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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IS인터뷰] ‘꼬꼬무’ 임동순 작가 “장도연, 처음엔 '꼬리곰탕'이라고...벌써 6년, 실감 안 나“

“타인이 겪은 일을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풀어내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꼬꼬무’의 강점입니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어느덧 6년째에 접어들었다. 유사한 내러티브 방식의 콘텐츠들이 쏟아진 가운데서도 ‘꼬꼬무’는 1인칭의 드라마틱한 구성과 마치 친구에게 들려주는 듯한 편한 분위기의 진행 방식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꼬꼬무’의 시작을 함께 한 임동순 작가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일간스포츠를 만나 “장도연이 섭외 당시 제목을 듣고 ‘꼬리곰탕이요?’라고 되물었는데, 이제는 많은 분들이 ‘꼬꼬무’를 알고 있다는 게 감개무량”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첫 방송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차인 게 실감이 안 난다. 오랜 기간 사랑해주셔서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꼬꼬무’는 방송인 장도연, 배우 장현성, 방송인 장성규가 MC이자 이야기꾼으로 나서고,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출연해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2020년 파일럿으로 시작해 시즌1, 이듬해 시즌2가 방송됐고 그 해 6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에피소드들은 1인칭의 시점으로 시작되는데, 흥미 진진한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불러모은다. ‘꼬꼬무’의 재미와 감동의 출발점에는 작가들이 있다. 그 중 리더인 임 작가는 2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꼬꼬무’는 쉽지 않은 작품이라며 웃었다. 임 작가는 2000년 시트콤 ‘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통해 방송작가로 입문했고, 2002년 ‘솔로몬의 선택’에서 한 코너를 책임지며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결정! 맛대맛’,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등 예능과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Y’, ‘짝’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두루 거쳤다.“한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하면 익숙해지는 면이 있는데, ‘꼬꼬무’는 전혀 그렇지 않죠.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웃음) 매 에피소드의 출발점은 1인칭 시점이지만, 그 이후를 풀어나가는 작업은 공백에 가깝죠.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의 매뉴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면 다시 새롭게 시작돼요. 대본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인터뷰를 위한 섭외 등도 원하는 만큼 되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변수가 생기는 거죠.” ‘꼬꼬무’ 작가진은 임 작가를 필두로 한 메인작가 7명에 보조 작가, 취재 작가까지 포함해 15명에 이른다. 임 작가는 “메인작가들 각자가 한 에피소드를 담당하고 책임 또한 동등하다”고 말했다. ‘꼬꼬무’ 작가가 아이템을 선정하고 대본 작성을 완료할 때까지는 평균 6주, 편집을 거치는 후반 과정까지 합치면 한 회차가 제작되기까지는 약 3~4개월이 걸린다.레귤러 방송 프로그램이 한 회차당 평균 2~3주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무척 긴 시간 소요된다. 작가들마다 아이템 선정 기준은 다르지만, ‘꼬꼬무’는 근현대사의 특정 역사 또는 우리 사회의에 충격을 안긴 사건과 인물을 재조명해 깊은 인상과 감동을 자아낸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임동순 작가는 ‘공감’을 아이템 선정 시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고 말했다. “어떤 이야기가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단순히 과거에 이미 완료된 사건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금을 그리고 타인의 처지와 감정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 그 점이 ‘꼬꼬무’의 특별함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특별히 다를 것 없는 한 개인의 이야기로 사건을 바라보면서 나에게도, 내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느끼며 그 시대, 그 인물과 연결되는 경험이죠.” 임동순 작가는 ‘꼬꼬무’만의 시그니처가 MC들이 게스트들에게 반말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 이른바 ‘장트리오’는 ‘꼬꼬무’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임동순 작가는 “교차 편집을 해보면 어색하지 않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같은 게 참 신기하다. 심지어 ‘꼬꼬무’는 MC별로 따로 녹화를 하는데도 마치 한 사람이 얘기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꼬꼬무’는 그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는데, 임동순 작가는 앞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가 있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데이트 폭력’을 꼽았다. 그는 “데이트 폭력은 실제 정말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며 “하지만 피해자 측에 연락을 하면 너무 힘들어 하셔서 얘기를 하지 못하겠다고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하신다. 이런 사건은 단순히 피해자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고통 또한 엄청나고, 그분들이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언제나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3년 ‘꼬꼬무’에서 다룬 ‘송파 이별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송파 이별 사건’은 지난 2016년 한 여성이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1년 가량 교제하다가 헤어진 전 남자친구로부터 살해당한 사건이다. 임동순 작가는 “그 사건이 7년이 지났음에도 부모님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 그런 아픔을 알기 때문에 아무리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하더라도, 할 수도 없는 게 있다”고 ‘꼬꼬무’가 사건, 그리고 피해자를 대하는 자세를 내비쳤다. “‘꼬꼬무’는 예능의 요소가 없지 않지만,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죠. 그래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전하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이 같이 공감하고, 슬퍼하고, 분노해주신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또는 내 이야기처럼 사건을 바라본다면 특별한 힘이 모이고,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꼬꼬무’가 여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으면 합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3.10 06:00
연예일반

왜 그들은 뉴진스(NJZ)를 두려워 하는가 [전형화의 직필]

