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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더 값'하는 ERA 0.79 이로운 "지금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 [IS 잠실]

SSG 랜더스 뒷문이 지난해 비해 확실히 두터워졌다. 그 한 축은 분명 잠재력을 터뜨린 1라운더, 이로운(21)이다.SSG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5-3으로 이겼다. 2점 차 접전을 이겨낸 데에는 불펜의 힘이 컸다. SSG는 이날 커리어에 승리가 없던 전영준이 선발로 나서 4와 3분의 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부족한 이닝을 여러 불펜진이 나눠 챙겼는데, 이로운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탈삼진 퍼펙트 무실점을 기록해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해냈다.2023년 입단한 이로운은 당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된 기대주였다. 그러나 첫 해 6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62, 지난해 1승 3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올해는 알을 깼다. 23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은 무려 0.79로 1이 채 되지 않는다. 겨우내 김광현에게 고속 슬라이더를 배웠고, 커브 제구가 더해지면서 한 이닝을 책임질 기량을 완성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21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로운이가 어제뿐 아니라 계속 잘해주고 있다"며 "지난해엔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올해는 그 이상 활약으로 갚아준다. 지난해 경험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 지난해 말 2군에 내려가 열심히 훈련하고, 선수가 이겨내고 새 구종을 익혔다. 노력한 결과"라고 기뻐했다. 이 감독은 "아프지 않고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어느 보직을 가도, 마무리 투수를 해도 손색이 전혀 없는 선수"라며 "지금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다. 로운이가 들어오면서 6~9회를 운영하기 정말 편해졌다"고 전했다.이숭용 감독은 "로운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정말 높아졌다. 새로 장착한 구종을 자신 있게 던지고, 다른 구종도 잘 던진다. 직구 스피드도 갖춰졌으니 거의 완벽하게 던진다"며 "주자가 있어도 계산이 선다. 승부처에서 점수주면 안 될 때 로운이가 1순위가 됐다. 선수가 노력한 결과. 감독으로서도 뿌듯하다"고 칭찬했다.철벽 불펜이 된 데에는 지난 시즌 후 트레이드로 와 필승조에 합류한 김민의 활약도 있다. 대가로 내준 오원석이 KT 위즈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34로 활약 중이지만, 7홀드 평균자책점 3.20의 김민 역시 SSG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이숭용 감독은 "윈윈 트레이드 같다. 원석이도 가서 잘해주고 있고, 우리도 플랜대로 실행해 민이가 와 불펜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KT 시절 인연이 있던 김민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이 감독은 "민이가 (성격이) 재밌다. 몇일 전 내가 '별 일 없니'라고 묻자 '감독님, 저 감 잡았습니다. 이제 달라질 겁니다' 하더라"며 "그러더니 그 다음부터 150㎞/h를 계속 찍는다. 나도 민이 성향을 아니 계속 말을 걸어주는데, 그날 갑자기 그러더니 확 달라졌다"고 웃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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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 연속 직구 승부→동점 투런' 흔들리는 신인왕...'돌직구'는 마구가 아니다 [IS 포커스]

신인왕 마무리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이 흔들린다. 지난해 그를 신인왕으로 만들었던 돌직구의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김택연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홈런이 문제였다. 8회 김재환의 홈런포로 3-1로 앞서던 때 올라온 그는 아웃 카운트 2개를 어렵지 않게 잡았으나 한화 최인호에게 오른쪽 담장 몬스터월을 넘기는 대형 2점 홈런을 맞고 연장 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 9구 연속 직구를 던졌으나 좀처럼 헛스윙을 얻지 못했고, 결국 최인호의 방망이에 그의 공이 제대로 걸렸다.사실 빌미를 제공한 건 따로 있었다. 그는 4구째 직구로 최인호에게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는데, 포수 김기연과 3루수 임종성이 서로 미루다 처리에 실패했다. 포구 실책이 기록됐고, 이후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2점은 그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렇다해도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는 건 심상치 않은 일이다. 1경기만의 일도 아니다. 김택연은 지난 1일 KT 위즈전 때도 9회 올라왔다가 안현민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최인호의 홈런과 상황이 비슷했다. 김택연은 10구 연속 직구 승부를 펼쳤으나 안현민의 방망이에 타이밍이 계속 걸렸고 결국 장타로 이어졌다.김택연의 직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김택연은 지난해 데뷔해 최고의 1년 차 시즌을 보낸 바 있다. 60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썼다. 