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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리뷰] ‘60대 킬러’ 이혜영, 지독히 세련된 나이듦 ‘파과’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히 흐르고, 생기를 잃고 시들어 간다. 혈혈단신으로 수십 명을 쓰러뜨려 40여 년 세월 악명을 날린 킬러 조각에게도 마찬가지다. 같은 값이면 싱싱하고 흠집 없는 과일을 사 먹는다지만 흐른 세월만큼 훨씬 달게 여문 내실, 그 진가를 영화 ‘파과’는 세련되게 제시한다.‘파과’는 킬러 계 신구대결 액션물의 외피를 쓴 나이듦에 대한 단상이다. 이야기는 1975년 어느 눈 내리던 날, 갈 곳 없는 한 소녀(신시아)가 햄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거둬지며 출발한다. 식모살이하던 소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손톱을 세워서나마 반격할 독기를 품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살인 청부업계에 입문한다.어느덧 60대 노인이 된 소녀, 조각(이혜영)은 ‘대모님’으로 업계 정점에 올랐지만, 자신의 신체와 정신이 전과 같지 않음에 고민한다. “밥벌레 소리 듣기 전에 떠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존심도, 스승에게 배운 신념도 여전하지만 자신의 삶에 끼어든 신입 킬러 투우(김성철)와 수의사 강 선생(연우진)이 조각의 ‘존재 가치’를 흔든다.60대, 그것도 여성인 ‘레전드’ 킬러는 미디어에서 보기 드문 설정이자 이 작품의 화두 그 자체다. 조각은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 원작에서부터 사랑받은 캐릭터지만,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연출과 각색을 맡은 민규동 감독도 고백했다. 그러나 배우 이혜영은 활자에 구현된 존재감 그 이상의 카리스마로 그를 조각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62세인 이혜영은 특유의 고상한 이미지를 거친 킬러에 이식하며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군더더기 없는 단호한 표정과 움직임에 노화로 인해 잦아진 상념을 때때로 녹여내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그에게 도전한 젊은 킬러 투우 역 김성철은 훨씬 격양된 톤으로 젊은 혈기부터 과거에 얽힌 복잡한 감정까지 부딪치며 확실한 대비를 만들었다. 두 배우의 액션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이혜영은 시그니처 무기인 비녀부터 단검, 총기 심지어 와이어까지 데뷔 이래 최초로 난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며 전설적인 60대 킬러의 내공을 설득력 있게 빚었다. 김성철을 비롯해 그에게 덤벼드는 한창 때 남성들에게 힘으로 밀리더라도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로 위기를 타개할 때마다 작품이 말하는 연륜과 내공을 실감케 한다. 소설이 원작인 만큼 전반적으로 문학적 색채가 짙게 느껴진다. 주인공과 주변인들이 주고받는 함축적인 의미를 살린 대사 톤은 다소 어색하게 들리더라도 한번 더 곱씹게 한다. 액션 시퀀스 조차 치고받고 부서지는 스펙터클 이상의 드라마가 녹아있다. 이혜영이 처절히 전투하는 조각의 현재가 신시아가 연기한 어린 조각, 손톱의 과거 축과 수시로 교차하는 건 영상화만의 차별점이다. 다만 시간 순서대로 긴 호흡으로 흐른 소설에 익숙한 독자-팬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연기 앙상블도 준수하다. 특히 칼끝에 사정을 두지 말라는 킬러 철칙에 반하는 관계성이 오묘한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는데 연우진과 김무열의 존재감이 그렇다. 김무열이 스승 류 역할로 특별출연해 어린 조각의 흠모를, 그런 그를 연상시키는 수의사 강 선생은 연우진이 연기해 사랑과는 다른, 나이 든 킬러의 미묘한 감수성을 받아냈다. 큰 스크린에서 볼 의의는 충분하다. 주름도, 염색도 없이 세월이 빗겨가지 않은 노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 중년의 얼굴에 스치는 미세한 감정들이 주는 경탄이 있다. 30일 개봉.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30 06:05
영화

‘구르는’ 김대명 위 ‘나는’ 박병은…‘더러운 돈’ 갖고 노는 법 [무비로그③]

