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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심 잡아주는 절대적인 지주" 리그 최고령 100홀드, 불펜의 코어 노경은 [IS 피플]

"어린 친구들이 성장할 수 있게끔 버텨준 게 경은이다. 가장 믿는 카드다."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베테랑 불펜 노경은(41)을 두고 한 말이다.노경은은 지난 26일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잠실 두산 베어스전 4-1로 앞선 8회 말 등판한 그는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4번째이자 개인 통산 100번째 홀드를 챙겼다. 41세 3개월 15일의 나이로 통산 세 자릿수 홀드를 정복, 2023년 김진성(LG 트윈스)이 달성한 리그 최고령 100홀드 기록(종전 38세 6개월 28일)을 크게 경신했다.2021년 12월 SSG에 합류한 노경은은 불펜의 코어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에는 38홀드를 기록, 2012년 박희수가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종전 34홀드)을 갈아치우며 리그 사상 첫 2년 연속 30홀드 대업을 달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2007년 류택현(당시 LG 트윈스)이 해낸 리그 최고령 홀드왕 기록(종전 36세)마저 갈아치웠다. 이숭용 감독은 멀티 이닝과 위기에 강한 노경은을 중간 계투로 활용,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조병현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고, 올 시즌 이로운이 필승조로 도약한 배경에도 노경은의 역할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엄청난 루틴(Routine·습관)을 소화하는데,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후배들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SSG 구단 관계자는 "불펜에서 큰 형인 노경은이 노하우를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알려준다. 그의 루틴을 따라 하면서 (각자의 방법을) 찾기도 한다"며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는 절대적인 지주이다. 그 나이에 150㎞/h를 던진다는 것 자체가 본보기 아닐까 한다. 비시즌에 야구장을 가면 훈련하는 노경은이 있다"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지난겨울 가치를 인정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해 2+1년 최대 25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13억원, 옵션 9억)에 잔류한 것. 처음 FA 권리를 행사한 2019년 11월(당시 롯데 자이언츠 잔류, 2년 최대 11억원)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그는 변함없이 묵묵히 공을 던진다. SSG 필승조 김민은 "경은 선배님이 마운드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젊은 투수들이 굉장히 많은 힘을 얻는 거 같다. 반대로 우리가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며 "작년(83과 3분의 2이닝)에 너무 많이 던지셔서 도와드리고 싶다. 관리를 잘하시는 선배님이라 (향후) 5~7년은 더 하지 않으실까"라고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6.29 13:52
메이저리그

'뷸러보다 더 많은 계약금 25억' 1R 지명 유망주 출신, 대만 CPBL 간다

마이너리그 유망주 출신 오른손 투수 놀란 왓슨(28)이 대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대만 야구 소식을 전하는 CPBL STATS는 5일 '중신 브라더스 구단이 왓슨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왓슨은 신체검사를 마친 뒤 구단 팜 시설에 입소했다'라고 전했다. 중신은 현재 KBO리그 경력의 마리오 산체스(어깨)와 호세 데 폴라(왼팔)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 외국인 투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왓슨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이 185만 달러(25억원)로 그해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된 워커 뷸러(현 보스턴 레드삭스)보다 몸값이 비쌌다. MLB 통산 51승을 기록 중인 뷸러는 왓슨보다 앞서 호명됐으나 계약금은 178만 달러(24억원)로 약간 적었다. 왓슨은 2018년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10승을 따내는 등 선발 자원으로 육성됐다.하지만 2019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할 수술)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이 꼬였다. 2021시즌 복귀한 뒤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6.81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푸에르토리코 윈터리그에서 기회를 노렸다. 성적은 5경기(선발 2경기) 평균자책점 3.68.CPBL STATS는 '왓슨은 2024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올해는 푸에르토리코에서 5경기에 등판해 7과 3분의 1이닝을 투구했다'라고 조명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6.05 20:15
프로야구

