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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백번의 추억’ 김다미 교통 사고 암시…충격 엔딩

JTBC ‘백번의 추억’ 신예은이 마침내 김다미의 짝사랑을 직감한 순간, 김다미의 끔찍한 교통 사고를 암시하는 듯한 충격 엔딩이 펼쳐졌다.지난 27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5회는 서종희(신예은)가 한재필(허남준)에게 안내양이란 정체를 들킨 후폭풍으로 문을 열었다. 아침부터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식당 반찬까지 마음에 들고, 햇살과 바람도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마냥 운수가 대통일 것 같았던 그날, 종희는 버스를 기다리던 재필과 딱 마주쳤다. 하필이면 ‘진짜 나’를 고백하려 했던 날의 하루 전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재필로부터 도망친 순간, 종희의 운수 좋은 날은, 이날 방송의 부제처럼 ‘괜찮지 않은 날’이 됐다. 종희는 고영례(김다미)에게 “사는 게 술보다 쓴 것 같다”며 쓰디쓴 현실을 삼켰다.달밤에 줄넘기를 하며 고민하던 재필은 아침 일찍 청아운수를 찾았다. 그리고 종희에게 무슨 일을 하든, 학생이든 아니든 상관없다는 변치 않은 마음을 전했다. 그럼에도 종희는 다신 찾아오지 말라며 돌아섰다. 재필을 붙잡은 건 영례였다. 미팅에 나가게 된 자초지종과 처음부터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는 속사정을 대신 설명하며 종희와 재필의 관계를 풀어주려 애썼다.그럼에도 종희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그녀를 집요하게 뒤쫓던 폭력 오빠 서종남(정재광)이 종희의 사진을 들이밀며 청아운수에 나타난 것. 종희보다 그를 먼저 마주친 영례는 이곳에 자신이 모르는 안내양은 없다는 거짓말로 위기를 넘겼고, 패닉에 빠진 종희를 집으로 피신시켰다. 두려움과 자책에 짓눌린 그녀에게 영례 오빠 고영식(전성우)은 무언가를 짐작한듯, 무작정 피하고 숨는 게 답은 아니며, 겪어야 할 일은 겪어내야 끝난다고 담담히 조언했다. 종희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기숙사로 돌아갔다.하지만 청아운수에 또다시 들이닥친 종남 앞에서 종희는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이번에도 그녀를 구한 건 영례였다. 1종 면허도 있는 영례는 종희를 100번 버스에 태우고 도망쳤다. 그 순간, 종남 역시 배달 오토바이를 갈취해 쫓아와 버스를 가로막았다. 종희는 간신히 뛰쳐나와 도망쳤지만, 이내 곧 종남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그리고 이 처참한 장면을 재필이 목격하고 말았다. 그는 주저없이 달려들어 종남과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다함께 경찰서로 연행됐다.다행히 도박·절도·폭력 전과에 사기로 수배중이었던 종남이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종희는 폭력 오빠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건 안도가 아닌 쓰라린 절망이었다. 재필에게 바닥까지 들켜버린 것 같아 비참했다. 재필은 제발 내버려두라며 주저 앉아 눈물을 쏟는 종희에게 걱정되고 신경 쓰인다며, “친구로라도 옆에 있게 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고백했다.야간학교 시험을 마친 영례와 종희는 재필, 그리고 친구 마상철(이원정)과 함께 기분 전환 나들이에 나섰다. 그런데 갑작스레 쏟아진 소나기를 피해 뛰어든 정자에 영례가 재필과 단둘이 남게 됐다. 그 순간 라디오를 통해 재생된 ‘클로즈 투 유(Close to You)’ 선율은 영례의 감정을 흔들었다. 재필을 처음 만났던 그 날에도 흘러나왔던 노래였다.자신의 마음을 통해서라도 소리 낼 기회를 주고 싶었던 영례의 눈앞에 “종희보다 내가 너 먼저 만났어. 널 먼저 좋아했던 것도 나야”라는 고백에 이은 평범한 연인 같은 재필과의 데이트가 펼쳐졌다. 영례의 마음에만 허락된, 애틋한 상상이었다. 그리고는 단 한 번의 고백조차 허락받지 못한 마음에 “이제 진짜 이 짝사랑을 끝내보려 해. 안녕, 내 첫 설렘. 잘 가, 내 첫사랑”이라며 작별을 고했다.그러나 평온을 되찾은 듯한 일상이 또다시 뒤집혔다. 배차 문제로 대타 근무에 나간 영례가 만원 버스를 꽉 채워 승객을 태우는 바람에, 문조차 닫지 못하고 위태롭게 매달린 채 버스를 출발시켰다. 같은 시각, 종희는 영례의 사물함에서 자이언트 수건을 발견했다. 영례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촉을 발동시킨 그 수건의 ‘자이언트’가 재필이 다니는 체육관이란 사실에, 영례의 짝사랑이 누구인지 직감했다. 이어 구급차 좀 불러달라고 다급히 외치는 버스 기사의 목소리, 그리고 쓰러진 안내양의 벗겨진 신발과 피 묻은 양말이 화면을 채웠다. ‘괜찮지 않은 날’의 충격 엔딩이었다.‘백번의 추억’ 6회는 오늘(28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9.28 17:24
영화