왜 그들은 이 어린 여자들을 그리 두려워하는가. 한국대중음악단체들은 최근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하나는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 다른 하나는 뉴진스(NJZ) 독립 문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는 지난 13일 “지난 국회에 이어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재차 추진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에 반대하며, 음반 제작 현실에 대한 명확한 고찰과 심도있는 논의 없이 극히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음악 산업계 전체를 불공정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음콘협이 문제를 삼은 건 ‘15세 미만 주 35시간, 15세 이상 주 40시간’인 청소년 연예인의 노동시간 상한 규정을 연령별로 더 세분화하고, 1일 기준까지 정한다는 부분이다. ‘9세 미만’ 일주일 30시간·1일 6시간, ‘9세 이상~15세 미만’은 일주일 35시간·1일 7시간, ‘15세 이상’ 일주일 40시간·1일 8시간 등이다. 지난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회기만료로 폐기됐던 개정안과 같은 골자의 내용이 다시 상정된 데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 음콘협을 비롯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 5개 단체는 19일 “일부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에게 근거 없는 여론몰이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위를 중단하고 국회와 정부에는 주요 갈등 원인이 되는 ‘탬퍼링’ 근절을 위한 정책 지원을 진행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 협회는 뉴진스(NJZ)와 어도어 분쟁을 탬퍼링 사례로 꼽으며 “최근 10개월 간 이어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및 여론전, 뉴진스 하니의 국감 출석 및 그룹 독자 활동 등과 같이 특정 당사자들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나 분쟁을 당사자간 협의나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해결하지 않고 여론전과 일방적 선언으로 사안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짚었다. 5개 단체는 성명문을 통해 “국회나 정부 기관에서도 ‘K팝 산업 자체에 자정 능력이 없다’고 오해하고 이를 K팝 산업 전반의 문제로 인식해 여러 규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뉴진스(NJZ) 하니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후 아티스트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안이 발의된 것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이 두 사례는 각각 다른 듯 보이지만 배경은 같다. 왜냐하면 5개 단체는 탬퍼링 반대 성명에서 “우리는 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와 아티스트 간 정산, 청소년의 용역 제공 등 각기 너무나 다른 성격의 쟁점들이 포함돼 있는데 모두 개별적으로 업계에서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자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선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5개 단체가 탬퍼링을 근절해달라고 주장한 발표문 안에 음콘협이 발표한 청소년 용역에 대한 내용이 살포시 들어있다는 건, 이들 단체가 뉴진스(NJZ)로 인해 환기된 K팝 산업의 문제점들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반응하는 것에 그만큼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동 및 청소년의 노동에는 당연히 규제가 따라야 한다. 교육권도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설사 청소년 노동자 본인이 교육권 보장을 원하지 않더라도, 보장이 강제돼야 한다. 사회 시스템으로 강제가 필요하다. 청소년 연예인과 소속사가 근로자와 회사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계약자간 관계이지만, 연습생과 초기 활동에는 수직적 관계가 성립되는 만큼 당연히 제도적인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 규제하지 않으면 방치될 뿐이다. 대기하는 시간을 노동시간에 포함시킬지, 마지막 활동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을지 등등은 세부적으로 논의할 일이다.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알아서 할 수 있다 등의 반발은, 아동 및 청소년 노동자를 성인 노동자처럼 일을 시켜야 한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그 폐해가 K팝 산업의 이면이라는 걸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5개 단체의 탬퍼링 근절 주장 발표문은 사실 의아하다. 이들 단체들 중 몇몇은 일찍이 뉴진스(NJZ)가 계약해지를 선언했을 때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며, 한 매체가 탬퍼링 의혹을 보도했을 때도 민희진 전 대표에게 탬퍼링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한데다 뉴진스(NJZ)를 차트에서 빼는 걸 논의한다는 입장도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5개 단체가 합동으로 탬퍼링을 확정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이 뉴진스(NJZ) 탬퍼링의 실체를 이미 확인해서 이런 입장을 발표했는지 사뭇 의아하다.시기도 의문이다. 앞서 여러 차례 뉴진스(NJZ)-어도어 갈등에 대해 입장문을 냈는데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을 오는 3월7일 열리는, 어도어가 뉴진스(NJZ)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을 앞두고 발표한데다 27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기 때문이다.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 이들 단체가 입장을 발표한 진짜 속내가 정말 뉴진스(NJZ)의 탬퍼링에 대한 것인지, 뉴진스(NJZ)가 동등한 계약자간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 선언한 데 대한 두려움인지, 아동-청소년 노동 시간 규제에 대한 반발 때문인지를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섣부른 오해를 낳지 않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왜 뉴진스(NJZ)가 계약해지를 선언했는지 이유를 살피지 않고, 결과만을 살핀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입장 발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들이 입장문을 발표한 뒤 뉴진스(NJZ) 멤버 부모들이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 중 일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멤버들 모두가 미성년자였던 연습생 시절부터 계약의 불성실한 이행과 내부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연습생 및 아티스트들이 본인들이 느끼는 부당함과 피해를 알리고 보호 받을 수 있는 어떠한 단체나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회사의 도덕성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기본권의 사각지대였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K팝 산업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가 미비한 점, 법상으로 동등한 계약자인데도 소속사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만 있고 K팝 아티스트들의 입장을 대변할 단체가 없다는 점 등은 상기하는 바가 크다. 건강과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들 만큼 공연을 돌리는데도 K팝 아티스트가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K팝 아티스트 분류가 어느덧 5세대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지금, 이제 K팝 아티스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임이 환기된 셈이다. 바로 그게 뉴진스(NJZ)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5.02.26 09:30
문화

NJZ(뉴진스) 부모 측 “방시혁, 멤버들 홍콩 공연 무산시키려 해” 주장 [전문]

