연락도 자주 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감독님은 제 인생의 은인이자 귀인인, 너무너무 감사한 분”이라고 말했다.박 감독은 조윤수란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조윤수는 지난 8월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폭군’을 통해 ‘박훈정 월드’에 입성했다. 그는 신선한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단숨에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신예로 떠올랐다.“영화제, 시상식에서 관계자분들 뵈면 잘 봤다고 해주셔서 너무 신기했어요. 뭔가 체감이 확 됐죠. 근데 누가 절 알아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심지어 9월쯤 ‘폭군’ 포스터가 붙은 버스가 지나가서 대놓고 셀카를 찍었거든요. 근데도 아무도 못 알아보셨어요(웃음). 감독님께 말씀드리니까 ‘모자 쓰고 흑칠하고 다녀’라고 하시더라고요.” 조윤수는 반년이 지난 지금도 ‘폭군’이 처음 공개되던 순간을 잊지 못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작품이 공개되기까지 약 2년. 조윤수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작품이 나온다는 사실에 눈물부터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드디어 때가 왔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기다리던, 항상 머릿속에 있던 작품이 나온다는 게 감개무량했죠. 2년간 매일 오픈 날만을 위해 노력하고 버텼거든요. 마치 꿈 같았어요. 물론 막상 작품을 볼 때는 제 연기가 오그라들어서 눈 가리고 소리 지르고 했지만요(웃음).”충분히 눈물이 나올 법했다. 조윤수는 ‘폭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조윤수는 극중 연기한 채자경이 인간병기로 진화한다는 설정 아래 킥복싱을 배우고 1종 면허를 취득했으며, 고등학생 때부터 길렀던 머리카락도 짧게 잘랐다. 급기야 촬영 동안에는 자발적 칩거에 들어갔다.“촬영하던 6개월 간 친구들도 안 만났고 평소에 다닐 때도 뛰지도 않았어요. 액션을 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넘어지거나 다치면 안 되잖아요. 되게 조심조심했어요. 덕분에 캐릭터 감정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죠.”“그래도 돌이켜 보면 너무 귀하고 신기한 경험이다. 채자경은 한국 배우가 하기 쉽지 않은 파격적인 설정이 총집합된 캐릭터였다”고 부연한 조윤수는 “‘폭군’은 연기 생활뿐만 아니라 제 인생 전체에서 많은 걸 바꿨고 또 배우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 제가 되게 겁 많고 나태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폭군’을 찍으면서 ‘내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내가 무서운 것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알게 된 거 같아요.”동시에 연기를 단순 재미로만 할 수는 없다는 걸 깨우친 시간이기도 했다. 조윤수는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 쟁쟁한 선배들과 나란히 ‘폭군’을 이끌며 주연배우로서 책임감과 무게감을 배웠다고 떠올렸다.“‘촬영장은 학교가 아니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연차와 무관하게 제 몫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긴장이 있었죠. 또 내것만 해서는 안 되고 작품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하고 감독님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우게 됐어요.”‘폭군’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조윤수는 데뷔 6년 차 배우다.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9년 웹드라마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이후 드라마 ‘여신강림’, ‘사랑의 이해’, OTT 시리즈 ‘소년심판’, ‘살인자의 쇼핑목록’ 등을 거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조윤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비교적 행운이 빨리 찾아온 편이지만, 사실 저도 1년 가까이 모든 오디션의 2차를 통과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책도 많이 했다. 심지어 ‘난 은퇴할 때까지 주인공을 한 번도 맡지 못할 것’이란 확신까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는 그게 제 그릇, 분수를 파악하는 거로 생각했어요. 돌이켜 보면 참 바보 같았죠. 얼마 전에 황정민 선배님이 청룡영화상 수상소감으로 ‘연기를 사랑하고 시작하는 모든 배우가 주연상감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났어요. 과거의 제게 위안이 된 말이었죠.” 쉽지 않았던 시간을 어떻게 버텼느냐고 묻자 “그냥 연기가 제일 재밌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상의 인물로 살 수 있다는 것, 여기서 느끼는 흥미와 재미는 과거에도 지금도 그를 흥분시키는 연기만의 매력이다.“못해본 세계관, 장르, 캐릭터가 너무 많으니까 여전히 설레고 즐거워요. 또 너무 감사하게도 ‘폭군’ 이후로 작품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학원물, 공포물, 가족 드라마 등 다양해요. 너무 신기하고 설레고 진짜 감사해요. 마음 같아서는 정말 다 하고 싶어요.”처음 이 일을 시작하며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조윤수는 ‘폭군’으로 선혈이 낭자한 액션물 출연, 시상식 참여, 신인상 수상의 꿈을 이뤘다고 했다. 남은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에 해외 시상식 참석, 필모그래피 50편 쌓기를 추가했다”며 해사하게 웃었다.