‘케데헌’ 헌트릭스 외전 공개되나…소니픽처스, 등급 분류 포착 [왓IS]

빌보드 정상에 오른 인기 그룹 헌트릭스의 데뷔기가 공개될지 시선이 쏠린다. 화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외전으로 추정되는 작품이 최근 관람 등급을 확정받았다.북미영화산업협회 MPA(Motion Picture Association)가 지난 17일 발간한 주간 영화 등급보고서에 따르면 ‘데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토리’라는 제목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PG 등급(15세 이상 관람가)을 받았다. 분류 사유는 “일부 액션 및 폭력 장면, 공포 이미지 포함”이다.이를 두고 포브스 등 외신들은 ‘케데헌’을 제작한 소니픽처스가 제작, 배급하는 작품이라는 점을 두고 외전 성격을 띈 스핀오프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데뷔’라는 제목을 두고 주인공 그룹 헌트릭스의 데뷔 과정을 그린 프리퀄 이야기일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앞서 ‘케데헌’을 원안을 쓰고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후속 시즌 계획에 대해 “오피셜한 말은 오간 게 없다”면서도 “내 생각에서 캐릭터들 서사가 100%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 스토리는 많다. 아이디어는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한편 ‘케데헌’은 K팝 스타 루미, 미라, 조이가 무대 밖에서는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공개 후 한국 문화에 대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누적 시청수 3억 2510회(지난 24일 기준) 넷플릭스 역대 영화 흥행 1위를 수성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25 15:05
드라마

‘컨피던스맨 KR’ 박민영-박희순-주종혁, 과거사 에필로그 궁금증↑

‘컨피던스맨 KR’이 과거 서사 에필로그로 원작과는 다른 확실한 차별점을 선사했다.매주 토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TV조선 주말 미니시리즈 ‘컨피던스맨 KR’은 사이다 전개로 뻗어 나가는 에피소드 외에도 ‘팀 컨피던스맨’의 멤버 윤이랑(박민영), 제임스(박희순), 명구호(주종혁)와 관련된 에필로그로 호기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민영의 시가와 체스첫 번째 과거 에필로그 속 궁금증은 지난 2회에 나왔던 윤이랑의 시가와 체스다. 윤이랑이 전태수(정웅인 분)의 복수를 대성공시킨 후 남몰래 아지트 속 비밀 장소로 이동해 시가를 문 채 체스를 잡아 의아함을 안긴 것. 게다가 체스판의 킹을 넘어뜨린 윤이랑은 “킹을 잡겠다”라는 뜻의 “체크메이트”를 외치고 도발하듯 서늘한 미소를 지어 평소의 발랄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면모를 뽐냈다. 과연 보스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시가를 윤이랑이 피운 이유는 무엇인지, 윤이랑이 주목하는 ‘킹’은 과연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드판 속 주종혁 사진과 진범이라는 글씨지난 2회 에필로그에서는 윤이랑의 비밀 장소에서 발견된 사건 보드 속 명구호의 사진과 ‘진범’이라고 적힌 글자가 목격돼 의문을 증폭시켰다. 전태수의 미션을 받은 명구호는 윤이랑과 필리핀에 도착했고, 피켓을 든 사람을 바라보던 명구호는 윤이랑에게 “옛날 생각이 나서... 우리 만났던 선율도”라며 선율도에서 윤이랑과 처음 만났던 일을 회상했다. 하지만 2회 과거 에필로그에서 윤이랑이 주목하던 사건 보드판에 명구호의 사진과 ‘진범’이라는 글씨가 함께 있어 경악을 이끄는 것. 대체 윤이랑과 명구호의 진짜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인 것인지, 겉으론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갈대숲과 과거 박희순지난 4회에 에필로그에서는 과거 제임스와 갈대숲이 등장해 궁금증을 터트렸다. 제임스는 ‘팀 컨피던스맨’이 예술계 빅사이즈 빌런 유명한(이이경 분)을 혼쭐낸 뒤 한 폐 대저택 앞에 도착, 들어가지 않고 한참을 바라봐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더욱이 곧바로 이어진 제임스의 회장 장면 속에서는 수색하는 경찰들 사이 제임스가 처참한 표정으로 어린 윤이랑(기소유 분)을 안고 갈대숲을 헤치고 나오는 모습이 담겨 불길함을 자아냈다. 제임스가 윤이랑의 어렸을 적 납치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두 사람의 오랜 인연에 관심이 모인다. 의문의 그림과 박민영의 공포 눈물지난 4회의 엔딩이었던 윤이랑의 ‘공포 눈물’은 에필로그에 대한 의구심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한 폐 대저택에 들어간 윤이랑은 안을 둘러보다 벽에 새겨진 액자 자국을 뚫어지게 바라봤고, 곧 윤이랑의 환상으로 액자 자국에 있던 액자가 드러나자 과거 어린 시절 납치됐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 것. 순간 윤이랑은 괴로움에 몸부림쳤고, 끝내 공포에 벌벌 떨며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윤이랑이 흘린 눈물에는 어떤 아픔이 숨어있는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제작진은 “과거 서사 에필로그 떡밥들은 ‘K-드라마’의 장기인 관계성 맛집의 신호탄이자 개연성을 이끌 해답의 힌트가 될 것이다”라며 “이번 주 방송에서도 윤이랑과 관련된 과거 에피소드가 더 나온다. 꼭 본 방송으로 확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한편 ‘컨피던스맨 KR’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 TV조선과 쿠팡플레이에서 동시에 공개되며, 글로벌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국내를 제외한 240개 국가 및 지역에서 볼 수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9.17 12:53
영화