김대명은 굴렀고, 박병은은 날았다. 새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서 두 배우는 상반된 행보로 타이틀롤 명득(정우)의 양옆을 지탱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뒷돈 받기를 부업으로 하는 두 형사가 더러운 돈에 손대며 벌인 사건을 스스로 직접 수사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극중 김대명은 명득의 파트너 형사 동혁 역, 박병은은 수사망을 좁히는 광수대 팀장 승찬 역으로 열연했다. ◇10kg 감량 투혼, 김대명 김대명은 치기 어린 형사가 웃음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아픈 어린 딸을 위해 뒷돈에 손을 대야 했던 명득에 비하면 동혁은 철없는 이유다. 그가 갚아야 할 빚은 전부 여자친구와 도박장을 다니며 진 것이다. 만만하다 싶은 상대에게는 거침없던 동혁은 중국 조직으로 보내질 거액의 검은 돈을 가로챌 계획이 성대히 틀어지면서 겁을 먹는다.“형이 하면 나도 할게”라며 명득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애정을 가졌던 그는 돈,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인연들 앞에서 그 동료애를 시험받게 된다. 점입가경으로 동혁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되고, 종국에는 중국 조직이 직접 그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면서 조급해진다. 김대명은 특유의 동글한 앳된 모습이 점차 야위어 가며 속절없이 흔들리는 멘털을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낸다.실제로 김대명은 이 작품을 위해 10kg가량 감량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김민수 감독님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동혁이 소년에서 어른으로 변하는 모습을 주문했다. 그에 부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동혁에 김대명이 가진 이미지가 녹아들기도 했다. 김 감독은 “김대명이 이 역할을 맡아준 것 자체가 동혁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동혁을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극중 동혁은 부패 형사의 면만 있는 것이 아닌, 명득의 딸에게 한없이 친절한 ‘꼴통 삼촌’이기도 하다. 김대명 또한 “제가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더 진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인물”이라고 동혁 역을 돌아봤다.◇반박 불가 섹시함, 박병은 도베르만과 하이에나, 그리고 비단구렁이. 박병은 그 자신이 광수대 팀장 승찬 역에 떠올렸다고 밝힌 이미지다. 공통점이라면 민첩하고,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것. 극중 승찬의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과 절제된 감정선은 이에 딱 들어맞는다.승찬은 명득과 동혁이 벌인 총격전에 팀원을 잃게 되며 등장한다. 수사 브리핑을 듣다가 본론부터 말하라고 딱 자르는 대목에서 불필요한 것을 굳이 취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게 느껴진다. 외골수인 명득에게 90년대 홍콩 액션물 같은 결이 있다면 그와 옛 인연인 승찬은 어딘가 세련된 요즘 스타일이다. 박병은이 가진 선악이 불분명한 마스크와 섬세함이 승찬의 얼굴에 완벽히 들어맞아 제법 섹시한 인상도 준다.적재적소, 신출귀몰, 동혁과 명득 위를 날며 카운터를 먹이는 승찬은 동요하지 않기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승찬의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라는 대사는 노래로 치면 킬링 파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두고 박병은은 “상대를 압박해 극에 긴장을 만드는 상황인데, 힘이나 큰 의미를 싣기보단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또한 박병은은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인을 잡기 위한 집착, 집념을 표현해 다른 의미에서 악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 감독은 “딕션과 눈빛이 흔들림 없이 정확하다. 평균치가 굉장히 높아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보약 같은 배우”라며 오차 없이 배역을 소화한 박병은을 극찬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4 05:50
프로야구

시즌 2G 출전으로 KS 엔트리 도전? 멀티 내야 수비에 OPS 1.334 '윤도현 돌풍' [IS 피플]