김택연에게 역대급 시즌을 안겨준 게 그의 돌직구다. 150㎞/h 안팎을 기록하던 그의 강속구는 지난해 스탯티즈 기준 헛스윙 비율 28.9%, 피안타율 0.200, 피장타율 0.272로 1군 타자들을 잡아냈다. 알고도 못 치는 공에 가까웠다. 올해는 그 직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올해 김택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9.4㎞/h. 지난해(148.1㎞/h)보다 오히려 올랐다. 구속 측정 기준이 지난해 PTS에서 올해 트랙맨 레이더로 바뀐 걸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유지된 수준이다.결과는 딴판이다. 방망이에 맞히는 수준은 비슷하다. 올해 헛스윙 유도 비율은 26.7%, 피안타율은 0.191로 예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피장타율이 0.426까지 훌쩍 뛰었다. 지난해 풀시즌 피홈런이 2개인데 올해 벌써 3개나 내준 상황이다.일시적 부진일 수도 있고, 제구의 문제일 수도 있다. 데이터 상으로도 직구 자체 위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겨우 18과 3분의 2이닝이라는 작은 샘플 사이즈 안에서 생긴 해프닝일 수도 있다. 다만 단조로운 구종 배합의 한계를 보여준 건 있다. 김택연은 최인호에게 홈런을 맞을 때도, 안현민에게 홈런을 맞을 때도 9구 연속, 10구 연속 직구를 던지다 장타를 내줬다. 최인호는 지난해 직구 상대 타율 0.308 장타율 0.473을 기록해 강점을 보인 타자였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더 섞을 법 했으나 직구를 고집하다 점수를 내줬다.'터미네이터'로 불리는 안현민은 아예 직구를 잡아먹는 '야수'에 가깝다. 올 시즌 13경기 출전에 그치지만 직구 타율이 0.500에 달한다. 1군 통산 29경기 출전에 그쳐 슬라이더엔 약점이 있는데, 당시 김택연은 그 약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아무리 빠른 직구도 타자가 노리고 들어오면 방망이에 맞는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속 마무리로 유명한 아롤디스 채프먼도 2016년까진 직구 구사율이 80%가 넘었으나 이를 점차 50%대, 그 이하로 줄였다. 평균 161㎞/h의 빠른 공도 노리고 들어오니 타자를 당해낼 수 없었다. 김택연의 직구 역시 2년 차 시즌을 맞아 타자들이 집요하게 이를 노린다.김택연은 변화구의 필요성을 충분히 아는 투수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플리터를 실험했고, 스리 피치를 장착할 경우 슬라이더에도 변화를 줘 안정감 있는 레퍼토리를 구축하겠다는 탄탄한 계획도 있다. 그 정도로 김택연은 지성과 학구열, 배짱을 두루 갖춘 투수다. 채프먼 역시 싱커와 스플리터 구사율을 높여 약점을 보완한 바 있다.그저 현재까진 그 결과가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2년 차 징크스를 이겨낼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김택연 본인에게 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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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던져도 겸손하다...정우주 "선발 투수 꿈이지만, 한화 선발진 가장 좋잖아요"

"선발 투수가 꿈이긴 하지만, 팀에서 맡겨주시는대로 하다 보면 나중에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구위는 이미 프로급이다. 욕심도 낼 법 하다. 하지만 정우주(18·전주고)는 겸손하게 프로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정우주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24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정우주는 3학년인 올해 고교 무대에서 23경기에서 54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1패 평균자책점 1.31에 31피안타 2피홈런 21볼넷 94탈삼진 14실점(8자책)으로 고교야구 최고 활약을 펼쳤다.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일찌감치 최대어로 분류된 그는 정현우(덕수고)에 이은 2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정우주의 강점은 최고 156㎞/h에 이르는 강속구다. 프로 무대에서도 최고속이라 할 구위지만, 정우주는 프로 무대를 결코 가벼이 보고 있지 않았다. 마무리 훈련에서 프로 선배들의 실력을 느꼈기 때문에 더 그랬다.25일 수상 후 취재진과 만난 정우주는 마무리 훈련 소감을 묻자 "최고 베테랑 선배들께서도 합류하신 만큼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내가 부족했던 게 변화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양상문 코치님, 윤규진 코치님께 배우면서, 앞으로 더 운동을 이어간다면 더 시너지를 낼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원래도 변화구를 몇 개 던지긴 했지만, 완성도가 좋지 않았다. 코치님께서 스플리터를 던지지 말고 커브와 슬라이더 위주로 확실하게 가자고 하셔서 그러기로 했다. 이제 변화구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감각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정우주는 "고교야구는 일주일에 한두 번 경기하지만, 프로야구는 매일 한다. 멘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선발 투수가 되면 일주일에 한 번만 던질 수 있지 않나"라는 농담 섞인 질문이 나오자 정우주는 "선발 투수가 꿈이긴 하지만, 팀에서 맡겨주시는 대로 하겠다"며 "나중에 연차가 쌓였을 때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한화 선발진이 빈틈이 줄어든 것도 정우주가 욕심을 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한화는 올해 스토브리그가 열리자 선발 최대어 엄상백을 4년 최대 78억원에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기존 류현진, 문동주에 엄상백이 더해진 한화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채우면 선발 투수 5명이 모두 꽉 차게 된다.