K팝 뮤비 감독표 괴담 종합 세트 ‘귀시’, 비주얼이 다 했네 [IS리뷰]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캐스팅이 기괴하면서 어딘가 아름답기도 한 화면에 녹았다. 서태지부터 방탄소년단과 함께한 K팝 뮤직비디오 대부 홍원기 감독의 색깔이 좋게도, 아쉽게도 담긴 공포 영화 ‘귀시’ 이야기다.이제는 ‘K오컬트 국룰’로 자리매김한 굿 한바탕이 펼쳐지는 가운데 박수무당(원현준)과 기이한 당산나무 한 그루를 비추며 영화는 출발한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중심에 딱 버티고 서있는 이 나무는 오랜 시간 이곳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지만, 골프장 개발 사업으로 인해 잘릴 위기에 처했다.유명 작가를 꿈꾸며 마을에 자리를 잡은 미연(솔라)은 이에 흥미를 갖고 취재를 시작하지만, 남몰래 당산나무를 죽일 생각이었던 마을 이장이 얼굴에 하얀 꽃을 가득 피운 모습으로 숨진 것을 발견하면서 마을을 덮친 기괴한 저주에 휘말리게 된다. 이것이 실제 상황일까 아니면 미연이 상상한 시나리오일까. 절묘하게 장면이 전환되며 포커스는 미연이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 채원(문채원)에게 넘어간다. 매부리코가 콤플렉스인 직장인 채원은 어느 날 ‘완벽한 아름다움’을 주겠다고 적힌 옆집의 택배를 훔친다. 상자 안에 든 코 모형을 홀린 듯 부착한 그는 수술 없이 마음에 쏙 드는 코를 얻게 된다. 그러나 택배의 주인인 옆집 여자 은서(서지수)는 이를 알아차리고 두 여성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인다.‘귀시’는 욕망으로 대변된 귀신을 사고 또 팔 수 있는 시장에 모여든 사람들을 조명한다. 당산나무에서 굿판을 벌인 수상한 박수무당이 귀신 시장을 아우르고 성형과 성적뿐 아니라 승진, 인기 등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을 좇던 각 인물들은 그 욕망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주요 등장인물만 9명에, 10~20분 분량 5개의 에피소드가 마치 도시 괴담 종합 세트처럼 이어진다. 옴니버스 구성인데 마치 같은 콘셉트 아래 멤버별 다른 설정을 부여받은 K팝 세계관 스토리텔링 같기도 하다. 1994년 한국 마을의 서낭제에서 출발한 이 세계관은 심지어 글로벌하게 뻗어나가 2024년, 무려 베트남 대학 캠퍼스에도 당도한다. 어디든 영혼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연결되어 있고, 그곳에선 언어도 초월한다니 확장성마저 어쩐지 K팝스럽다.홍원기 감독이 “전엔 뷰티컷을 찍느라 정신없었는데 이젠 피범벅을 찍느라 정신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듯, 그의 뮤직비디오 뷰티컷에 함께했던 K팝 ‘연기돌’ 군단이 대거 출연했다. 마마무 솔라, 스테이씨 배수민(수연 역)은 이 작품으로 첫 연기에 도전했고 홍 감독의 전작 ‘서울괴담’에서 주연을 맡았던 러블리즈 서지수(은서 역)와 지난해 오컬트 호러영화로 스크린 데뷔한 우주소녀 손주연(은진 역)도 함께 했다. 유일한 보이그룹 출신 B1A4 차선우(윤건 역)도 출연했다. 이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각자 맡은 캐릭터를 준수하게 소화해냈다. 스크린 데뷔작부터 극 초반부에 등장해 관객들의 몰입 형성이라는 적지 않은 몫을 담당한 솔라의 경우, 아직 연기 톤이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호러퀸’ 잠재력을 보여줬다.이는 유재명(동식 역)과 문채원, 서영희(희진 역), 원현준 등 베테랑 배우진의 연기가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 호러 장르에 도전한 문채원의 새 얼굴도 눈길을 끈다. 비속어도 불사하고 도덕관념이 희박한 인물을 소화하면서 히스테릭한 서지수와 광기 대결을 펼친다.제대로 잔인한 비주얼에 구도와 연출에서도 홍 감독만의 미학이 느껴지는데 ‘호러’로서 이야기 자체의 재미는 마니아 관객에겐 다소 순한 맛이다. 달리 말하자면 쫄보도 가볍게 즐길 수 있을 킬링타임 무비다. 오는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6분.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11 05:50
영화