그룹 NJZ(뉴진스) 부모 측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멤버들의 홍콩 공연을 무산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NJZ 부모들은 19일 SNS를 통해 “오늘 아침 한국연예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5개 단체가 언론을 통해 호소문을 배포했다”라고 말해다.이들은 “아직 가처분 및 본안 관련 기일이 시작도 되기 전임을 모를 리가 없는데,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하여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발언을 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NJZ 부모들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을 언급하며 “얼마 전 컴플렉스콘 관계자로부터 방시혁 의장이 미국 관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NJZ 멤버들의 공연이 무산되도록 종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이날 오전 대중음악단체들이 갑작스러운 성명 발표를 한 것도, 방 의장 영향이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다.NJZ 부모들은 “하이브는 예전과 하나도 다를 게 없이 멤버들을 그저 돈 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라며 “2024년 4월 저희가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의장님은 어떠한 답변도 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NJZ 멤버들은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렉스콘 행사에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끔찍했던 하이브와 어도어를 벗어나 처음으로 전 세계 팬들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대중음악단체 5곳은 이날 NJZ와 소속사 어도어의 사태를 언급하며 탬퍼링 방지 법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멤버 하니의 국정감사에 대해서도 “K팝 산업에서 아티스트 역시 존중받아야 함은 마땅하다. 다만, 당시 한 편으로는 ‘화제성을 위해 K팝 아티스트가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대중의 질타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NJZ 멤버들은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중지한다고 선언, 그룹명을 뉴진스에서 NJZ로 최근 변경했다. 이들은 오는 3월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렉스콘 홍콩’에서 새 이름으로 첫 무대에 선다. 이에 대해 어도어 측은 “여전히 전속계약은 법적으로 유효하며 해지됐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밝혔다.이하 NJZ 부모 연합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한국연예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5개 단체가 언론을 통해 호소문을 배포한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가처분 및 본안 관련 기일이 시작도 되기 전임을 모를리가 없는데,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하여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발언을 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유감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아티스트의 입장을 대변할 채널은 협회와 유력 언론사등을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회사 들에 비해 적다는 점을 알리며 긴 글이 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부탁드립니다. 1.입장문 속 5개 단체는 NJZ 멤버들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나 분쟁을 당사자간의 협의나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여론전과 일방적 선언으로 사안을 해결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의 심각한 문제들을 하이브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이전 어도어 대표이사를 몰아내기 위해, 근거 없는 의혹들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공표하면서 여론몰이를 시작했던 것이 누구였는지 대중들이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하이브는 ‘뉴진스’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탬퍼링’, ‘가스라이팅’ 등 언론기사가 넘쳐 나도록 의도하였거나, 이를 방치했습니다. 또한 하루 수백 개의 기사가 쏟아지는 여론몰이의 시작은 뉴진스 컴백 1주일 도 남기지 않았을 시점이었다는 사실은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느 기획사도 소속 연예인의 컴백 1주일 전에 이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당시 협회 분들은 어디에서 뭘 하고 계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2.5개 단체는 사적 당사자 간의 분쟁이 대중들에게 어느 한쪽에 의해 일방적으로 공표되고 논란거리가 되는 과정에서 K-팝 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이고 불균형적인 여론 보도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NJZ 멤버들이며, 음악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들과 대중들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하이브가 자초한 주가하락 등의 피해는 하이브의 문제이지, K-팝 산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협회라는 이름을 빌려 특정 회사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3.5개 단체는 단순한 의혹 제시만으로도 상당 기간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가 점령될 수 있고 적절한 사실 검증이나 반박, 비판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입장문에 적힌 긴 글 중 유일하게 맞는 부분이며, 정말 그렇습니다. NJZ 멤버들을 둘러싼 수많은 허위사실들이 포털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SNS를 점령해왔고, 현재도 하이브의 주장과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는 언론기사들과, 근거도 불충분한 사견을 전문 소견으로 내보내는 렉카채널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개인의 연예인들은 이를 제지할 수도,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도 없다는 현실을 지켜보자니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아마 이는 많은 연예계 종사자, 아티스트, 연습생 그리고 그 가족들이 협회와 업계 구조에 대해 느끼는 무기력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5개 단체는 NJZ 멤버들이 어도어와 전속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지 않은 채 독자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계약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일방의 선언으로 파기된다면 K-팝 산업이 존속기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대중을 오도하기 위한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멤버들 모두가 미성년자였던 연습생 시절부터 이를 지켜봐야 했던 가족의 입장에서는, 계약의 불성실한 이행과 내부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연습생 및 아티스트들이 본인들이 느끼는 부당함과 피해를 알리고 보호 받을 수 있는 어떠한 단체나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회사의 도덕성에만 기댈 수 밖에 없는 기본권의 사각지대였다는 점을 밝히고 싶습니다. 법적으로 지켜져야할 보호의 의무를 다할 의지가 없는 소속사에 대해 적법적인 절차를 거쳐 용기 있게 목소리 내고, 어려움을 감수하며 맞서기로 한 멤버들의 입장에서, 협회들이 한쪽의 편에 서서 존속 기반의 위태로움, 즉 회사의 손해만을 주장하는 모습은 모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립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하이브는 NJZ 멤버들을 대놓고 차별하고, 공격하고, 매장시키려 해왔고, 하이브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는 이를 막아줄 능력도 의사도 없었고, 심지어는 돌고래유괴단을 공격한 사례와 같이 ‘뉴진스’의 연예활동 기반을 무너뜨리려고까지 하였습니다. 이에 NJZ 멤버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부득이 전속계약을 해지하였고, 법률상 해지는 그 즉시 효력을 발휘하므로 현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은 종료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멤버들은 해지 이후부터는 전속계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법상 너무나 당연한 법리입니다. 무리하게 재판을 앞두고 법제화를 요구하는 것만 보아도, 어도어와 하이브의 계약 관련 주장이 얼마나 억지이며 설득력이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협회들의 성명은 이번 일을 오히려 개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구속하고 보이지 않는 합법화된 폭력을 행사하는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마저 듭니다. 협회의 주장은 마치 전속 계약이 노예 계약처럼 운용되어야만 K-팝 산업이 붕괴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립니다.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소속 연예인을 부당하게 대우한 특정 기획사와 특정 소속 연예인의 분쟁이지, K-팝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멤버들의 이러한 용기있는 결정으로 K-팝 산업이 좀 더 건강하고 창의적인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넘쳐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선투자를 마치 채무관계라고 인식하여 일방적 입장을 내신 부분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연습생들은 소중한 청춘과 자기 스스로의 인생을 내걸고 시작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신의성실 요구는 계약 당사자 쌍방 의무이지 일방에 있지 않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청춘을 보내야할 아티스트들과 연습생들, 그들을 응원하는 팬분들이 잘못된 관행과 관습을 악용하여 스스로의 책임은 이행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에 의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수있는 계기가 되기를바랍니다 6.입장을 정리하던 중 한 기자분께서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5개 단체가 오늘 성명서 배포에 그치지 않고, 2. 27.(목)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수많은 기자분들을 모시고 기자회견까지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는 점심식사 제공 선택지도 있었다고 하는데, JW메리어트 호텔 점심식사 단가가 최소 10만원 이상이어서 김영란법을 생각하면 많은 기자분들이 참석하실 수 있을지, 언론을 대상으로 노골적 의도가 보이는 점심 접대 모임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싶어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또한, 5개 협회는 오전에 배포한 것으로도 모자라 오후 1시경 동일한 내용으로 재배포하셨다지요? 정정배포도 아닌 동일한 내용을 당일날 재배포한다는 것은 어떤 의도를 가지는 것일까요? 여론몰이는 바로 이런걸 말하는 게 아닐지요? 정중히 요청하건대, 5개 단체가 입장문에서 밝힌 그대로, 특정 기획사의 입장과 주장만을 대변하는 여론몰이 시도를 중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K-팝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소속 연예인들을 돈 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부품처럼만 대우하는 특정 기획사의 잘못은 바로 잡혀야 하고, 이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정중히 요청하건대, 5개 단체가 입장문에서 밝힌 그대로, 특정 기획사의 입장과 주장만을 대변하는 여론몰이 시도를 중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K-팝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소속 연예인들을 돈 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부품처럼만 대우하는 특정 기획사의 잘못은 바로 잡혀야 하고, 이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얼마 전 공연 준비를 도와주시고 있는 컴플렉스콘 관계자로부터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미국 관계자들에게 친히 직접 전화를 돌려 NJZ 멤버들의 공연이 무산되도록 종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오늘 5개 단체의 갑작스러운 성명 발표가 위 내용과도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건 지나친 추측일까요? 너무나 불쾌하고 화가 났고, 하이브는 예전과 하나도 다를 게 없이 멤버들을 그저 돈 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잘 되기를 응원하기는커녕 방해하고 고사시킬 생각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어도어 역시 여러 곳에서 방해 시도를 하였음이 전해져왔습니다.의장님, 2024년 4월 저희가 항의 메일을 보냈을 때 의장님으로부터의 답변을 요청드렸습니다만, 지금껏 어떠한 답변도 해주시지 않으셨지요. 그렇게 하실 말씀이 많으시다면 다른 곳이 아닌 저희에게 전화를 주세요. 왜 어도어와의 분쟁에 하이브 전체의 의장님께서 직접 개입을 하시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래도 어도어와 하이브가 한몸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NJZ 멤버들은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렉스콘 행사에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끔찍했던 하이브와 어도어를 벗어나 처음으로 전 세계 팬들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에 NJZ 멤버들은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방해 행위에도 불구하고 홍콩 컴플렉스콘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니, 팬들 여러분께서도 계속해서 뜨거운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언제나 그렇듯 소란을 드리는 점 매우 송구합니다. 따뜻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2.19 17:16
IT