내야수 윤도현(21·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KS) 엔트리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윤도현은 지난 17일 KIA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을 때만 하더라도 KS 엔트리 진입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승 나흘 뒤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 정규시즌 우승 기여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판이 바뀌었다.윤도현은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데뷔 첫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을 올렸다. 리드오프로 출전한 김도영(3안타 1홈런 1득점 1타점)과 테이블 세터를 이뤄 6안타를 합작했다. 수비도 군더더기 없었다. 이튿날에는 선발 2루수로 포지션을 이동, 5타수 2안타(2루타 2개)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7회 초에는 수비 위치를 유격수로 바꿔 이닝을 소화했다. 윤도현은 삼성 2연전에서 타율 0.556(9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556)과 장타율(0.778)을 합한 OPS가 1.334.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3루수와 2루수, 유격수를 다양하게 맡아 실책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범호 KIA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퓨처스(2군)리그에서 있으면서 2루와 3루를 돌아가면서 했기 때문에 2루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체크하려고 한다"며 "KS에 가게 되면 오늘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타석에 많이 들어갈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는 다르기 때문에 어떤 선수를 좀 더 활용할 수 있을지 준비하고 있다"라며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는 걸 강조했다.KS KIA 내야진은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으로 꾸려질 게 유력하다. 관건은 세 선수를 뒷받침할 백업 자원. 이범호 감독은 시즌 내내 홍종표에게 이 역할을 맡겼지만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 KS 엔트리 승선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내야 멀티 백업 자원이 필요한데 윤도현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숨통이 트인 모양새다. 2022년 입단한 뒤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기록이 한 타석에 불과했던 걸 고려하면 윤도현을 향한 기대와 평가가 하루아침에 확 달라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윤도현은 2022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에 지명됐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2022년 신인 1차)과 함께 광주 지역 최고 내야수 자리를 다툰 유망주 출신.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김도영보다 더 낫다'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프로 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 탓에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KS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윤도현은 KS 엔트리 승선에 대해 "대주자, 대타, 대수비 모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25일 기준, 4경기)가 몇 경기 안 되지만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가진 걸 100% 보여줘야 가능성이 있을까 말까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몸을 낮췄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5 09:25
프로야구

'희비 엇갈린 두 투수' 부상 복귀 윤영철은 느낌표, 밸런스 문제 최지민은 물음표 [IS 광주]

결과적으로 '일희일비'했다.KIA 타이거즈는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5-3으로 승리했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라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KS)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1군 엔트리를 폭넓게 활용, 테스트하는 의미가 더욱 컸다.이런 점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3이닝 1피안타 무실점한 윤영철의 호투는 인상적이었다. 윤영철은 허리 피로골절 문제로 지난 7월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두 달 넘게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긴 공백을 깨고 이날 복귀전을 치렀는데 투구 내용이 기대 이상이었다. "투구 수는 4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는 감독 계획에 따라 투구 수 37개를 기록한 뒤 교체됐는데 투구 내용은 군더더기 없었다. 직구(1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0㎞로 빠르지 않았지만, 완급조절이 돋보였다.스트라이크존을 넣고 빼는 제구로 배트를 유인했다.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8개) 커브(2개) 컷 패스트볼(7개)을 다양하게 섞어 노련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윤영철의 보직을 선발로 고정한 이범호 감독으로선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재활 치료 중이어서 한 명의 선발 투수라도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한 데 윤영철의 복귀로 숨통이 트였다. 반면 왼손 불펜 최지민의 투구 내용은 기대를 밑돌았다. 최지민은 지난해 12홀드를 따낸 필승조. 올 시즌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11개)를 해냈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높았다. 구위 조정을 이유로 2군에 다녀온 그는 1군 복귀전(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 부진했다. 이범호 감독은 삼성전에 앞서 "1이닝 아니면 2이닝을 던지면서 밸런스를 찾게 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밸런스를 잘 잡아야 옛날에 본인이 던졌던 느낌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홈런과 안타를 맞는 것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구위가 얼마나 살아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날 최지민은 4-0으로 앞선 6회 초 마운드를 밟았다. 6회를 피안타 1개로 무실점 처리한 그는 7회 1사 후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폭투로 2사 2루. 이성규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전상현과 교체됐다. 투구 수 39개(스트라이크 23개). 경기 결과는 1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이었다.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는 감독 기준에 부합하기 애매한 결과였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왼손 계투 김기훈(1과 3분의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투구 내용과도 온도 차이가 느껴졌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3 21:48
프로야구

'천군만마가 왔다' KIA 윤영철, 허리 피로골절 1군 복귀전서 3이닝 무실점 [IS 광주]

1승만큼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윤영철은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쾌투했다. 투구 수 37개(스트라이크 24개).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투구 수는 4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는데 윤영철은 계획대로 투구를 마친 뒤 4회 초 김기훈과 교체됐다.이날 경기는 윤영철의 1군 복귀전이었다. 허리 피로골절 문제로 지난 7월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두 달 넘게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지난 17일 퓨처스(2군)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 3이닝 소화로 몸 상태를 체크한 뒤 1군 복귀전을 확정했다.당초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을 1군에 등록한 뒤 불펜으로 활용하면서 컨디션을 점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윤영철의 복귀전 보직을 선발로 바꿨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로 뛰었던 선수여서 선발로 출전시키고 뒤에 중단에 던지는 선수를 붙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윤영철이 1군에 연착륙하면 한국시리즈(KS)에서 선발로 활용할 카드가 늘어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어서 그의 복귀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군더더기 없는 피칭이었다. 직구(1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0㎞로 빠르지 않았지만, 완급조절이 돋보였다. 스트라이크존을 넣고 빼는 제구로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8개) 커브(2개) 컷 패스트볼(7개)을 다양하게 섞어 노련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1회 초 1사 1루에선 외국인 타자 디아스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2회 초에는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3회 초도 투구 수 13개로 삼자범퇴 처리해 별다른 위기 없이 예정된 투구 수를 채웠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표정도 밝을 수밖에 없다.윤영철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올 시즌 부상 전까지 16경기에 등판, 7승 4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3 19:33
IT