K팝 뮤비 감독이 담은 호러 “뷰티컷 아닌 피범벅”…베테랑→연기돌 총출동 ‘귀시’ [종합]

늦여름 극장가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공포영화 ‘귀시’가 찾아온다.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부터 걸그룹 출신들을 비롯한 라이징 배우들까지, 신구 앙상블이 색다른 도시 괴담을 완성했다.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귀시’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 솔라, 차선우, 배수민, 서지수, 손주연과 홍원기 감독이 자리했다.이날 홍 감독은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어서 귀신 시장을 모티브로 제목을 정했다”며 “사람들의 욕망을 살 수 있는 시장으로, 욕망 자체를 귀신으로 표현해 살 수 있는 세계관인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귀시’는 여우 창문이 열리면 펼쳐지는 귀신 거래 시장 ‘귀시’에서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섬뜩한 이야기를 그린다. 홍 감독은 “각각의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지점, 관통하는 인물들이 어느 정도 연관돼 있다”며 “베트남에서도 귀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세계관의 확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부동산 개발부터 성형, 입시 등 현대 사회의 욕망을 대표하는 소재들을 9명의 캐릭터가 에피소드별로 연기한다. 수상한 박수무당(원현준)과 당산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취재하다 휘말리는 작가 미연(솔라)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문채원과 서지수가 수상한 외모거래를, 서영희와 배수민은 입시 강박 에피소드를 소화하는 등 총 5개의 이야기가 귀신 시장을 중심으로 연결된다.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채원 역을 연기한 문채원은 사실 공포영화를 무서워한다면서 “배우 입장으로 이런 장르를 도전해본 적이 없고 제안을 특별히 주신 적도 없다”며 “이번 제안을 받고, 찍는 저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고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또한 팬분들과 더 많은 관객이 보시기에 새롭겠다 싶었다. 가뿐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진실을 추적하는 경찰 동식을 연기한 유재명 또한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극장에서 본 게 처음이다. 와서 보니 혼미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께 (극중) 꽃의 의미, 공간의 의미, 귀시의 상징 등을 많이 여쭤봤다. 모든 공간이 사실적으로 느껴지진 않고 상징적인 공간인데 사실적인 느낌을 가지려 애를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원조 호러퀸 서영희는 “공포물에 자주 등장하다 보니 부담감은 사실 더 있었다”며 “이 영화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엄마로서의 처절함이 제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극중 그는 딸의 성공을 위해 금지된 거래에 나서는 엄마 희진 역으로 출연했다. 마마무부터 스테이씨, 러블리즈, 우주소녀까지 K팝 걸그룹 출신 배우가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솔라와 배수민, 서지수, 손주연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 솔라는 “공포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감독님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흥분되고 기대가 많이 됐다”며 “평소에 잘때도 매일 공포 이야기를 잘 정도로 좋아해서 공포영화를 찍는 자체가 인생의 큰 행운이라는 생각으로 설레면서 준비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손주연은 한국인 유학생 인플루언서 은진 역으로 베트남 현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보름이라는 기간 동안 베트남 현지에서 촬영팀과 같이 촬영했다. 정말 유학을 간 것처럼 즐겁게 촬영했다”며 “배우들과 지내며 영화로 대화하게 되어 이번 영화로 영어 실력이 월등히 늘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 감독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같은 욕망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귀시라는 공간을 임팩트 있게 만들기 위해 베트남에서 우연치 않게 로케이션 장소를 찾게 됐다. 어두운 기운이 많이 느껴지는 곳이라 현지 스태프도 향을 피우고 들어간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이밖에 최근 ‘파인: 촌뜨기들’로 눈도장을 찍은 원현준은 살벌한 무당연기를 선보였으며, 보이그룹 B1A4 출신에서 배우로 도약한 차선우도 유재명의 후배 경찰로 호흡을 맞춰 준수한 활약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홍 감독은 영화 ‘서울괴담’ ‘도시괴담’에 이어 또다시 공포물로 극장가를 두드렸다. 그는 “전엔 뷰티컷을 찍느라 정신없었다면 이번엔 피범벅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며 “아이디어가 들어간 킬링 장면을 연구하는 게 제게 크게 와닿는다. 현실적이지 않은 곳에 사람들의 욕망을 집어넣어서 어떻게 보면 힘들고, 또는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업이 재밌다. 그래서 이런 영화를 쭉 진행해보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문채원은 “저도 찍길 잘했단 생각이 영화 보며 많이 들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분들이 많은데, 다양한 영화들이 과감하게 시도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에서 ‘귀시’가 그런 분들의 애정을 받을 수 있다면 기쁘고 보람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귀시’는 오는 17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09 17:16
드라마