“다작할수록 작품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거니까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그래서 내년엔 작품 3개를 하고 싶어요. 육체적으로 힘들 수는 있겠지만, 전 촬영이, 연기가 너무 좋거든요. 또 촬영하는 윤수는 미래의 윤수니까요. 고생은 내년의 윤수가 할 거니까 괜찮아요(웃음).”‘내년의 윤수’가 할 첫 번째 스케줄은 지창욱, 도경수 등과 찍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 촬영 마무리다. 조윤수는 “아마 내년까지 촬영이 이어질 거 같다. 여기서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올해는 살면서 가장 많은 축하와 관심을 받았어요. 그래서 더 행복한 해로 기억이 될 것 같아요. 내년에는 올해 받은 축하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더 정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또 한 번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았으면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30 05:40
영화

“다시 보게되네”…비상계엄 여파 속 ‘서울의 봄’→‘변호인’ MZ세대 주목 [줌인]

“‘서울의 봄’이 2024년 12월에 재현될 뻔했다고?”갑작스러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한국 근현대사 속 같은 사건을 조명한 작품들이 덩달아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가장 많이 거론되는 작품은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이 작품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12.12 군사반란 실화를 실감나게 각색해 입소문 흥행을 타고 1312만 관객을 동원했다.지난달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극중 전두광(전두환)을 연기한 황정민의 남우주연상 등 4관왕에 등극하며 개봉 1년 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받던 중 영화에서 등장한 비상계엄이 실제로 선포됨에 따라 화제의 중심에 섰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는 4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계엄령은 쿠데타와 내전, 반란, 전쟁, 폭동, 국가적 재난 등 비상상태로 인해 국가의 일상적인 치안과 사법권 유지가 불가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과 같은 국가 원수 또는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 동의를 받고 군을 동원해 치안 및 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다. ‘서울의 봄’에서는 전두광 보안사령관이 10.26 대통령 암살사건의 합동수사본부장이 되면서 육군 내 사조직 하나회를 등에 업고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며 계엄령을 선포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탱크 수십 대가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이 홀로 막아서는 장면은 관객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이에 스크린 밖 현실에서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에 나타난 군부대를 두고 온라인에선 “영화 보는 줄 알았다”, “역사가 반복되는 건가” 등 반응이 쏟아졌고, X(구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에 ‘서울의 봄’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앞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재현시키길 원하지 않는다면 계엄 선포를 당장 철회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현장에서 총 든 군인들과 대치하는 시민들과 기자, 의원들의 모습을 두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연상하며 이를 다룬 작품들도 거론됐다. 송강호 주연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작품으로, 당시 광주로 현장 취재에 나선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돕는 택시 기사 만섭(송강호)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립된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언론인과 점점 진실을 목격하고 연대하는 소시민의 여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친 당시 시민들을 기릴 뿐 아니라 정의를 행하는 중요성도 짚었다. 같은 사건을 그리며 개인사와 시대적 상황이 교차하는 지점을 포착한 영화 ‘화려한 휴가’(2007)와 ‘1980’(2024)도 언급됐으며 화염병을 든 의대생과 응급실 간호사 두 남녀의 사랑 못지않게 계엄 당시 상황을 여실히 그려 애틋함을 배가한 드라마 ‘오월의 청춘’(2021)도 재조명됐다. 또 계엄사 포고령 중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조항을 들어 당분간 온라인상 정치적 발언도 검열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영화 ‘변호인’을 떠올리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송강호, 임시완 주연 ‘변호인’은 1980년대 초 한 세무 변호사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학생을 변호하게 되며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81년 9월 일어난 부산 학림사건을 모티브로 군사정권이 무고한 시민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는 용공조작을 다뤘다.