인스펙팅룸 "호텔 접고 뛰어든 테크 유튜브, 고급 정보가 성공 비결" [2024 K포럼]

물과 기름처럼 성격은 정반대이지만 피 하나로 똘똘 뭉쳐 국내 대표 테크 유튜브 채널을 키운 콤비가 있다. 미국 유학 중 일찌감치 1인 미디어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동갑내기 사촌의 제안에 잘나가던 호텔 사업도 과감히 접었다. 테크 채널 '인스펙팅룸'을 운영하는 별남(본명 안상호)과 엄준(엄종수) 얘기다. 별남·엄준은 오는 17일 'K메이커스: K를 만드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리는 제2회 K포럼에서 특별한 언박싱을 준비하고 있다. 별남·엄준은 국내외 기업들의 다양한 제품을 리뷰하면서 K(한류) 브랜드의 위력을 실감한다. 이들은 “애플이라는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높은 벽과 같은 기업에 삼성이 라이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별남·엄준을 직접 만났다. 조회수보다 구독자 니즈부터인스펙팅룸은 어찌 보면 무모한 듯 당차게 유튜브에 데뷔했다.미국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별남은 유튜브가 막 활성화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인플루언서의 꿈을 키웠다. 특히 어릴 때부터 직접 컴퓨터를 조립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던 테크 영상을 빠짐없이 시청했다.그러다 해외에서는 고품질의 리뷰 영상이 쏟아지는 데 반해 국내에는 테크 카테고리가 확산하지 않은 것을 보고 직접 뛰어들기로 마음 먹었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엄준은 별남으로부터 유튜브 동업 제안을 받은 2019년 당시 국내에서 호텔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미 펼친 일들의 포기가 쉽지 않았지만 흔쾌히 수락했다.돌이켜보면 코로나19가 여행·레저 업계를 할퀴기 전 별남이 절호의 타이밍에 손을 내민 것이다.엄준은 "온라인에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일을 마침 찾고 있었다"며 "리스크가 적고 카메라와 마이크 한 대만 있으면 되는 유튜브가 제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일주일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무선 이어폰 리뷰 영상의 조회 수가 200회에 그친 것. 하지만 채널 개설 약 두 달 만에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롤러블 스마트폰 관련 영상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제품을 구매하는 비용도 들이지 않고 채널에 날개를 단 것이다. 이때 별남과 엄준은 구독자들이 빠르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갈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별남은 "영상을 만들 기 전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유튜버들의 영상을 다 확인한다"며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해외 전문 매체와 팁스터(정보유출자), 주식사이트 등 구독자들은 쉽게 접할 수 없거나 생소한 곳에서 믿음이 가는 정보를 취합하는 데 공을 들이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자극적인 섬네일(미리보기)을 덕지덕지 바른 곳과 달리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도 영상의 내용에 집중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직설적인 성격의 별남은 쏘아대는, 친근한 느낌의 엄준은 부드러운 스타일의 영상으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한다.엄준은 "비슷한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쓰고 작업하다 보면 결국 구독자들은 돌아오게 돼있다"며 "스크립트 역시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 사양 정보 등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에 공을 들인다"고 했다.영상은 화려한 자막 대신 직관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군더더기 없이 최대한 깔끔하게 구성했다. 광고 제품도 거짓말은 'NO'지금이야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들과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채널 초기에는 리뷰 제품을 구할 돈도 모자라 부모님 스마트폰을 바꿔드리거나 지인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소리를 들으며 대여를 부탁했다.삼성의 첫 폴더블폰은 출고가보다 비싼 300만원에 어렵게 구해 리뷰한 뒤 곧바로 팔았고, 2021년 '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는 1000만원 가까이 쏟아 4개 모델을 전부 사들이기도 했다.별남은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스마트폰을 구하러 갔다가 실패해 도움을 요청하자 현지 구독자가 당일 반차를 쓰고 제품을 빌려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낚시성 채널에 매번 실망하다 우리 채널을 선택한 구독자였다. 섭섭지 않은 식사를 대접했다"고 회상했다.이제는 유튜버와 광고주의 입장으로 제품을 리뷰할 때도 많아졌지만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엄준은 "광고주들의 성향이 개방적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문제점을 말하지 않으면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단점이 있으면 개선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서 설명한다"고 했다.별남·엄준은 인플루언서 꿈나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별남은 "대형 스튜디오와 연예인들이 침범하고 있지만 유튜브는 아직 레드오션이 아니다"며 "B급 감성이라도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으니 두려워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엄준 역시 "유튜브에서는 끈기 있는 사람이 승리한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게 중요한 만큼 트렌드를 빠르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2 07:00
프로야구