박민영·주종혁, 바닷가서 달콤한 투샷 포착 (컨피던스맨KR)

‘컨피던스맨 KR’ 박민영, 주종혁이 180도 변신을 예고했다.6일 첫 방송된 TV조선 새 주말 미니시리즈 ‘컨피던스맨 KR’은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유한 사기꾼 3명으로 변신한 박민영, 박희순, 주종혁의 모습이 첫 공개됐다.1회에서는 ‘팀 컨피던스맨’ 윤이랑(박민영), 제임스(박희순), 명구호(주종혁)가 첫 번째 타깃이었던 무당 백화(송지효)를 제대로 속인 뒤 두 번째 타깃인 전태수(정웅인)에게 접근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더불어 윤이랑과 명구호가 막대한 비자금을 외국으로 빼돌릴 방법에 혈안이 돼있는 전태수로부터 신뢰를 쌓아가던 중 갑자기 “누구냐, 너”라며 총을 들이대는 전태수와 맞대면해 긴장감을 안겼다.이와 관련 오늘(7일) 공개된 ‘컨피던스맨 KR’ 박민영과 주종혁이 빌런 전태수의 위협에 꼼짝 못 하던 1회 때와는 정반대의 면모를 뽐내 의아함을 자아낸다. 극중 윤이랑과 명구호가 그림 같은 필리핀 바닷가에서 축배를 드는 상황. 쉬폰 소재의 롱 원피스와 캡 모자로 편안하지만 럭셔리한 여행룩을 보여준 윤이랑은 환한 웃음으로 건배를 제안한다. 이어 화려한 패턴의 셔츠와 틴트 선글라스로 멋을 낸 명구호는 선베드에 누워 여유를 만끽하고, 윤이랑과 함께 축배를 나누며 공포에 질렸던 1회 모습을 말끔히 지워 눈길을 끈다. 윤이랑이 명구호 입에 음식을 넣어주며 알콩달콩한 분위기까지 드리운 가운데 두 사람은 어떻게 평화를 맞이하게 된 것인지, 두 사람의 의외의 모습에 궁금증이 들끓는다.그런가하면 박민영과 주종혁은 실제 필리핀 마닐라 바닷가에서 진행한 이 장면을 촬영하며 행복감을 만끽해 화기애애함을 일으켰다. 박민영은 샴페인 잔을 들고 “마닐라 바다에 치얼스”라며 유쾌한 한마디를 던져 분위기를 띄웠고, 주종혁은 화보 느낌의 기념사진을 남기는 박민영 뒤로 깨알 장난을 하며 장꾸미를 표출했다. 두 사람은 대사를 활용한 티키타카로 캐릭터에 빙의한 팀 바이브를 작렬해 발랄한 케미를 형성했다.제작진은 “예측불가가 기본값인 ‘컨피던스맨 KR’의 매력은 2회에도 계속된다”라며 “범죄물에서 청량 로코로 급전환 된 듯한 박민영과 주종혁의 대반전 전개의 비밀을 꼭 본 방송으로 확인해달라”라고 전했다.‘컨피던스맨 KR’은 TV조선과 쿠팡플레이에서 동시에 공개되며, 글로벌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국내를 제외한 240개 국가 및 지역에서 볼 수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9.07 13:21
드라마