정우주는 "아마 국내에서 가장 좋은 선발진이 아닐까"라며 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1년 차부터 그 선발진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건 조금 거만한 말이고, 욕심 같다. 불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정우주가 아마추어 야구선수를 대표해 상을 받은 이날은 신인왕 시상이 열릴 KBO리그 시상식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다. 정우주에게 이를 묻자 "물론 신인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그런 큰 목표보다는 내 눈앞의 하나 하나를 먼저 이루고 싶다. 우선은 한화 가을야구가 먼저다. 내 역할을 잘 한다면, 운이 좋다면 신인왕도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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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다 허겁지겁...두산 2R 최민석 "김택연 선배 직구, 가까이서 보고 파" [드래프트]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26순위에서 두산 베어스가 서울고 투수 최민석(18)의 이름을 불렀다.그런데 그 순간 최민석은 현장이 아닌 집에 있었다. 당초 상위 지명 유력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미리 초대하는데, 최민석은 KBO가 초대장을 보낸 선수가 아니었던 거다.'다행히' 최민석은 행사장까지 갈 수 있는 곳에 있었다. 잠실 근방에 집이 있었던 덕에 학교 코치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은 그는 급하게 행사장을 찾아가 행사 후 진행된 인터뷰에 늦지 않게 참석할 수 있었다.인터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민석은 "원래도 2라운드 후반에서 3라운드 초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빨리 뽑힌 것 같다"고 기뻐했다. 물론 1군 엔트리에 들었을 때 이야기지만, '집 앞'에 취직하게 된 셈이다. 전체 1순위 지명자인 정현우(키움 히어로즈)가 "집이 서울이고 고척돔과 멀지 않아 키움에 지명받길 바랐는데 집밥을 먹으며 다닐 수 있어 기쁘다"고 한 것처럼 그 역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최민석은 "부모님께선 어느 구단에 지명됐느냐 이전에 먼저 (기뻐서) 우셨다"고 떠올렸다.최민석은 "서울고 김동수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야구하도록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이제 (야구 잘 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전했다.최민석은 롤 모델로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을 뽑았다. 2018년과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강속구 에이스다. 마른 몸에도 시속 161㎞/h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구사한다.최민석도 몸은 조금 말랐지만, 구속에는 자신 있어했다. 140 후반을 던진다고 밝힌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구속이 좀 올라왔다. 원래 사이드암스로였는데 오버로 바꾸고 올랐다"고 전했다.최민석은 1년 선배이자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김택연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지난해 1라운드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3승 2패 1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9로 올해 신인왕에서 최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민석은 "김택연 선수께서 던지는 걸 한 번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는 데도 베테랑 선수처럼 공이 좋다. 말이 안 되는 구위"라고 놀라했다.보는 것 말고 상대해보고 싶은 선배로는 강백호를 꼽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8년 KT 위즈에 입단한 강백호는 최근 2년 부진을 씻고 올해 타율 0.290 25홈런 92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2018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20대 타자로 꼽힌다. 역시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김서현도 강백호를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꼽은 바 있다. 최민석은 "서울고 시절에 대해 들려오는 게 있다 보니, 후배들에겐 약간 서울고 야구부 레전드 느낌"이라고 전했다.최민석의 목표는 뭘까. 최민석은 "일단 모든 일엔 순서가 있으니 1군 스프링캠프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후 개막전 엔트리나 시범경기 출전 등을 먼저 이뤄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한 번만 반짝이지 않고 꾸준히 반짝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하고 싶은 건 선발 투수지만, 팀이 시켜주시는 대로 하겠다. 자리 잡은 후 선발 투수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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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투심'으로 최초 10승 20홀드 눈앞…김민, 첫 태극마크 꿈꾼다 [IS 인터뷰]