오은영 박사도 칭찬한 인스타 10대 계정, DM 내용은 가렸다

세계 최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전용 계정을 우리나라에도 순차 적용한다.인스타그램은 부모에게 자녀의 앱 사용 시간 결정권을 넘겨주면서도 DM(다이렉트 메시지) 내용과 검색 기록 등은 가려 청소년 기본권 침해 우려를 최소화했다.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최고경영자)는 11일 서울 강남의 한국 오피스에서 열린 청소년 계정 출시 기념 미디어 브리핑에서 "청소년을 자동으로 보호하고 그들이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계정의 목적"이라며 "부모가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관리하는 옵션도 제공한다"고 말했다.인스타그램은 청소년 계정을 지난해 9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 먼저 론칭했으며 지난달 중순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계정 상태가 비공개로 설정된다. 청소년에게 연락을 보낼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된다.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이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 있는 사람의 메시지만 받을 수 있다.태그, 언급, 콘텐츠 리믹스 등의 상호 교류도 청소년이 팔로우하는 계정으로 제한된다. 민감한 콘텐츠 관리도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부모가 결정할 수 있는 대표 기능은 시간 관리다.일일 앱 사용 시간이 기본값인 1시간을 넘으면 알림을 표시한다. 1시간 이후 앱 차단 여부는 부모가 선택할 수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을 해제한다. 적용 요일과 시간을 바꿀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사용 차단 여부는 부모가 결정한다.또 부적절한 접근을 막기 위해 자녀가 팔로우하는 계정과 자녀를 팔로우하는 계정, DM을 나누는 계정, 차단한 계정을 확인할 수 있다.청소년 안전 설정 제약은 나이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만 14~16세 이용자는 계정 범위 등 보호 강도를 낮추려면 부모나 보호자의 계정을 필수로 추가해 승인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만 17~18세 이용자는 관리 계정 연결 없이 직접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경우 보호자 계정을 연동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청소년 기본권 침해 우려가 없도록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1년 청소년 유해 콘텐츠 차단 앱의 위치 추적, 문자 내용 확인 기능 등이 아동·청소년의 사생활과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보고 동의 절차, 정보 보관 및 파기 절차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지침을 배포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하기도 했다.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은 앞서 만난 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말을 빌려 "게임처럼 SNS는 이제 '하면 안 돼'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세가 됐다"며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면서 사용 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조율하는 스타터가 될 것으로 보고 안전 조치 도입을 환영했다"고 말했다.이에 인스타그램은 부모가 볼 수 있는 영역을 제한했다. 자녀의 검색 기록, 추천되는 게시물, DM 내용 등은 확인할 수 없으며 자녀 대신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계정 삭제 또는 비밀번호를 재설정할 수 없다.이슬기 메타코리아 대외정책팀 이사는 "자녀 안전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라며 "부모의 보호는 분명 필요하지만 관리가 없는 곳에서 자녀가 창의력을 꽃피우고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먼저 도입한 국가들에서 청소년 계정은 빠르게 안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세리 CEO는 "청소년 이용자들의 반발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며 "그들도 안전한 이용 경험을 원했고, 부정적인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2 07:00
뮤직