[IS포커스] 연산군+연하남=이채민...인기 고공행진 ‘폭군의 셰프’ 통한 매력'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단숨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배우 이채민이 연산군을 떠올리게 하는 폭군의 카리스마와 연하남의 풋풋함을 동시에 품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 중심에 섰다. 전형적인 연산군 이미지를 변주해 새로운 로맨스 남주의 매력을 만들어내면서 ‘이채민의 발견’이라는 호평이 나온다.이 작품은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가 원작이다. 프랑스 최고 요리대회 우승 후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로 발탁된 천재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뜻밖의 사고로 조선시대에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드라마는 원작을 각색해 실제 연산군 대신 그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인물 연희군, 즉 이헌(이채민)을 내세웠지만, 서사의 맥락은 연산군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폐비 윤씨(드라마에서는 ‘폐비 연씨’)의 죽음, 군주의 광기 같은 역사적 요소가 극 전반에 배치돼 있다. 연산군은 기존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져 왔다. 복수심과 광기, 사치와 향락에 몰두한 폭군의 면모가 주로 부각됐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배우 김지석이 민심을 잃은 군주로 국정 쇠망을 드러냈고, 영화 ‘간신’에서는 배우 김강우가 예술과 색에 집착한 연산군을 그렸다. 드라마 ‘7일의 왕비’에서는 배우 이동건이 열등감에서 비롯된 광기를 표현했다. 반면 ‘폭군의 셰프’는 이러한 전형에서 벗어나 로맨스 남주의 결을 입히며 색다른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이헌을 연기하는 이채민이다. 그는 초반 폭군의 카리스마를 발산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연지영과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귀여운 면모를 드러내 설렘을 자아냈다. 어머니의 죽음에서 비롯된 복수심, 연지영에 대한 호기심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연지영을 통해 어머니를 떠올리는 장면은 광기를 지닌 군주의 고독과 맞물리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했다. 음식과 요리를 매개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는 폭군 이미지와 대비되는 반전 매력이 살아났다. 당초 이헌 역에는 배우 박성훈이 캐스팅됐으나 그의 사생활 이슈로 인해 신인 이채민으로 교체됐다. 결과적으로 신예 특유의 신선함이 캐릭터의 무게감과 조화를 이루며 작품 전체의 톤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시청률 상승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첫 회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한 드라마는 최근 회차인 4회 만에 11.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에서도 2주 연속 TV·OTT 드라마 화제성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는 윤아와 이채민이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드라마는 역사 속 폭군 이미지를 로맨스 코드와 섞으면서 신선함을 만들어냈다. 시청자는 공포와 설렘을 동시에 경험하며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다”며 “배우로서 폭군의 잔혹성을 연기하면서도 멜로적 설렘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 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채민이 캐릭터와 맞물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했다.총 12부작인 ‘폭군의 셰프’는 앞으로 전개가 한층 치열해지는 동시에 로맨스도 짙어질 전망이다. 연지영이 이헌의 총애를 받으며 왕실 내부 권력 다툼에 휘말리고, 후궁 강목주(강한나)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될 예정이다. 최근 방송에서는 연지영의 다정한 손길이 이헌의 굳게 닫힌 마음을 흔드는 장면이 담기며, 본격적인 로맨스 전개도 예고됐다. 이채민이 어떤 새로운 로맨스 남주 서사를 만들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9.03 05:42
영화

김태희, 영어 연기도 합격점…‘버터플라이’ 이끈 열연

배우 김태희가 첫 할리우드 진출작 ‘버터플라이’로 진가를 발휘했다.김태희는 지난 29일과 30일 tvN에서 방송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리즈 ‘버터플라이’ 3, 4회에서 전직 미국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의 아내 김은주 역을 맡아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연기 내공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3회에서 은주는 데이비드의 딸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를 만나 자신에게 날이 선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은주는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 남편 데이비드와의 갈등을 피하지 않고 레베카의 존재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김태희는 해당 장면에서 “가족이 되려면 가족답게 해야지. 자기랑 레베카 단둘이 싸우려고 하지 마”라는 대사에 진심을 실어 따뜻하지만 단단한 캐릭터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그런가 하면 조직 캐디스의 표적이 된 은주의 모습이 이어지며 숨을 멎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은주는 냉혹한 킬러 건(김지훈)을 비롯한 캐디스의 추적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김태희는 아이와 함께 몸을 숨기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딸 민희(김나윤)를 지켜야 하는 엄마로서의 공포와 결의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그려냈다.특히 가까스로 캐디스의 공격을 피한 은주가 레베카의 안위를 먼저 묻는 장면에서는 걱정, 안도, 책임감이 교차하는 복합적 감정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시청자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한편 4회에서 은주는 데이비드와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캐디스와 맞서 가족을 지키겠다는 남편의 결심에 응답하듯, 자신 역시 떠나지 않고 부모님 곁에 남기로 마음먹으며 향후 전개에 이목을 집중시켰다.이처럼 김태희는 단순한 감정 연기를 넘어 모성애와 인물 관계 속 균열 등 매 장면 설득력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다잡으며 몰입도에 견인했다. 혼란스러움과 결단 사이 흔들리는 은주의 심리를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내며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드러낸 김태희. 액션과 스릴러 장르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테마를 중심에 둔 이 작품에서 그녀의 연기는 단단한 중심축이 되고 있다. 방송 후엔 “김태희가 있어 극이 완성됐네”, “김태희 배우 나올 때 집중력 최고” 등 반응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버린 김태희의 빛나는 활약은 전 회차가 공개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리즈 ‘버터플라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tvN을 통해서도 매주 금·토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31 13:55
영화