극중 임시완이 연기한 진우를 모질게 고문하는 장면은 관객의 분노를 유발했고 재판장에서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라며 헌법 제1조 2항을 쏟아내듯 읊는 명장면을 비롯한 변호사 송우석 역 송강호의 대사들이 공감을 자아내 최종 1137만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한편 계엄령 여파에 따라 연예계가 행사 일정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이날 예정된 새 영화 ‘대가족’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에 양 감독은 “어제 메일링를 체크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농담이냐고 했더니 뉴스 좀 보라더라”며 “주변에서 걱정을 굉장히 하셨는데 걱정하지 말라고, 아무리 해도 원상 복구 될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기자들이 못 나올 수도 있는데 인터뷰를 진행하겠냐고 연락이 왔는데 한 분만 오셔도 나가겠다고 했다”면서 “전화 주신 분에게 농담처럼 3일 안에 끝날 거라고 했는데 더 짧게 끝났다. 그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04 13:56
영화

‘베테랑2’ 정해인, 엄친아의 악 [무비로그]②

배우 정해인이 새로운 에너지를 쏟아냈다. 무거웠던 전작의 후광을 본 적 없는 동공 연기로 이어받으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정해인이 천만영화 ‘베테랑’의 새 시리즈에 합류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새 형사가 합류하면서 함께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극중 정해인이 연기한 캐릭터는 박선우다. 공식적으로는 우연한 기회에 서도철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합류하게 되는 막내 형사. 비공식적으로는 서도철이 잡아야 할 최종 빌런으로, 서도철의 표현 그대로 “싸움을 X나 잘하는” 안티히어로 ‘해치’다.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캐릭터 설명을 거리낌 없이 적는 이유는 ‘베테랑2’는 출발부터 해치의 정체를 밝혀놓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해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성폭행 교수의 살인 현장. 카메라 앵글이 의자에 묶인 채 고통받는 교수에게서 가해 인물로 전환되는 순간, 정해인은 마스크를 천천히 내리고 모습을 드러낸다. 경찰이 아닌 해치의 모습이다.이후 정해인은 경찰과 해치를 오가며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한다. 그는 모든 ‘패’를 까고 극 한 가운데 존재해야 하는 부담감을 탄탄한 연기력과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노력으로 버텨낸다. 류승완의 세계에서 움직이는 정해인을 보는 재미는 여느 범죄물 속 빌런 색출만큼이나 흥미롭다. 정해인이 그간 쌓아 온 이미지는 이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지금껏 프레임 속 정해인은 신기하리만큼 따스했다. 대표작인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부터 방영 중인 ‘엄마 친구 아들’ 등 멜로물은 물론, 영화 ‘시동’, 넷플릭스 ‘D.P.’ 시리즈 등 번외 장르에서도 그랬다. 그는 분노나 슬픔이 치미는 순간에도 이를 나쁜 쪽으로 분출하기보다 품고 성장하면서 캐릭터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베테랑2’에서만큼은 예외다. 방긋 웃는 미소에 관객이 녹아내릴 때쯤, 정해인은 선량했던 자신의 두 눈에 예상치 못한 극단의 정서를 갈아 끼운다. “해치 잡았습니다”라고 외치는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끝날 때 바뀌는 살기 가득한 눈빛이라든지, 다정하게 윙크를 날린 후 제 허벅지에 마약 주사를 꽂는 순간 감도는 광기 서린 눈빛과 같은 충돌이다.그렇게 정해인표 다크 히어로는 단순 정의로운 구원자가 아닌 천진한 표정 속 잔혹한 광기를 품은 연쇄살인마로 빚어진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생경한 정해인의 표정들은 어디로 튈지 모를 박선우의 행동에 긴장감을 더하며, 서도철을 넘어 관객들까지 쥐고 흔든다. 정해인은 따스함으로 수렴됐던 자신의 이미지를 악의 얼굴로 밀어내고 또 뒤섞으며 연기 스펙트럼 확장에 성공한다.정해인은 류승완 감독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액션 연기도 말끔하게 소화해 낸다. 보는 것만으로도 뼈 마디마디가 아픈 남산 계단 추격신을 시작으로 옥상 빗속 액션, 마지막 터널 액션 시퀀스로 이어지는 영화의 명장면 중심에는 항상 정해인이 있다. 정해인은 때로는 경찰로, 때로는 해치로 들어와 몸을 날린다. 압권은 트라이앵글 초크 기술인데, ‘베테랑2’와 박선우만의 색깔로 완전하게 각인될 만한 액션이다.류 감독 역시 정해인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해인의 액션 연기는 100점 만점에 99.99점이다. 0.01점을 뺀 이유는 동작이 너무 빨라 카메라로 잡기 어려워서다. 천천히 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굉장히 많다”며 “순간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말했다. 아울러 “편집할 때 보니 동공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가지 눈이 있었다”며 “이 배우가 함께 해준 것이 큰 복이라고 생각했다”는 극찬을 덧붙였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배우들의 특장점이 섬세한 눈빛 연기인데 정해인도 ‘베테랑2’를 통해 잘 보여줬다”며 “동시에 최근 보여준 로맨스 연기와는 강렬한 스타일을 더한 연기나 액션들을 무난히 해내면서 관객들에게도 보는 즐거움과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1 06:00
영화

추창민 감독 “‘행복의 나라’, 10.26 사건 아닌 시대의 이야기” [IS인터뷰]