[박세연의 감성돋송] 오르막길 뒤엔 ‘내리막길’도 있는 법

“그래 바로 거기였어 잠시 머물던 거기가 제일 높은 곳이었어 / 더 올라가는 줄 알고 남은 힘을 쓰다가 느껴지는 건 / 나의 길은 나도 몰래 아래로 기울어진 내리막이란 걸”첫소절부터 리스너들의 마음을 쿵 떨어뜨리는 노래다. 오르막길 뒤엔 필연적으로 내리막길이 따르는 법. 인생도 그리고 음악도 마찬가지다. 13년 전, 가수 정인의 목소리를 빌려 ‘오르막길’을 선보인 가수 겸 작곡가, 프로듀서 윤종신이 이번엔 직접 ‘내리막길’을 노래했다. ‘내리막길’은 2012년 5월 ‘월간 윤종신 6월호’로 공개된 ‘오르막길’의 후속작이자 답가 성격의 곡으로 지난달 31일 ‘2025 월간 윤종신 1월호’로 공개됐다. 어느덧 삶의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향하는 이의 마음가짐을 담은 곡으로 1969년생, 50대 중반을 넘어선 중년 뮤지션의 ‘현재’의 마음이 담겼다.“기억나니 올라갈 때 거친 숨을 버텨 줬던 우리 꿈은 이룬 걸까 / 이룬 줄도 모른 채로 오르기만 한건 아닐까 / 이제 남은 길이 보여 오르는 사람들이 더 부러운 건 / 굳게 서로 잡은 손” 뮤지션이자 엔터테이너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그의 자전적 감정을 담았기 때문일까. ‘음유시인’ 윤종신이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가사는 유난히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라며 ‘오르막길’을 시작하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더 오를 곳 없는 어느 지점을 밟고 반환점을 돌아 내려오는 화자는, “자 내려가자 터벅터벅 완만하고 길었으면 … 부디 가파르지 않았으면 결국은 도착하는 곳”이라며 넘어지지 않고 완만한, 잔잔한 마무리 여정을 기원한다. 멜로디나 분위기는 특유의 윤종신 발라드 그 자체다. 장장 6분 13초에 달하는 이 ‘내리막’ 여정에는 평균 3분으로 맞춰진 ‘요즘 K팝’에선 느낄 수 없는 ‘인생’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다. 한창 꿈을 찾아 달려나갈 2030 리스너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성이겠으나 그들의 부모 세대에 가까운 40대 후반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자 도착하면 더 갈 곳이 없는 그곳에 닿으면 지쳐 누군가 먼저 잠이 든다면 귓가에 수고했다고 그대 함께여서 좋았다고 계속 사랑할게 저 끝까지” 곡은 마지막 순간까지 뭉클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마침표를 찍는다. 윤종신은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로 꾸준히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이 곡에 대해 “50대 중반을 지나는 동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면서 “저는 이제 잘 내려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앞을 내다볼 때의 마음가짐과 뒤를 돌아볼 때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며 어떻게 황혼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2.12 05:45
예능

‘체험 삶의 현장 →‘아침마당’ 최은경 작가 “강호동‧싸이‧차승원, 진정성 안 변해” [IS인터뷰]