“매혹적 블랙코미디”…첫 상영 ‘어쩔수가없다’, 반응 어땠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를 뜨겁게 달궜다.지난 29일(현지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각국 매체의 뜨거운 취재 열기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레드카펫을 빛낸 ‘어쩔수가없다’의 주역들을 향한 관심은 극장을 가득 메운 관람 열기로 이어졌다.1032석의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은 뜨거운 박수를 보낸 후, 박 감독이 완성한 필사의 생존극에 몰입했다.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전개는 몰입감을 높였고, 의외의 순간에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유머로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인물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호연과 빈틈없는 시너지는 극을 유려하게 이끌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박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정교한 음악은 극에 밀도를 더하며 관객들을 ‘박찬욱 월드’로 끌어들였다.상영 후 관객들은 약 9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고, 박 감독은 배우, 스태프들과 포옹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나눴다. 프리미어 시사 일정을 마친 이후 박 감독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극장을 가득 채운 찬사는 주요 외신들의 호평 세례로 이어졌다. 또한 세계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올가을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가디언은 “박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일종의 코미디 풍의 소동극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전혀 다른 장르로 변신한다.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라고 평했다.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심리적 긴장감과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품위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라는 후기를 남겼다.인디와이어는 “박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라고 평가했다. 넥스트 베스트 픽쳐는 “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현존하는 가장 창의적인 영화감독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유의 카메라 워크와 편집은 여전히 혁신적이면서도 강렬하다”고 극찬했다.전 세계 주요 매체의 필진들 역시 SNS를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보냈다. 스크린랜트의 잭 월터스는 “환상적이다. 날카롭고 지적인 스릴러로, 끊임없이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블랙 코미디적 색채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호평했다.넥스트 베스트 픽쳐의 조쉬 패럼은 “박 감독의 또 하나의 독창적인 작품”이라며 “이병헌은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연기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플릭피스트의 달라스 킹은 “웃기고, 진심 어린 동시에 공포스럽다. 이 세 가지가 완벽히 어우러진 영화”라고 치켜세웠다.‘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는 9월 24일 정식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31 07:13
프로야구

로봇인 듯, 인간인 듯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 안현민 [김식의 엔드게임]