“제가 독재와 최루탄은 익숙하거든요. 한 번쯤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사건이 아니라, 시대 이야기를요.”추창민 감독은 새 영화 ‘행복의 나라’를 선보인 까닭을 묻자 이처럼 답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육군 대령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불리한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 관객을 만난 추창민 감독은 또 다시 역사의 이면을 조명했다.‘행복의 나라’는 그가 전작 ‘7년의 밤’을 마치고 선택한 작품이다. 추 감독은 “10.26과 12.12라는 사건을 다룬 작품은 많지만, 그 사이에 벌어진 일은 숨겨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대성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극의 중심에 선 세 캐릭터는 실존 인물에 그대로 대입되지 않는다. 극 중 합수부장 전상두(유재명)는 배후에서 욕망대로 움직이는 그 시대 야만성을 상징하고, 그에 의해 불리한 재판을 받게 된 박태주(고 이선균)는 시대의 희생양이다. 그를 변호하는 정인후(조정석)는 당시 시민 정신을 대변한다.추 감독은 “거대한 사건을 다루려면 사람들이 전부 알기에 사건이 중심돼야 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인물들로 시대를 치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야기의 화자 정인후가 가상 인물이다 보니, 극 후반부에 역사적 중심인물이자 권력자 전상두와 독대하는 골프장 장면에서 감상평이 갈린다.추 감독은 “누군가는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말이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게 그 장면은 ‘판타지’였다. 그 당시에 누군가는 항거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전상두의 모티브가 되는 전두환이 골프장을 자주 다녔다는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덧대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야성을 드러내는 야만과 그를 꼬집는 장면으로 완성한 것. “아마 훨씬 더 낮고 밑에 있는 사람들이 권력을 향해 부당하다고 소리쳤을 겁니다. 그걸 (조)정석이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시대로 치환해서 보시면 납득하실 수 있을 거예요.” 불과 수개월 전 ‘서울의 봄’(2023)이 같은 시대적 배경은 물론, 배우 황정민이 전두환 모티브 전두광 역으로 큰 인상을 남긴 만큼 필연적으로 함께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작품에는 영향이 없었다. 같은 소재지만 잘 만들면 사람들이 호응을 해주는구나 싶어 반가웠다”고 말했다.극중 전상두는 겉으로는 점잖지만 숨어서 야욕을 드러내는 인물로 묘사된다. 추 감독은 “시대의 야만성으로 접근하니 훨씬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두환 개인도 이면에 야비함과 치밀함이 있으리라 생각해 (유)재명 씨와 논의했다”고 설명했다.고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 캐릭터를 접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추 감독은 “미화시켜서는 안 됐다.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시대에 희생된 인물이어도 정서적인 개인사를 가져오면 맥락이 틀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를 ‘판타지의 산물’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역사적 사실을 가져올 때는 진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군가는 작품을 통해 시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제가 바란 대로 관객이 보는 것은 아니고 해석은 각자의 몫인 거겠죠. 이런 시대가 있었으니까. 한 번쯤은 ‘그냥 그땐 그랬구나’ 봐주셨으면 합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19 05:40
연예일반

전도연·황정민·유승호…톱 배우들 연극行 이유

TV, 스크린에서 보던 이른바 ‘톱배우’들이 연극무대에 오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작품 수가 적어진 업계의 어려움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동시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배우들의 새로운 시도라는 의견도 있다.전도연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연극 ‘벚꽃동산’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재창작한 작품으로 한국의 실패한 기업 가족을 조명했다. 전도연은 극 중 10여년 전 아들의 죽음 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송도영을 연기했다. ‘벚꽃동산’은 전도연이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 진출이다.배우 황정민과 송일국은 지난 13일 개막한 연극 ‘맥베스’에 출연 중이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마녀로부터 장차 자신이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들은 후 왕좌에 오르려는 욕망으로 스스로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황정민은 맥베스 역을, 송일국은 맥베스의 절친한 친구인 뱅코우 역을 맡았다.이 밖에도 유승호, 손호준, 고준희, 안소희, 곽동연, 그룹 샤이니 멤버 최민호 등이 연극 무대에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유승호와 손호준, 고준희는 오는 8월 6일 개막하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호흡을 맞춘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유승호와 손호준은 극중 게이이자 에이즈 환자인 프라이어 월터 역을 맡았다. 고준희 약물에 중독돼 환상을 보는 하퍼 피트를 연기한다. 안소희는 지난 14일 막을 내린 연극 ‘클로저’에서 앨리스 역으로 출연했다. ‘클로저’는 왜곡된 현대인의 사랑관을 신랄하게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곽동연과 최민호는 국민 배우 이순재와 함께 오는 9월 개막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려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이순재는 연륜 있는 에스터 역, 최민호는 햇병아리 밸 역, 곽동연은 젊은 꼰대 에스터 역에 캐스팅됐다.