“인생을 누군가와 함께 간다면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KBS2 ‘체험 삶의 현장’부터 KBS1 ‘아침마당’까지. 우리나라 과거 대표 프로그램 및 현재까지도 방영되는 장수 프로그램의 작가를 맡아온 최은경 작가는 지난 30여년간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작가로서 출연자들의 인생 면면을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낸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를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고,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들의 힘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고, 그 특별한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길목에 있다는 것만으로 무척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며 “방송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이라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밝혔다. 최은경 작가는 현재 ‘아침마당’의 대표 코너 ‘행복한 금요일 - 쌍쌍파티’(이하 ‘쌍쌍파티’)를 이끌고 있다. ‘쌍쌍파티’는 두 사람이 팀을 이뤄 노래, 퀴즈, 입심 대결을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코너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침 토크쇼에서 보기 드문 퀴즈를 접목한 것은 최은경 작가의 아이디어다. 시청자들도 출연자들과 함께 퀴즈를 맞히며, 즐거움은 물론 뇌 건강까지 지켰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최은경 작가는 그 마음의 일환으로 김지영‧신민수 작가와 함께 최근 ‘두뇌 스트레칭 365 퀴즈 일력’도 발간했다.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는데, 이런 분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 찰나에 ‘쌍쌍파티’에 단짝이 나와 같이 노래를 부르고 퀴즈를 맞히는 모습이 재미를 넘어 함께 하는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고, 독자들의 단짝이 될 수 있는 일력 발간으로 이어졌죠.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더 놀라운 경험을 하듯, 인생에서 벗이 되어주는 사람과 단짝을 이뤄 뭔가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두뇌 스트레칭 365 퀴즈 일력’으로 그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죠.” 지난 1992년 KBS2 ‘생방송 전국은 지금’을 시작으로 방송업계에 본격 발을 들인 최은경 작가는 ‘아침마당’뿐 아니라 KBS ‘특종 웃음대결’,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 ‘체험 삶의 현장’, ‘TV는 사랑을 싣고’, MBC ‘기분좋은 날’, MBN ‘보이스트롯’, ‘보이스킹’, ‘트롯파이터’, ‘라스트 싱어’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활약했다. 무엇보다 ‘체험 삶의 현장’, ‘TV는 사랑을 싣고’, ‘아침마당’ 등 오랜 기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들에 각각 10년 넘게 참여해 꾸준히 시청자들과 소통했다.방송업계에 수십년간 몸을 담고 있는 최은경 작가는 현재 직업이 천직이라고 말했다. 방송작가의 경우 무엇보다 출연자 섭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데, 그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을 터다. 그럼에도 최은경 작가는 “거절을 수없이 겪어도 이른바 ‘현타’가 없다”며 “‘체험 삶의 현장’에 출연했던 배우 김태희에게 3년간 끈질기게 출연 요청을 하기도 했는데, 거절당하는 건 아무렇지 않다. 프로그램에 출연만 해주면 된다”고 웃었다. 이 같은 최은경 작가의 끈기와 열정은 시청자 연령대가 높고, 주로 중장년층의 스타들이 등장하는 ‘아침마당’에 배우 차승원, 이광수, 가수 자이언티 등의 출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의 출연은 당시 의외의 반응과 함께 눈길을 모았는데, 출연자들은 30여년간 방송된 ‘아침마당’과 함께 자란 어린 시절의 얘기나 부모님을 향한 존경심과 사랑을 전하는 색다른 모습들로 뭉클함과 감동을 전했다. 최은경 작가는 “아침 프로그램의 시청자 연령대가 높긴 하지만,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전연령대 시청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연자 섭외에도 이런 점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시청자층에 따른 출연자 선호도가 있더라도, 누군가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스토리는 모두에게 통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건 언제나 ‘진심’이에요. 방송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수많은 연예인들을 만났지만 진심을 다하는 출연자들은 달라요. 강호동은 ‘체험 삶의 현장’에서 몇몇 출연자들과 달리 진심을 다해 연탄을 옮겼는데, ‘보이스킹’ MC로 다시 만났을 때도 그 때와 똑같더라고요. 차승원 또한 같은 프로그램에서 신인 시절 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너무 열심히 해서 놀랐었죠. 시간이 한참 흘러 다시 ‘아침마당’에서 만났을 때도 여전히 그렇게 방송을 하더라고요.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신인 시절 싸이의 첫사랑을 제작진과 함께 찾아준 적이 있는데 글로벌 스타가 된 후 다른 프로그램에서 재회했을 때도 처음 봤을 때처럼 제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진심 어린 모습은 결국 시청자들도 느끼기 마련이고, 그들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죠.” 최은경 작가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게 있는 것처럼, 인생에서 숱한 풍파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감동과 울컥함이 있다”며 “방송은 결국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단면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심을 다해 방송을 하는 출연자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정말 잘 전달해줘야겠다는 다짐을 매번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2.10 06:20
영화

‘언니 유정’ 기성 세대의 완벽한 부재 [오동진 영화만사]

영화 ‘언니 유정’에서 이야기의 연결 고리는 신생아, 즉 영아이다. 주인공 유정(박예영)은 3개월째 생리를 하지 않는다. 임신일 리 없다는 걸 스스로는 너무도 잘 알지만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는 동료 간호사로부터 이번 임신 차례는 자신이라며 비난 아닌 비난과 오해를 받는다. 유정이 맡은 환자는 임산부다. 이 임산부는 임신중독증을 앓고 있고 그는 늘 유정에게 자신이 낳을 아기의 상태를 걱정한다. 그런 유정의 동생 기정(이하은)이 어느 날 학교에서 아이를 낳고 화장실에 유기했다는 혐의를 받는 영아 살해범으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한다. ‘언니 유정’ 이야기는 이렇게, 영아로 연결된다.‘언니 유정’은 이상한 미스터리다. 동생 기정이는 정말 아이를 화장실에서 낳았는가, 누구의 아이를 낳았는가, 왜 아이를 낳아서 버렸는가,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언니 유정은 어떻게 동생의 임신 사실을 몰랐는가, 기정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 왜 경찰서에서 모든 사실을 시인하고 순순히 법의 심판을 받으려고 하는가. 언니 유정은 동생 기정에 대해서 대체 아는 것이 무엇인가, 언니는 동생에 대해 다 알아야 하는가, 사람들은 사람들에 대해 다 아는가,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언니 유정’이 궁극으로 질문하는 지점은 보통의 미스터리 영화와는 다른 궤도에 서 있다.유정과 기정 자매는 나이 차이가 8살이다. 유정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는 기정이를 낳다가 죽었다. 둘은 고모 손에서 키워졌으며 성장한 후에는 유정이 기정을 돌봤다. 유정의 근무는 보통 야간이어서 둘은 집에서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 유정이 기정의 여러 상황을 ‘캐치’하지 못한 이유는 거기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진상은 엉뚱한 곳에서 밝혀진다. 기정에게는 친했던 친구 희진(김이경)이 있었으며 유정은 그 둘의 관계에 모종의 비밀이 있음을 서서히 느끼게 된다.‘언니 유정’의 특징은 기성 세대가 완벽하게 부재하다는 것이다. 유정 기정 자매에게는 부모가 없다. 영화에는 부모 세대가 등장하지 않으며 기성의 존재는 (학교나 경찰)같은 위압적이거나 기계적인 시스템만으로 드러난다. 영화 속 인물들, 젊은이들은 철저하게 버려진 세대처럼 그려진다. 그들은 고립돼 있고 사회 밖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그래서인지 그들끼리도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 미래 세대는 고립된 섬으로서 각자가 각자의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언니 유정’은 철저하게 부유하고 방황하는 세대의 이야기로 점철된다. 영화가 시종일관 우울하고 불쌍하며 처절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건 그때문이다.중요한 것은 영화 속 사건이 해결되는 단초가 유정이 돌보는 임신중독증 환자의 상태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영아 살해의 법적 시비는, 영아가 낳아서 죽었느냐 아니면 죽은 상태에서 나왔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영화는 이 아이를 과연 누가 낳았느냐, 그러니까 유정의 동생 기정인가, 아니면 기정의 친구 희진인가를 의도적으로 다소 모호하게 처리한다.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아주 분명하게 그게 ‘누구’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두 아이 중 누군가가 아이를 화장실에서 낳는 장면 ’따위’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건 아이를 낳는 주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아이를 어떻게 처리했고, 왜 이런 일이 있었으며, 이런 일을 우리사회는 어떻게 대하고 있고, 그런 잘잘못을 넘어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는 점이다.유정이 깨닫는 것은 자신이 기정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인생의 잘잘못, 사회적 과오란, 그 원인을 알지 못하면 고쳐지거나 해결되지 않는다. 고쳐진다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언니 유정’은 웰메이드 독립영화다. 전체 분량 중 후반 1/3은 서사 구조를 다소 듬성듬성, 점프 컷으로 이어가느라 친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그점이 오히려 영화 전체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감독 정재일은 잠재력이 있는 연출 실력을 보여 준다.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등 성장 가능한 배우들의 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 배우 모두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들이다. 요즘은 영화에서 드라마로 가는 게 아니라 드라마에서 영화로 온다. TV드라마와 저예산독립영화가 만나는 방식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언니 유정’은 그 점을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2.19 06:05
드라마