류현진과 함께한 20년 "13~15승 가능, 한화 4강 전력 갖췄다" [김인식 클래식]

#1. 2005년 6월, 고교야구 TV 중계에서 동산고 류현진을 처음 봤다. 군더더기 없이 투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당시에는 류현진에 관해 '아주 뛰어나다'는 평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구단에 "우리에게 기회가 돌아오면 쟤(류현진)를 무조건 뽑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 2006년 2월. 필자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아 일본 후쿠오카돔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했다. 당시 하와이에서 전훈 중이던 한화 코치진으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았는데 '류현진이 좋다'고 하더라. 류현진이 2006년 4월 12일 LG 트윈스와의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정말 잘 던졌다. '괴물 투수'의 등장을 알린 경기였다. 2006년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차지했고, 최초로 신인상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3. 2012년 12월. 뇌경색을 앓았던 필자가 재활 운동 중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류현진의 아버지였다. 공식 발표 전이었지만, "방금 다저스와 계약서에 사인했습니다"라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분이 묘하더라. #4. 2013~2023년. 류현진은 미국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빠짐없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즌 종료 후 귀국하면 두 차례는 만나 함께 식사했다. 그동안 누구보다 관심 있게 류현진의 활약상을 지켜봤다.22일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됐다. 필자도 이번 겨울 류현진의 거취에 관해 관심이 컸다. 열흘 전에도 류현진과 잠시 통화를 나눴지만, 부담을 느낄까 봐 굳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라고 묻진 않았다. 사실 현진이가 미국에 남을 줄 알았다. 류현진은 2022년 여름 팔꿈치 수술을 했다. 재활 후 시간이 지나면 몸 상태나 구위가 더 좋아질 거라 믿었고, 실제로 현장에서 본 이들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류현진이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도 많이 상의해 내린 결정일 것이다.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성적(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을 남기고 돌아올 줄 전혀 예상 못했다. 미국 진출 첫 시즌에 10~12승을 점쳤는데, 14승(8패)을 올렸으니 기대보다 훨씬 잘했다. KBO리그를 휩쓴 류현진은 미국에서 좀 더 성장해 돌아온다. 2006~12년에는 볼이 빠르고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만 던졌다. 한화에서 뛰던 막판에 체인지업을 습득해 던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구속이 줄었지만 레퍼토리가 훨씬 다양해졌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완성했고, 원래 뛰어나던 제구력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더 좋아졌다. 류현진이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는 최고 레벨의 투수다. 아마도 13~15승은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복귀하려면 한화의 전력이 중요한데, 채은성과 안치홍 등의 FA(자유계약선수) 영입으로 공격력이 좋아졌다. 류현진의 영입으로 한화의 전력도 크게 보강됐다. 올 시즌 LG 트윈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나머지 팀의 전력은 고만고만하다. 한화가 가을 야구는 물론이고 이제는 4위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본다. 류현진이 팀과 후배, 그리고 한국 야구를 위해 많은 힘을 써줬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4.02.22 19:48
연예일반