이처럼 TV나 영화 등 매체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경쟁하듯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방송, 영화 등의 제작 환경이 어려워지고 전체적인 작품 수가 부족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앞서 배우 고현정, 정경호, 이장우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배우들이 들어오는 작품이 없어서 일을 못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다만 이런 현실적인 배경과 더불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숙명인 배우들에게 연극은 최적의 무대라는 시각도 있다. 전도연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연극 ‘벚꽃동산’ 출연 이유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밝혔고, 황정민은 ‘멕베스’ 제작보고회에서 “막이 올라가면 끝날 때까지 그 무대는 배우의 공간과 시간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방송이나 영화는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 있지만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가 해석한 대로 연기를 끌고나가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배우에게 연기의 본질에 가까운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경험일 것”이라고 짚었다.이어 “최근 연극은 시각적으로도 스펙터클하고 더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은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연극이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이 아니라 배우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7.30 05:45
영화

총 든 ‘전직 요원’으로 맞대결…황정민 VS 차승원, 8월 글로벌 OTT 격돌

배우 황정민과 차승원이 각각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자존심을 걸고 액션으로 맞붙는다. 1970년생 동갑내기로 한국 영화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온 두 사람의 출연작 ‘크로스’와 ‘폭군’이 8월 각기 다른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공개를 결정하며 흥행 대결을 벌이게 됐다. 공교롭게 두 배우는 작품 속 설정도 ‘전직 요원’으로 비슷해 비교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먼저 베일을 벗는 것은 황정민. 오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황정민은 염정아와 함께 정체를 숨긴 부부 공조 액션을 펼친다. 극중 강무는 장난스러운 성격이면서 아내 미선을 살뜰하게 챙기지만, 사실은 국군정보사령부 특수 요원이었던 반전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는 은둔 고수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강무 앞에 최근 남편이 실종됐다는 후배 희주(전혜진)가 등장하면서 경찰인 미선이 오해하게 되고, 덩달아 사건에 휘말리며 두 부부는 서로를 지키기 위해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 전직 요원 출신다운 액션을 선보인다는 황정민은 “(염정아와) 안무를 짠 듯한 느낌의 화려한 ‘크로스’ 액션이 나온다”고 예고했다. 공개된 스틸에서 황정민은 쌍권총을 들고 얼굴 근육부터 긴박한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황정민과 합을 맞춘 염정아는 “총도, 몸도 많이 쓰는 액션이라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이명훈 감독도 “부부의 커플 액션부터 카체이싱까지 다양한 변주를 준 액션이 등장한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차승원은 ‘폭군’으로 반격한다. 오는 8월 14일 공개되는 ‘폭군’은 초인 유전자 약물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신세계’, ‘마녀’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극중 차승원도 전직 요원이다. 조직에서 은퇴했으나 개인적으로 ‘폭군 프로그램’ 관련 세력 제거 의뢰를 받은 임상 역을 맡았다. 차승원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임상을 두 얼굴의 ‘야누스’로 표현한다. 평소 깔끔한 외양과 공손한 말투로 영락없는 공무원처럼 보이는 임상은 임무가 걸린 한 모조리 쓸어버리는 인물이다. 지난 15일 열린 제작보고회서 차승원은 임상을 두고 전공 분야에서는 뛰어나지만, 그 밖의 일상에서는 사기도 잘 당할 타입이라며 반전 매력도 귀띔했다. 박 감독은 “차승원이 거의 모든 액션신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임상의 주무기 산탄총을 자유자재로 휘둘러야 했던 차승원은 “무게가 엄청나다 보니 팔꿈치 관절 통증이 왔다”면서도 “총은 단지 무기가 아닌 캐릭터의 일부이기에 욕심이 생겨 직접 소화하고 싶었다”고 했다. ‘마녀’ 시리즈로 재조명된 배우 김다미, 신시아를 이어받을 신예 조윤수와의 액션 대결도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당초 ‘크로스’와 ‘폭군’ 두 작품 모두 극장에 걸릴 예정이었으나 각각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품에 안겼다. ‘크로스’의 경우 지난 2월 설 연휴로 개봉일을 정했으나 출연자 중 전혜진이 남편 고 이선균의 사망으로 인해 개봉일을 연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폭군’은 영화를 염두에 두고 촬영이 진행됐지만, 도중 4부작 시리즈로 노선을 틀었다. 