김민(25·KT 위즈)이 드디어 '만년 유망주'의 알을 깨고 KBO리그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김민은 올 시즌 62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71(2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팀 공헌도가 으뜸이다. 전반기 선발진이 무너진 마운드를 마무리 박영현(10승 2패 22세이브)과 함께 지켰다.선발 투수의 부진을 메우며 긴 이닝을 막아왔더니 구원승도 차곡차곡 쌓였다. 김민은 이미 8승을 수확했고 20홀드도 가시권이다. 만약 그가 10승을 이루면 10승 투수 중 최다 홀드(17개)를 기록했던 이재우(2008년) 안지만(2011년)을 넘는다. 나아가 역대 최초 10승 20홀드까지 노려볼 수 있다.김민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대형 유망주였다. 유신고 시절엔 안우진, 곽빈 등과 함께 투수 유망주 중 으뜸으로 꼽혔지만, 프로 입단 후 정체기가 길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14승 19패 3홀드가 전부였다. 최고 150㎞/h 이상의 직구가 있었지만 1군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올해 달라진 비결은 투심 패스트볼(투심)이다. 김민은 올 시즌 평균 148.1㎞/h의 투심(구사율 50.4%)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본지와 만난 김민은 "이전까진 150㎞/h 이상 직구를 던지는 투수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래퍼토리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올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성공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투심 피안타율은 0.339로 높다. 대신 투심과 조합으로 슬라이더(구사율 43.4%)의 위력(피안타율 0.179)이 막강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슬라이더의 낙차가 큰 편이다. 고속 슬러브(슬라이더+커브) 같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은 "삼진을 잡을 때와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 목적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투구한다. 평균 132㎞/h 정도의 종슬라이더와 낮고 빠르게 떨어지는 138㎞/h 커터성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했다. 김민의 목표는 올해 11월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팀 승선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0일 60인 엔트리를 구성하고, 이어 10월 10일 최종(28인) 엔트리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민은 데뷔 후 올 시즌(62경기 70과 3분의 1이닝) 가장 많이 던졌다. 하지만 "나 빼고는 (동기들이) 다 국가대표까지 성장했다. 나도 욕심이 있다. 야구 선수라면 (국제 무대에) 가보는 게 꿈"이라며 "올 시즌 많이 던졌다고 시즌 후 쉬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나라를 위해 던지는 건 영광"이라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03 08:43
메이저리그

"냄새나" 야유한 상대 팬에 역전타 선사...KBO리그 출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7타점 맹폭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3)가 한 경기 7타점을 몰아치며 소속팀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9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치며 7타점을 기록했다. 대역전극 신호탄을 쏘며 소속팀 시카고 컵스의 14-10 승리를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컵스 타선이 내셔널리그(NL) 신인상 후보 1순위 폴 스킨스를 상대로 고전하며 3-10, 7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선두 타자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안타로 나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카일 니콜라스의 6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5점 차로 점수를 좁히는 투런홈런을 쳤다. 스코어(5-10)가 이어진 8회 초 1사 1·2루에서는 105마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아롤디스 채프먼의 초구 몸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 선상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구가 파울 지역 펜스 모서리에 맞고 다시 홈 방향으로 역주행 하는 행운이 따랐다. 컵스는 이 공격에서 추가 1득점하며 8-10, 2점 차로 따라붙었다. 결승타도 베탄코트의 몫이었다. 컵스는 9회 초 스즈키 세이야와 아이삭 파레데스가 안타, 니코 호너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만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땅볼을 치며 득점, 9-10으로 따라붙었다. 스완슨이 도루까지 성공하며 1루가 비자, 피츠버그 벤치는 크로우-암스트롱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베탄코트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앞서 5타점을 올렸던 베탄코트는 마운드에 있던 피츠버그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베드너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치며 2타점을 올렸다. 