안현민(22·KT 위즈)은 지난 22~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5안타를 때렸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비 도중 양쪽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진 바 있다. 검진 결과 근육통으로 밝혀졌으나, 혼자 걷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했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된 안현민은 사흘만 쉬고 19일 SSG 랜더스전에 돌아왔다. 감각을 되찾은 그는 주말에 안타 행진을 재개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안현민은 9회 투수 김서현을 상대했다. 마무리 투수의 강속구가 몸쪽으로 날아들어도 그는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3볼-1스트라이크에서 150㎞/h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하루 전 그는 5일 김서현에게 사구를 얻어맞았다. 시속 156㎞의 빠른 공이 머리 쪽으로 날아든,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때의 공포와 고통이 채 가시지 않았을 재대결에서 안현민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사우나에서 안현민을 만나 ‘어제 맞은 부위 어떠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라고 하더라”며 “인터넷에서 안현민이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않는 영상이 화제더라. 그만큼 몸이 흔들리지 않은 채 ‘벽’을 세워놓고 타격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이런 에피소드를 보면 안현민에게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람한 상체, 터질듯한 하체 근육에서 뿜어내는 파워와 스피드를 보면 마치 ‘타격 로봇’ 같다. 단단한 멘털과 빠른 회복력도 그렇다.그렇다고 안현민의 하드웨어만 보고 그의 타격을 평가하는 건 단견이다. 터미네이터의 더 많은 기능에 대해 주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단단한 코어, 유기적 하체 이동안현민의 타격자세는 한 가지로 프로그래밍 돼 있지 않다. 특히 하체 움직임의 변화는 상당히 큰 편이다. 오른손 타자인 그는 이동발인 왼발을 배꼽 높이까지 올린다. 레그킥(leg kick)을 통해 힘을 끌어모았다가 앞으로 내디디며 치는 파워 히팅을 구사한다. 가끔은 토탭(toe tap)도 활용한다. 왼발 뒤꿈치를 살짝 들었다가 엄지발가락 부위로 지면에 착지하는 방법으로 하체 이동을 최소화한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는 콘택트 히팅이다. 안현민은 상대 투수 유형과 자신의 컨디션, 그리고 경기 상황까지 고려해 폼을 다채롭게 바꾼다.이런 경우 대응력은 높아지겠지만,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 유한준 KT 타격코치는 “레그킥을 강하게 해도 안현민은 하체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코어(core) 근육이 단단해서 타격 메커니즘의 중심이 잘 잡혀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강속구 투수들에게 토탭을 쓴다. 더 나은 콘택트를 위해 늘 노력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안현민은 스탠스에도 변화를 준다. 준비 자세에선 왼다리를 좌익수 방향으로 열어놓는 오픈 스탠스로 공을 기다린다. 이어 투구에 따라 같은 리듬으로 왼다리가 투수 쪽을 향하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꾼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로 날아드는 0.4초 동안 안현민의 왼다리는 정교하게 목표물을 추적, 타격한다.하체 이동에서 시작한 그의 타격은 폭발적인 허리 회전, 그리고 빠른 배트 스피드로 이어진다. 안현민의 키(1m83㎝)는 KBO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탈 아시아인급의 타구를 때려낸다.유한준 코치는 “안현민이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데도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도전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 코치로서 그걸 존중하면서, 그의 장점을 극대화할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 이기는 ‘스마트 프로그래밍’안현민의 폭발력을 보며 29년 전 ‘리틀 쿠바’ 박재홍(당시 23세)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신인으로서 30홈런(1위)-36도루(4위)-108타점(1위)을 기록할 그는 파워·콘택트·스피드 툴을 모두 갖춘 슈퍼루키였다. 올 시즌을 퓨처스(2군) 팀에서 시작한 안현민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 이상 늦은 4월 30일부터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안현민 천하’다. 25일 현재 타율 0.345(1위) 출루율 0.453(1위) 장타율 0.585(2위) OPS(출루율+장타율) 1.038(1위)를 기록 중이다. 타석 수가 적어 홈런은 11위(19개)이지만, 타수당 홈런(17.39)은 국내 선수 중 1위다. 박재홍 MBC 해설위원은 자신과 닮은 후배의 소프트웨어에 더 주목했다. 그는 “안현민이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란다. 유인구를 잘 참아내다가, 자신이 노린 공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스윙한다”며 “경험이 별로 없는데도 이렇게 타격하는 건 매우 영리하다는 뜻”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박재홍 위원은 “안현민이 공 보고 공 치는 게 아니다. 경기 전 상대를 분석하고, 대기타석에서 투수를 관찰하며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한다. 투수와 직접 상대하면서는 전략을 계속 바꾸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레그킥을 바꾸는 것도 그 일환이다. 피지컬이 워낙 좋고 (이동발을 어떻게 써도)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기에 가능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8순위) 지명을 받은 안현민은 마산고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유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당시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잠재력이 워낙 뛰어났다. 발이 빠른 데다, 어깨도 강해 외야수로서 성공할 거로 판단했다”라며 “안현민이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꾼 뒤 입대했다. 메이저리그(MLB)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처럼 타격 파워와 정확성, 수비와 주루까지 다 잘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나도현 단장은 “지난 3~4년 동안 안현민을 만난 건 항상 웨이트트레이닝장이었다. 워크에식(work ethic, 성실성)이 좋아서 ‘넌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해 줬다”며 “야구뿐만 아니라 선후배, 구단 직원,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도 훌륭하다. 메이크업(인성)과 리더십도 뛰어나기 때문에 스카우팅 리포트가 좋을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슬럼프도, 투수들의 반격도 있다KT 입단 후 군에 입대한 안현민은 취사병으로 근무했다. 보직 특성상 매일 고단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선임병에게 “일과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 안현민은 구단 트레이너에게 훈련 사진·영상을 보내며 벌크업 과정을 체크했다. 신중하게, 그러나 지독하게 근육을 만들었다.모든 과정이 계산대로 된 건 아니다. MLB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타격폼을 복제하려던 안현민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완전히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 스윙이 무너진 그를 보고 이강철 감독은 “원래 폼으로 바꾸라”며 2군 캠프 이동 명단에 안현민을 포함했다. ‘인간적인 실수’를 극복한 안현민은 두 달 만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이 감독의 ‘최상급 아이템’이 됐다. 탄탄한 신체뿐 아니라 뛰어난 선구안과 메커니즘, 스마트한 머리를 갖췄다는 안현민은 지금까지 파죽지세로 KBO리그를 정복했다. 아직 끝은 아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투수들이 ‘어어’ 하다가 안현민에게 당했다. 앞으로 위협구 등에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잘할 땐 모든 게 쉬워 보이지만, 슬럼프에 빠지면 지독하게 안 풀리는 게 야구다. 물론 안현민이 그런 과정에 있는 건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8월에는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하고 있는 것, 수비 중 뜻밖의 부상을 입은 건 그가 완전한 기계는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안현민의 두 번째 과제는 투수들의 반격에 응수하는 것이다. 지난 5일 시속 161㎞의 강속구를 뿜어낸 한화 문동주(22)와 대결한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1회 유격수 땅볼, 4회 삼진, 7회 볼넷을 기록한 안현민은 “(동갑내기인) 동주를 처음 상대했다. 노림수대로 내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타구가 앞으로) 안 가서 허탈했던 것 같다. 동주가 좋은 투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안현민이 허탈한 감정을 느낀 순간, 인간적인 표정이 나왔다. 마운드 위에서 문동주가 그걸 봤다. 문동주는 “현민이 타석 때 코너워크가 잘 됐다. 자주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라며 “파울을 치고 현민이가 씩 웃더라. 왜 웃지? 살인미소였나?”라며 고개를 갸웃했다.보통 살인미소는 치명적인 매력을 일컫는다. 아무리 자신감이 넘치는 문동주라고 해도 리그 최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그런 여유를 느끼기는 어려웠을 거다. 터미네이터의 미소에서 섬뜩함을 감지한 것 같다.역대급으로 뜨거운 봄과 여름을 보낸 안현민은 어떤 가을을 맞이할까. 기계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의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됐다. 김식 기자 2025.08.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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