이에 대해 박훈정 감독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다양한 플랫폼이 생겼기에 창작자 입장에서 작품에 장점이 될 매체로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비슷한 시기에 반전 매력 ‘전직 요원’으로 액션을 선보이게 된 두 배우지만, 다른 결의 스토리 속 각자만의 개성이 묻어나올 예정이다. ‘크로스’가 황정민 표 믿고 보는 웃음과 염정아와의 부부 케미로 짜릿함을 선사한다면, ‘폭군’은 차승원의 카리스마와 저마다의 색깔과 목적을 지닌 캐릭터들이 빚어낸 스릴 앙상블로 서늘한 여름을 만들 전망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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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비하인드] 알고 보니 진짜 장교가? ‘서울의 봄’ 비하인드5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9시간을 담은 영화 ‘서울의 봄’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와 관련한 여러 재미있는 사실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알고 보니 실제 장군 출신이더라는 배우부터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였다 했더니 ‘나는 자연인이다’의 내레이션을 했다는 배우까지. ‘서울의 봄’과 관련한 여러 비하인드를 묶었다. #육군장성 출신 배우 등장‘서울의 봄’의 주요 사건인 12.12 군사반란은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것이다. 따라서 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 역시 군인이다.영화 내용에 자문을 하고 실제 영화에도 출연한 배우 이귀우. 그는 1985년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입교해 2018년 7포병여단장으로 전역한 실제 육군장성(준장)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배우 활동을 하며 ‘정의의 사람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서울의 봄’에서 연기한 인물의 이름은 본명과 살짝 다른 이귀오였다. #유인촌 장관 아들 출연배우 출신이자 문화제육관광부 장관으로 있는 유인촌의 아들도 ‘서울의 봄’에 출연했다. 극중 이태신(정우성)을 보좌하는 수도경비사령부 작전참모 강동찬을 연기한 인물이 바로 유인촌 장관의 아들인 배우 남윤호다.본명은 유대식으로 로열연극아카데미와 UCLA 연극영화대학교 대학원을 나왔다. 여러 공연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소속은 황정민과 같은 샘컴퍼니. 주로 공연 위주로 활동을 했으며 장편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나는 자연인이다’가 왜 여기서 나와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라고? 정확하게 들었다. 8공수 여단장 박기홍으로 나오는 배우 정형석은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의 내레이터로도 유명하다.2006년 KBS 성우극회 32기로 입사했으며 2009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로도 맹활약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서울의 봄’ 이전에 ‘30일’에 로펌 대표 역으로 우정출연을 했다.#대머리 분장은 황정민의 아이디어너무나 유명한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사실 김성수 감독은 전두광(황정민) 캐릭터를 꼭 대머리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굳이 실존인물의 외형적인 부분이나 말투 같은 걸 흉내낼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한 것.대머리 특수분장을 해보겠다고 한 건 황정민이었다. 그는 김성수 감독에게 “외국 영화 배우들은 더러 완전히 자신을 지우고 타인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 관객들이 헷갈릴 정도의 그런 분장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고, 김 감독도 동의해 전두광의 최종 외형이 완성됐다. 이 분장에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 나중에 분장팀도 숙달이 되자 3시간 30분 정도로 줄었다. #화장실 장면 찍기 전 3시간 동안의 대화군사반란에 성공한 뒤 자축해야 할 전두광. 하지만 홀로 화장실로 간 그는 미묘한 표정이다. 복잡미묘한 심경이 교차하는 듯한 전두광을 표현하기 위해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은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눴다.이 장면에서 두 사람 사이에 이견이 있었고, 결국 촬영 전 한참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김성수 감독은 “확실하게 정하고 확실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화장실에서 3시간 정도 둘이 얘기를 나눴다”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있는 당시 촬영장의 사진을 취재진에게만 슬쩍 보여주기도 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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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의 1979년 서울, 어떻게 구현됐을까