컵스가 11-10으로 역전한 순간이다. 이후 컵스 타선은 이안 햅, 마이크 터크먼, 세이야가 연속 3안타를 치며 14-10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베탄코트는 2019시즌 NC 소속으로 53경기에 나서 타율 0.246, 8홈런을 기록했다. 포수와 1루수, 외야수를 모두 소화했다. 초고속 2루 송구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동행하진 못했다. 베탄코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했지만, 2022~2023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빅리그 소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 시즌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작해 컵스로 이적했다. MLB닷컴은 "컵스가 7점 차 이상 열세를 역전한 건 지난해 4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처음이다. 연속 시즌으로 이런 기록을 남긴 것도 1998·1999시즌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피츠버그 3연전에서 총 41득점을 기록한 컵스 타선의 화력에 대해서는 "1901년 이후 4번째로 많았다"라고 했다. 베탄코트가 9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한 홈팬이 그를 향해 냄새가 난다(You stink)며 야유했다. MLB닷컴은 베탄코트가 이 상황에서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입을 다물 게 해줄 것"이라고 되뇌인 뒤 타석에 섰고, 역전 적시타를 친 뒤 야유한 팬을 향해 통쾌한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9 13:20
메이저리그

'메릴 맹추격' 신인왕 레이스...이닝 제한 미룬 스킨스, '6이닝 9K' 완벽투 승리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이 시즌 막판 더 뜨겁게 달궈졌다. 신인왕 1순위로 꼽히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외야수 잭슨 메릴의 맹추격을 받는 가운데 이닝 제한을 미루고 완벽한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스킨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배지환은 이날 경기에서 결장했다.투구 내용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날 스킨스는 직구 최고 시속 100.1마일(161㎞)을 찍은 가운데 고속 싱커, 슬라이더를 고루 던지며 신시내티 타선을 제압했다. 헛스윙은 12번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하드 히트(시속 95마일 이상 타구)는 단 1개만 내줬다. 스킨스의 호투에 힘을 얻은 타선도 5회 말 2사 만루 때 내야안타, 사구, 싹쓸이 2루타, 중전 적시타를 연달아 터뜨려 승기를 가져왔다. 6회 말엔 베테랑 야스마니 그랜달의 중월 솔로 홈런까지 더해지며 쐐기를 박았다.스킨스는 이날 호투로 시즌 성적을 8승 2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더 끌어올렸다. 104이닝 동안 잡은 탈삼진이 130개에 달하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94에 불과하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은퇴) 이후 최고의 투수라는 찬사를 받고 전체 1번으로 2023 신인 드래프트 때 지명된 그는 불과 1년여 만에 빅리그에 올라 리그를 평정하는 중이다.누가 봐도 신인왕 1순위여야 하지만, 한 가지 변수가 있었다. 다른 MLB 구단들이 그랬듯 피츠버그도 그의 부상을 경계해 이닝 제한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인 그가 이닝 제한을 걸고 시즌을 조기 마감한다면 신인왕 경쟁에서도 표를 잃을 수 있었다. 설상가상 경쟁자의 기세도 뜨겁다. 시즌 중반까진 스킨스가 신인왕 레이스에서 독주했으나 최근엔 샌디에이고 외야수 메릴이 맹렬히 그를 추격했다. 메릴은 22일 기준 타율 0.291 18홈런 13도루 71타점 63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 타율 0.333 장타율 0.667을 기록, 샌디에이고가 와일드카드 레이스 선두를 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고 있다.자칫 신인왕 타이틀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피츠버그도 섣불리 이닝 제한은 걸지 않을 거로 보인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23일(한국시간) "데릭 쉘튼 감독은 '당장 그의 이닝을 제한할 계획은 없다. 어떤 방식이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소 5일 휴식을 부여할 것이고, 마이너리그 경력이 짧았던 만큼 관리에 신경쓸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이닝 제한은 최근 선발 투수 신인왕이 드물었던 이유기도 하다. 내셔널리그는 2014년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 아메리칸리그는 2016년 마이클 풀머(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마지막이다. 2018년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가 수상했지만, 투타겸업 선수였다. 2020년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브루어스)가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수상했지만, 구원 투수인데다 단축 시즌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신인 선발 투수들이 이닝 관리를 받는 만큼 야수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 생긴 결과다.하지만 스킨스는 조금 다른 결과를 받을 수도 있다. 투구 제한이 미뤄진 만큼, 스킨스와 메릴의 신인왕 경쟁도 마지막까지 가야 향방이 결정될 거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3 11:34