임지연-추영우, 노비-성소수자 각자 비밀 품고 부부 성사 (옥씨부인전)

마님이 된 임지연 앞에 예기치 못한 비극이 닥쳤다.15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 4회에서는 모두가 탐내던 현감댁 며느리가 되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가짜 옥태영(임지연)의 앞에 또 한 번의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이날 방송에서 가짜 옥태영과 성윤겸(추영우)은 노비였던 과거와 소수자라는 서로의 비밀을 품고 부부가 됐다. 특히 평생 정체를 숨긴 채 살아야하는 가짜 옥태영의 피난처가 되어주겠다는 성윤겸의 고백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었다. 성씨 가문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집안의 맏며느리가 된 옥태영은 그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아 외지부로도 능력을 펼쳐나갔다.그러나 사건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불법 수결로 아이들을 빼앗긴 부모의 의뢰를 받은 옥태영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움직였고 아이들을 구하려 직접 나서기까지 하며 열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그 현장에서 뜬금없이 가리개로 얼굴을 가린 남편 성윤겸을 마주하게 되면서 모두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혼례를 치른 후 어딘가 미심쩍은 행동을 보이는 것은 물론 어깨에 있는 수상한 낙인까지 보게되면서 옥태영은 의아함을 품고 있었던 터. 이후 자신이 소수자인 아이들을 구해 돌보고 무예까지 가르치고 있는 애심단의 단주임을 밝히는 성윤겸의 말에 옥태영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설상가상으로 현감의 약점을 쥐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유향소 권세가들에게 꼬리를 밟히면서 일은 더 커져갔다. 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불법적으로 운봉산에서 노두를 채취하고 있던 좌수 이충일(김동균)이 현감의 눈을 가리기 위해 우연히 알게 된 애심단을 이용한 것. 이들을 역당으로 몰아 청수현을 발칵 뒤집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책임을 현감에게도 묻기 시작했다.이에 성윤겸은 당장의 소동을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나려 했고 마주친 아버지 앞에서 자신의 모든 비밀을 고백해 또 다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성규진은 두 번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성윤겸을 내보냈고 옥태영은 긴박했던 일촉즉발의 위기 끝에 우연히 마주친 천승휘(추영우)의 도움을 받아 성윤겸을 무사히 도피시켰다.그러나 현감 성규진(성동일)을 향해 묻는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 역당을 처단하지 못한 죄로 성규진은 삭탈관직을 당했고 그의 가산과 식솔을 모두 역당을 진압한 척한 좌수 이충일에게 하사하라는 어명까지 내려졌다. 급기야 이 교지를 듣던 성규진이 쓰러지면서 단단했던 현감 집안은 하루 아침에 몰락을 맞이하게 됐다. 과연 성씨 집안의 부족함 없는 며느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옥태영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해진다.늘 당당하게 자신의 힘으로 고난과 맞서 싸웠던 임지연의 선택은 오는 21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 5회에서 계속된다.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16 14:30
연예일반

임영웅의 “뭐요” 보다 긴 침묵이 더 비겁한 이유 [전형화의 직필]