리얼한 1979년의 서울은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됐을까.VFX 전문 기업 스튜디오하이가 202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서울의 봄’의 VFX 작업에 참여했다고 20일 알렸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개봉 이후 뜨거운 호평과 함께 개봉 27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3’에 이어 2023년 개봉 한국영화 흥행 톱2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이렇듯 2023년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이자 화제작으로 떠오른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이라는 역사적 배경, 배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VFX(특수시각효과) · CG(컴퓨터그래픽) 기술력으로 영화의 몰입감을 더하며 영화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VFX를 총괄한 ㈜스튜디오하이 정재훈 슈퍼바이저(대표이사)는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 만큼 관객들 대부분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다. 그래서 후반 작업 시에는 인물에 대한 감정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극중 전두광(황정민)의 헤어 리터치부터 1979년 당시 모습의 완벽한 재현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요소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이어 “관객이 영화를 볼 때 완벽히 ‘그 시기에, 그 시대에 들어가 있다’를 느껴야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모아둔 사진들을 컷별 레퍼런스로 잡고 작업했다. 시그니처가 되는 건물이나 피할 수 없는 지형을 중심으로 그 외의 사이드를 시대에 맞게 교체해 나갔다”며 시대 고증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어 “특히 제2한강교 장면은 초반 자료조사와 컨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당시의 항공사진, 특히 밤에 찍힌 서울 상공의 모습을 기록으로 찾기 힘들었다. 따라서 실제 1979년 즈음 일대의 항공사진들을 맞춰 제2한강교 일대의 지도를 만들고, 그 위에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제 등고선 데이터와 당시 한강의 수위 등 시대적 상황을 조합하여 그날의 서울 야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대통령의 영결식 시퀀스는 촬영 단계에서부터 카메라 앵글, 복장, 소품 등을 고증과 최대한 비슷하게 세팅하였고, 후반 작업에서 역시 시대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고증 영상을 AI 기술을 통해 복원하고 배우가 촬영된 영상과 합성해 당시 느낌으로 재현하는데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세종로 시퀀스에서는 배기가스로 인해 변색된 부분과 차량의 바퀴가 지나지 않아 흙이 쌓여 있는 부분 등의 도로 표현과 더불어, 당시 스모그로 덮인 서울 상공의 대기감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늘의 톤과 구름 모양, 조경 밀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나눴다”고 말해 질감과 빛, 색감 등 디테일한 요소에 또한 많은 공을 들였음을 짐작케 한다.영화를 총괄한 김성수 감독은 “스튜디오하이는 신생 회사지만, 기술적으로도 열정적으로도 최고의 파트너가 돼줬다”며 “스튜디오하이의 완성도 높은 VFX · CG 기술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중간 지점에서의 극대화된 긴장감을 찾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국 VFX에 큰 이름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서울의 봄’으로 활기찬 시작을 알린 스튜디오하이는 지난 2022년 설립된 영화·드라마 VFX 및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 기업이다. AI 기술 사용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의 업계 방식을 탈피하고 VFX 공정의 자동화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는 ‘끝까지 간다’(2013), ‘범죄도시’(2017), ‘남산의 부장들’(2020) 등 4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영화 ‘보통의 가족’, ‘보스’, ‘야당’ 등의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VFX 제작 외에도 ‘서울의 봄’ 각본가 가운데 한 명인 홍인표 대표(공동 대표)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실버타운 히어로즈’, ‘러브 버드’, ‘우리 동네 아마존’ 등 정부 지원작으로 선정된 애니메이션이 2024년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간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0 09:32
영화

[IS인터뷰] ‘서울의 봄’ 박해준 “어마어마한 현장, 훌륭한 배우와 감독이 만났다”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은 처음이에요.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김성수 감독님을 만나고 그 부담감이 사라졌어요. 대신 작품이 가진 즐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안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배우 박해준은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많은 걸 얻고 배웠다. 든든한 감독과 배우, 스태프 덕분이다. 지난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 28일까지 236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에 봄을 가져오고 있다.박해준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초반부터 텐션이 올라가고 끝까지 유지가 되더라. 이런 영화는 보기 쉽지 않다”며 “사실 대본을 처음 봤을 땐 무거운 주제라 관객이 어렵게 느끼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내가 영화 보는 수준이 높지 않아서 그런가 ‘내가 재밌게 본 거면 관객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더라”며 웃었다. 