프로야구

'후반기 첫 승' 김경문 감독 "야수들 수비 집중력 보여줘...내일도 멋진 경기 보일 것"[IS 고척]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첫 승을 수확했다. 투수의 호투,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야수진의 호수비로 영봉승을 거뒀다.한화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7-0으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전적 37승 2무 44패를 기록, 전날 반 경기까지 좁혀졌던 10위 키움과 승차를 다시 1.5경기로 벌렸다.공·수 모두 완벽한 경기였다. 한화는 5회 이도윤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7회 석 점, 8회 두 점을 추가해 순식간에 쐐기를 박았다. 흔들리는 키움 불펜을 사정 없이 몰아쳤다.하지만 타선만큼 눈에 띈 게 마운드와 수비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하이메 바리아는 최근 3경기 연속 부진(평균자책점 8.10)을 딛고 모처럼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최고 153㎞/h 직구에 최고 144㎞/h 고속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 바리아는 이날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을 수확했다. 탈삼진은 적었지만 단 80구만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로 키움 타자들에게 범타를 양산했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상하 제구가 완벽에 가까웠다.수비에서는 좌익수 이원석, 유격수 이도윤과 2루수 안치홍의 호수비가 빛났다. 이도윤은 3회 좌익수 앞 타구와 5회 2루타성 타구를 지워냈고, 이도윤도 6회 낮고 빠른 타구를 포구해 안치홍과 병살타를 합작했다.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바리아가 선발투수로서 자기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며 "이원석의 호수비를 비롯해 야수들이 수비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고 바리아와 야수진의 활약을 칭찬했다.한화는 11일 같은 고척에서 키움과 다시 만난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출격하고, 키움은 하영민이 나선다. 김경문 감독은 "내일도 팬 여러분께 멋진 야구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헸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10 22:13
프로야구

'이도윤 결승타+채은성 쐐기포' 한화, 키움에 역전패 설욕...바리아도 '3승' 수확 [IS 고척]

전날 역전패로 무너졌던 한화 이글스가 타선이 폭발하며 후반기 두 번째 경기에서 영봉승을 수확했다.한화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7-0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37승 2무 44패를 기록한 한화는 전날 반 경기까지 좁혀졌던 키움과 승차를 다시 1.5경기로 벌려 9위를 지켜냈다.전날 백투백 홈런을 치고도 8회 역전을 내줬던 한화는 이날은 달랐다. 마운드 대결부터 팽팽했다. 한화는 3경기 연속 부진(평균자책점 8.10)했던 하이메 바리아가 모처럼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최고 153㎞/h 직구에 최고 144㎞/h 고속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 바리아는 이날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을 수확했다.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80구만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로 키움 타자들에게 범타를 양산했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상하 제구가 완벽에 가까웠다. 바리아가 키움의 전광판을 0으로 채우는 동안 타선도 분전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4위(3.14)와 전반기 10승을 이룬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한화는 5회 1사 후 김태연과 이재원이 연속 안타로 밥상을 차렸다. 후속 하주석이 무사 1·3루 기회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키움의 수비에 막혔다. 내야로 달려들어 온 키움 3루수 송성문이 타구를 재빨리 포구했고, 홈으로 던져 쇄도하던 김태연을 잡아냈다.하지만 결국 웃은 건 한화였다. 한화는 2사 위기에 몰렸으나 9번 타자 이도윤이 일격을 날렸다. 이도윤은 헤이수스의 148㎞/h 직구를 통타, 우중간으로 장타를 날려 보냈다. 키움 우익수 이형종이 포구를 시도했지만 뒤로 빠뜨리면서 한화는 주자 두 명이 모두 들어와 선취 2득점을 기록했다.전날 불펜 제구 난조로 역전을 내줬던 한화는 이날 키움 붚펜의 제구 난조를 놓치지 않았다. 한화는 7회 구원 등판한 키움 주승우에게 1사 후 김태연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주승우가 몸쪽 직구를 던지다 최재훈에게 사구를 내줬다. 선취점을 낸 이도윤이 다시 방망이를 돌렸다.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도윤은 깔끔한 우전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한화는 후속 이도윤이 안타로 만루 기회를 연결했다.주승우는 결국 안정을 찾지 못했고, 베테랑 김강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내줬다. 4-0. 