키X연준X안유진 ‘2023 SBS 가요대전’ MC 확정

샤이니(SHINee) 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 IVE 안유진이 ‘2023 SBS 가요대전’ MC로 확정됐다.‘2023 SBS 가요대전’이 오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2023 SBS 가요대전’에는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K-POP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앞서 1차 라인업으로 Stray Kids, (여자)아이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IVE, LE SSERAFIM, ZEROBASEONE, RIIZE가 공개된 가운데, 2차 라인업에는 더보이즈(THE BOYZ), 에이티즈(ATEEZ), ITZY, STAYC, aespa, ENHYPEN, NMIXX, BOYNEXTDOOR가 추가로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MC 라인업 또한 눈길을 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으로 3년 연속 ‘가요대전’ MC를 맡게 된 ‘만능 열쇠’ 키를 시작으로, ‘인기가요’ MC로 활약 중인 연준, 그리고 지난해 안정적인 진행 실력으로 ‘가요대전’을 이끌었던 안유진이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무대 위와는 또 다른 매력과 케미로 크리스마스를 더욱 환하게 밝힐 예정이다.‘SWITCH ON’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2023 SBS 가요대전’은 오는 12월 25일 국내 최초 K-POP 공연 전문 아레나인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2023 SBS 가요대전’의 3차 라인업은 12월 초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2023 SBS 가요대전’의 라인업 및 기타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1.23 13:16
자동차

[안민구의 온로드] 다재다능한 소형 SUV…트레일블레이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코나·베뉴, 기아의 셀토스·니로, KG모빌리티의 티볼리, 르노자동차코리아 XM3, 한국GM의 트랙스 크로스오버·트레일블레이저 등 쟁쟁한 모델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중 최근 부분변경을 거친 트레일블레이저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올해 1~8월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트레일블레이저 14만6581대가 바다를 건넌 것. 이는 국내 수출 1위에 해당한다. 해외에서 잘나가는 비결이 뭘까.최근 경기도 성남에서 출발해 약 170km 떨어진 충남 보령 대천항을 왕복하는 코스로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액티브 트림 사륜구동(AWD) 모델이었다.지난 7월 부분변경을 거친 트레일블레이저의 외관은 깔끔했고 전반적으로 작지만 단단하다는 인상을 준다. 전장은 4425㎜, 휠베이스는 2640㎜다. XM3(4570㎜), 트랙스 크로스오버(4540㎜), 티볼리(4480㎜) 보다는 짧고 셀토스(4390㎜), 코나(4350㎜), 베뉴(4040㎜) 보다는 차체가 길다. 넓은 휠베이스 덕분에 여유로운 2열 공간을 자랑한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두 개 이상이 남을 정도다.또 테일게이트를 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차박도 가능하다. 별도의 바닥 평탄화 작업이 필요 없는 풀 플랫을 지원해 시트만 접으면 180㎝가 넘는 성인도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실내는 군더더기가 없다. 주행에 딱 필요한 버튼만 있어 복잡하지 않다.부분변경을 거치며 디스플레이는 더 커졌다.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중앙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배치됐다.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을 향해 구성됐는데 이미 여러 브랜드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한 바 있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주행 성능은 발군이다. 1.35L 가솔린 E-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실제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저속에서 고속까지 경쾌하게 차가 뻗는다. 여기에 도심 주행과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무기도 갖췄다. 스위처블 사륜구동(AWD) 시스템 덕분에 버튼 하나로 FWD(전륜구동) 모드와 AWD(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다.최근 낚시·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트레일블레이저의 AWD 시스템은 매우 매력적인 구매 요인이 될 것 같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Z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다만 연비 성능은 아쉽다.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살펴보니, 총 주행거리 350.5km에 평균 연비 리터당 9.4km가 기록됐다. 공인 복합연비 리터당 11.6km(도심 10.7km·고속도로 12.7km)에는 미치지 못했다.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트림별로 LT는 2699만원, 프리미어는 2799만원, 액티브와 RS는 3099만원이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0.23 07:00
뮤직

방시혁도 직접 찾은 ‘4년 차 실력파’ 엔하이픈, 이유 있는 케이스포돔 입성 [종합]