박해준은 극중 전두광(황정민)과 하나회를 이끄는 제9보병사단장 노태건을 연기했다. 노태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티브 삼은 인물이다.“노태건이 전두광을 마냥 따라가는 인물이 아니길 바랐어요. 이 작품이 급박한 상황들이 이어지는데 그 안에서 표현할 게 많을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됐죠. 도전해보는 것만큼 배우한테 좋은 기회는 없잖아요.”박해준은 “김성수 감독과 황정민을 처음 만났을 때 모든 고민이 싹 사라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 감독과 ‘서울의 봄’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춰봤다는 그는 “감독님은 뭘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야기해주시는 분이다. 그런 감독님 만나기 힘든데 행운이었다. 현장 열기가 어마어마했다”고 말했다.“제가 포기가 빠르고 집중력은 약해요. 그래서 절 끌고 가주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좋은 디렉션을 주셔서 제가 한 것보다 훨씬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어요.(웃음) 감독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존경스러워요. 배우의 역량을 다 끌어내 주는 분이에요.” 전두광 역의 황정민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4시간 가까이 민머리 분장을 했다. 이에 대해 박해준은 “정말 강렬했다. 가까이서 봐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더라”며 감탄했다.“선배랑 첫 촬영 땐 약간 긴장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긴장도 풀리고 어떤 방향으로 연기해야 할지 정해지더라고요. 또 전두광과 노태건 둘의 장면도 좋지만, 배우들이 단체로 모여있는 신은 빛이 난다고 생각해요. 물 흐르듯 전체가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데 각자의 몫을 하고 있더라고요. 훌륭한 배우와 감독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엄청난 것 같아요. 이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신기했고요.”박해준은 지난 9일 열렸던 언론시사회에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촬영이 없었던 날인데 중간에 바뀌는 바람에 참석을 못했다. 그래서 시사회 일주일 전에 기술 시사 때 미리 봤다”며 “처음 봤을 때는 숨 막히도록 재밌게 봤고 VIP 시사 때 봤을 땐 감동적으로 봤다”고 말했다.또 “VIP 시사 때는 관객들 기운도 느껴지니 ‘영화 보는 맛이 이거구나’ 싶더라. 아내는 개봉 날 가서 봤는데 감동적이고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본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미생’, ‘나의 아저씨’, ‘아스달 연대기’, ‘부부의 세계’, 영화 ‘독전’ 등 박해준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박해준은 선악이 명확한 캐릭터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뻔한 것 같고 재미없어지더라”고 설명했다.“오히려 작품 안에서 빈 곳을 채워 넣었을 때의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캐릭터도 그런 것들로 선택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영화 ‘정가네 목장’, ‘야당’, 드라마 ‘머니게임’ 공개 예정이고 ‘폭싹 속았수다’는 촬영 중이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30 05:02
영화

[인터뷰] ‘서울의 봄’ 박해준 “텐션 끝까지 유지… 영화 보는 맛 이거구나”

배우 박해준이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박해준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 인터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다”고 이야기했다.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담은 작품. 박해준은 극중 전두광(황정민)과 하나회를 이끄는 제9보병사단장 노태건 역을 맡았다.이날 박해준은 “초반부터 올라간 텐션이 끝까지 유지되더라. 이런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보면서 놀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본을 봤을 때 어둡기도 하고 무거운 주제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관객이 어렵게 느끼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내가 영화를 보는 수준이 높지는 않아서 ‘내가 재밌게 본 거면 관객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박해준은 지난 9일 열렸던 언론시사회에 촬영 일정으로 불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촬영이 없었던 날인데 중간에 바뀌는 바람에 참석을 못했다. 그래서 시사회 일주일 전에 기술 시사 때 미리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숨 막히도록 재밌게 봤고 VIP 시사 때 봤을 땐 감동적으로 봤다”고 말했다.그러면서 “VIP 시사 때는 관객 기운 느껴지니 ‘영화 보는 맛이 이거구나’ 싶더라. 개봉 후에 동네 영화관에서 또 보고 싶었다. 아내도 개봉 날 가서 봤다. 감동적이고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본 것 같다더라. 재밌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영화 ‘서울의 봄’은 지난 22일 개봉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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