키움은 뒤늦게 불펜을 올렸으나 조영건 역시 요나단 페라자에게 밀어내기 볼넷 실점을 허용했다. 한화는 8회 쐐기타를 날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채은성이 키움 문성현이 던진 3구 140㎞/h 하이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힘껏 돌렸다. 좌월 솔로 홈런. 이 타석 전까지 올 시즌 키움전 30타수 무안타를 이어가던 채은성의 첫 키움전 안타였다. 승기를 굳힌 한화는 후속 장진혁의 안타, 하주석과 이도윤의 볼넷, 이원ㅅ헉의 땅볼을 묶어 한 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한화는 결승타 이도윤이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하위 타선의 복병 역할을 해냈다. 빠른 발을 살려 1번 타자 중책을 맡은 이원석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6번 김태연도 3타수 2안타 멀티 히트를 남겼다. 이도윤과 이원석은 각각 유격수와 좌익수로 호수비도 펼쳤다. 3회 말 이주형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포구해 낸 이원석은 5회 때도 로니 도슨의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아웃을 확인한 투수 바리아가 두 팔을 들어 환호할 정도의 수비였다. 이도윤 역시 6회 2-유 간을 가를 만한 타구를 포구, 안치홍에게 연결해 병살타로 만들어냈다. 이들이야말로 이날 영봉승의 일등공신들이었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10 21:23
프로야구

"해외 진출? 1선발 지키기부터!" 18승 페이스에도 덤덤, 삼성에 진심인 '에이스' 원태인 [IS 스타]

KBO리그 다승 공동 1위(5승 1패), 평균자책점(ERA) 2위(1.79). 특급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해 원태인은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15승 이상을 달성한 삼성의 토종 선발이 될 수 있다. 2015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왕조' 마지막 해였다. 2019년 삼성 입단 당시 "왕조 부흥의 주역이 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푸른 피 에이스'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원태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개인 성적과 순위는 점차 떨어질 수 있다"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컨디션과 구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삼성의) 1선발 자리는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에이스를 향한 욕심을 내비쳤다. 사실 원태인 자신도 지금 같은 페이스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정규시즌에서 150이닝을 던졌고, 국가대표에 세 차례(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나 뽑히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 합류도 동료들보다 늦었다. 원태인도 "(시즌 준비를 늦게 하면서)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 같았는데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원태인에겐 상승세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커브라는 제5의 무기가 생기면서 투구 패턴이 다채로워졌다. 지난겨울 원태인은 새로 부임한 정민태 투수 코치의 슬로 커브를 장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로부터 초고속 커브도 배웠다.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완성했다.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위기 때마다 번뜩인다. 원태인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를 역이용하고 싶었다. 다양한 구종을 다른 각도와 스피드로 던지니까 타자들이 헷갈려 하더라. 투구의 선택지가 많아져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노련미까지 장착하며 더 진화하고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로 6년 차 원태인은 해외 구단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자격을 얻기까지 두 시즌을 남겨두고 있다.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미국 혹은 일본 진출을 꿈꿨다. 그는 "해외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잡으면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포스팅까지) 얼마 남지 않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면서도 "지금은 삼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어느덧 원태인은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 됐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승현(22·3경기 2승 1패 ERA 1.80) 이호성(20·5경기 1승 2패 ERA 4.00) 등 후배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원태인에겐 또 다른 자극이다. 원태인은 "동생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생긴다"라면서 "토종 에이스, 1선발 자리는 뺏길 수 없다. 더 잘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5.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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