“뭐요.” 영웅 답지 못한 말이다. “제가 정치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 영웅 답지 못한 말이다.한때 ‘국민가수’라 불릴 뻔한 임영웅이 계엄 정국에서 질타를 받고 있다. 발단은 지난 7일 임영웅이 자신의 SNS에 반려견 시월이 사진과 함께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라는 글을 게시한 데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하냐”라며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DM을 보냈다. 이에 임영웅으로 추정되는 계정이 “뭐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후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글을 올린 게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 것.연예인뿐 아니라 타인에게 왜 어떤 일에 의사를 표시하지 않느냐고 강요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다. 타인을 강제하고 강요하다 보면 궁극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계엄의 밤에 온 국민이 목도했던 터다.그저 불의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연대하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임영웅의 “뭐요”가 아쉽지 않다는 건 아니다. 더욱 아쉬운 건, 그 이후의 태도다. 그와 그의 소속사는 “뭐요” 이후 나흘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임영웅 소속사에서 그의 미담 퍼뜨리기에 얼마나 발빠르게 움직였는지 익히 아는 언론 관계자로선, 그와 그들의 긴 침묵이 얼마나 이중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른다. 품위는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는데서 드러나는 게 아니다. 그 실수나 잘못을 다루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임영웅의 “뭐요” 보다는 긴 침묵 또는 무시에서, 그와 그들의 품위가 드러나고 있다. 임영웅이 “뭐요”라고 했든, 그의 계정을 관리하던 사람이 “뭐요”라고 했든, 해킹이든, 가짜뉴스든, 그와 그들의 긴 침묵은 비겁하다. 침묵하고 무시하고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믿고 있을지 모를 임영웅 측의 태도와 “탄핵 반대해도 1년 지나면 다 찍어주더라”라는 한 국회의원의 태도가 무엇이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 평소 연로한 팬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건행”을 외치던 임영웅이 계엄 정국에 어떤 정치 성향을 갖고 있든 큰 충격을 받았을 그의 팬들에게 위로라도 건네길 바라는 건 과한 바람이었던 듯 싶다. 아니면 임영웅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 ’에 올 그의 팬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로 워낙 바쁘다 보니 미처 아직 답을 못했을 수도 있다. 그 자리에서 팬들에게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데 ‘건행’하시라”고 할 수도 있다. 그게 그의 최선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그게 그의 최선이라면, 영웅 답지 못하다. 침묵이 최선일 때도 있지만, 침묵이 비겁일 때도 있는 법이다. 그를 영웅이라고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뭐요”에 대한 실망도 실망이지만, “뭐요” 이후 그 긴 침묵에 더 실망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또한 남을 것이다. 적어도 부모님을 대신해 그의 콘서트 예매를 열심히 하던, 응원봉 들고 시위하는 2030 여성들은 임영웅의 “뭐요”를 잊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치인이 아닌데도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임영웅이 영웅 답길 바란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12.10 10:12
예능

백종원, 첫 미션부터 분노 폭발 “똑바로 안 할 거야?” (‘레미제라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백종원이 첫 회부터 분노했다.지난 30일 첫 방송된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실패를 경험한 20인 도전자들이 인생 역전 기회를 잡기 위해 스파르타식 미션을 수행하는 서바이벌이다. 백종원 대표를 중심으로 요리 고수 4인(일식반 김민성 셰프, 고기반 데이비드 리 셰프, 중식반 임태훈 셰프, 양식반 윤남노 셰프)이 합류해 20인 도전자들의 절실함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개 전부터 주목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20인의 도전자가 100일 동안 서바이벌을 진행할 세트장에 모였다.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이곳은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위해 개조된 4만 평의 폐공장이었다. “너무 간절했다”라고 의지를 불태우며 이곳에 도착한 20인 도전자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의 과거, 실수, 실패, 아픔을 뚫고 나와야 했다.이 과정에서 도전자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철없는 싱글대디 19번(김현준), 다단계 빚 4억 아버지 16번(주현욱), 빚 5억 실패한 가장 14번(손우성), 가족 버린 탈북인 13번(하진우), 망한 아이돌 6번(김국헌), 소년 절도범 7번(김동준), 부모가 버린 자식 1번(성현우), 이글스 방출투수 4번(양경민), 태어나서 불편한 아이 15번(유지민), 알코올중독 9번(오창석) 등이 출연했다.이들이 겪은 실패의 이유는 다양했지만, 이들에게 세컨드 찬스가 없었다는 것만은 똑같았다. 세컨드 찬스가 없기에 이들이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은 절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서 모든 과정을 훌륭히 마친 도전자에게는 ‘나만의 가게’가 주어지기 때문. 각양각색 사연을 품은 20인 도전자들은 저마다 굳은 의지로 도전을 시작했다.한편 백종원 대표는 20인 도전자들의 입소부터 모든 상황을 모니터룸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들의 모든 행동이 평가 대상이었던 것. 백종원 대표는 도전자들의 절실함을 기대했지만, 첫 미션 전 도전자들은 다소 해이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에 분노한 백종원 대표는 “여러분은 이곳에 친목 도모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강렬한 일침을 날렸다.잠시 후 드디어 첫 미션이 공개됐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20인 도전자들 앞에는 무려 3톤에 달하는 거대한 양파 산이 등장했다. 양파 10000개였다. 첫 미션은 ‘양파를 3mm 크기로 세로 채썰기’였다. 도전자들은 이내 분주하게 양파를 나르기 시작했다. 도전자들의 실력은 천차만별이었다. 알고 보니 도전자들의 번호는 요식업 경력 순으로 매겨진 것으로, 뒤 번호로 갈수록 경력이 많은 것이었다.백종원과 담임 셰프 4인은 20인 도전자들의 도전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 5인 심사단이 내세운 첫 미션 평가 기준은 일머리, 재료 수율, 위생과 청결이었다. 이는 장사의 중요한 성공 요건이었다. 경력이 모두 다르기에 칼질 솜씨나 속도는 평가 기준이 아니었다. 워낙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션을 수행하다 보니 도전자들 중 일부는 부상을 입기도. 5인 심사단은 그 순간까지 치밀하게 보고 평가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5인 심사단이 20인 도전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면 평가를 시작한 5인 심사단은 몇몇 도전자의 태도에 저승사자 급 분노를 표출하기도. 자신의 경력만 믿고 뽐내기에만 급급한 도전자에게는 “똑바로 안 할 거야?”라고 불 같은 독설을 내뱉기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부상을 숨긴 도전자도 치료가 우선임을 강력하게 경고해 모두를 벌벌 떨게 했다. 이어 심사단이 4번(양경민), 14번(손우성), 15번(유지민), 16번(주현욱) 4인의 도전자 명패를 꺾었다.0종원을 100종원으로 만드는 100일간의 인생 역전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첫 회가 강렬한 만큼 앞으로 펼쳐질 5인 심사단과 20인 도전자들의 도전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2.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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