그룹 엔하이픈이 국내 최고 공연장에 입성하기까지 약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들의 수준 높은 실력이 그것을 입증했다.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는 엔하이픈 두 번째 월드투어 ‘엔하이픈 월드 투어 페이트’ 두 번째 서울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29일에 이어 양일간 열린 이번 공연은 엔하이픈이 데뷔 후 처음으로 케이스포돔에서 여는 단독 공연으로 의미를 더했다. 양일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이틀간 약 1만5000여 명의 팬들과 호흡했다. 엔하이픈은 이번 공연을 통해 첫 월드투어 ‘매니페스토’ 이후 약 1년 만에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 있다. 월드투어 ‘페이트’는 일본, 미국을 포함해 9개 도시 13회 규모로 진행된다. 지난 1월 ‘메니페스토’ 일본 추가 공연으로 교세라돔 단독 공연을 펼쳐 4세대 K팝 그룹 최초로 돔 공연장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던 엔하이픈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도쿄 돔 입성을 확정해 더욱 커진 현지 영향력을 입증했다.엔하이픈은 ‘드렁큰 데이즈드’, ‘블록버스터’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엔하이픈의 초반 무대는 주로 레드 계열의 배경 이미지로 구성돼 공연의 열기를 가열시키는 데 적절했다. 팬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로 첫 인사를 건넨 멤버들은 꽉 찬 객석을 향해 여러 차례 “오늘 즐길 준비 됐다면 소리 질러~”라며 팬들을 더욱 환호하게 만들었다.이번 투어 무대 세팅도 눈여겨 볼만 했다. ‘다크 블러드’의 서사에 뱀파이어 요소가 녹아 있는 만큼 ‘페이트’는 ‘관’을 주요 오브제로 잡아 무대를 구성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정면을 향한 일반적인 무대 디자인에 변주를 줘 삼면을 고루 활용하는 270도 돌출 무대가 꾸며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멤버들 역시 업그레이드된 공연 구성에 주목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원은 “엔하이픈의 장점인 퍼포먼스를 극대화한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희승은 “매니페스토와 비교했을 때 변화된 점이 많으니 팬 여러분께서는 공연장에서 재미있게 놀다 가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선우는 “지난 ‘매니페스토’에서 미쳐 보여드리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여 드리려고 한다. 새로운 무대가 많다”라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흡사 베테랑 아티스트의 공연 같았다. 데뷔 4년차 공연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무대는 군더더기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멤버들은 계속되는 무대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매 순간 최고의 결과물을 연출했다. ‘어텐션, 플리즈’, ‘테임드-대쉬드’ 무대 이후 멤버들은 숨을 돌렸다. 멤버들은 “어제 공연 팬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어제보다 열기가 더 뜨거운 것 같다”라며 이날 공연을 찾은 팬들의 뜨거운 함성에 감사를 표했다. 또 팬들에게 파도 타기를 요청해 장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공연을 이끌어가는 진행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멤버들의 마이크 소리는 끊이지 않으며 팬들과 오랜 시간 소통했다. 약 15분 이상 이어진 대화에 팬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멤버들의 입에만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일부 멤버들은 따로 이동해 유닛 무대를 준비했다. 이마저도 특별했다. 팬들이 있는 관객석에서 유닛 무대를 준비한 것. 이날 팬들의 심장이 가장 크게 요동 치는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관객석에 직접 내려와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손 하트를 함께 만드는 등 확실한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그러던 중 관객석에 있던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카메라에 잡혀 눈길을 끌었다. 엔하이픈의 훌륭한 무대들에 대한 뿌듯함이었을까. 방시혁 의장은 환한 미소로 멤버들을 바라봤다.“매 무대에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다”라는 엔하이픈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공연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무대가 주는 울림은 더 깊어졌고 엔하이픈의 음악색을 알 수 있게끔 했다. 멤버들 얼굴에 흐르는 땀은 무대를 더욱 섹시하게 만들기도. 마지막 무대를 남기고 니키는 “공연 말미가 되면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구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팬들께서 응원해주시니 몸이 부서져라 무대를 꾸며봤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완벽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커지는 거 같다. 아쉬움도 많고 보완해야할 점이 많지만 팬들 응원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팬들) 모두 그 자리에 계셔줬으면 좋겠다”라고 공연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희승도 “월드투어 돌고 한국에 돌아왔을 땐 더 성장한 모습으로 오겠다. 앞으로 더 큰 공연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남다른 포부를 남겼다. 성훈 역시 “평생 느끼지 못할 감정들을 공연을 하며 많이 느끼는 것 같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고 싶은 욕심들이 생긴다. 앞으로 더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그룹이 되겠다”라는 야무진 끝인사와 함께 팬들과 작별했다. 엔하이픈은 마지막 곡 ‘바이트 미’와 앙코르곡 ‘원 인 어 빌리언’, ‘카르마’를 선보이며 약 3시간 가까이 되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엔하이픈은 이번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잠시 휴식기를 취한 뒤 오는 9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10월 미국을 찾아 월드투어 열기를 잇는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7.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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