18년 몸담았던 친정팀 향한 90도 인사, 끝내 들지 못한 고개

LG 트윈스 김강률(37)은 마운드에 오른 뒤 친정팀을 향해 90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마운드를 내려올 때 웃진 못했다. 김강률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 6회 말 구원 등판했다. 지난해 12월 LG와 3+1년, 최대 14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9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이후 친정팀을 처음 상대하게 됐다. 그는 2007년 입단 때부터 지난해까지 프로 무대에선 18년 동안 두산 유니폼만 입었다. 그는 "오랫동안 몸 담았던 팀을 옮기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늦은 나이에 팀을 옮겼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LG로 옮겨 기분이 묘하다"라면서 "그동안 부상이 많았다. 주변에서 '여러 번 수술하고 FA 계약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하더라. 이제는 LG 트윈스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이적 소감을 전했다. 김강률은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마친 뒤 1루측 두산 홈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곧바로 정면을 향해서도 90도로 허리를 숙인 채 다시 한번 인사했다. 그러나 2-2로 맞선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강률은 첫 타자 오명진에게 밀어내기 역전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강승호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김강률은 이후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땅볼 2개, 삼진 1개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강률은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을 3루측 더그아웃으로 옮겼다. 앞 투수(박명근)가 남겨놓은 세 명의 주자에게 모두 득점을 허용해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강률은 이적 후 LG 필승조로 활약하며 올 시즌 10경기에서 1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5.09 13:41
프로야구

'벤치 전략' 무색한 볼넷, 피OPS 1.264…'베테랑 스윙맨'의 반등 필요한 KIA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베테랑 사이드암스로 임기영(32·KIA 타이거즈)의 투구가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다. 임기영은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 0-2로 뒤진 5회 초 2사 1·2루 위기에서 등판, 첫 타자 맷 데이비슨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곧바로 교체됐다. 뒤이어 나온 이준영이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 처리해 승계 주자 실점이 올라가진 않았다. 이로써 임기영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0(5와 3분의 1이닝 8실점)을 유지했다.이범호 감독이 데이비슨 타석에서 임기영을 붙인 건 '외국인 타자가 사이드암스로에 생소하다'는 점을 이용한 전략인 듯 보였다. 실제 임기영의 팀 동료인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타석에서 우규민(KT 위즈) 박치국(두산 베어스) 같은 사이드암스로를 상대 팀에서 투입한다. 그런데 전략이 무색할 정도로 임기영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볼 3개 이후 4구째 스트라이크가 선언됐으나 5구째 체인지업이 크게 빠졌다. 데이비슨은 단 한 번도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걸어 나갔다. 자칫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뻔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임기영은 닷새 만에 2군행을 통보받았다.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실점(총 6점)한 탓에 구위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한 달여 만인 지난달 19일 콜업된 임기영은 등판한 첫 2경기에서 모두 실점(총 2점)했다. 29일 NC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다시 '원포인트'로 나선 30일 경기에서 볼넷 허용 후 강판당했다. 사이드암 특성상 왼손 타자(이하 피안타율 0.455)에 약점이 있는데 오른손 타자(0.467)까지 제어하지 못하면서 승부처에는 내기 어려워졌다. 피안타율이 0.462, 피출루율(0.533)과 피장타율(0.731)을 합한 피OPS가 1.264에 이른다.임기영의 통산 성적은 51승 59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5.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가능 전천후 자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3년 최대 15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잔류 계약을 하기도 했다. 베테랑으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구단의 기대가 녹아 있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이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37경기, 평균자책점 6.31)부터 이어온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01 09:20
메이저리그

'플로리다주 거주' 블게주, 7272억원 중 계약금만 65% 4727억…절세까지 노렸나

최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연장 계약에 합의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가 엄청난 규모의 계약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대비 계약금의 비율이 무려 65%에 이른다.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0일(한국시간) '게레로 주니어의 연장 계약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그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거치지 않고 토론토와 5억 달러(7272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는 게 아니다'며 '놀라운 건 계약 관계자에 따르면 3억2500만 달러(4727억원)의 계약금이 포함돼 있다는 거다. 스물여섯 살인 게레로 주니어는 나머지 1억7500만 달러(2545억원)를 연봉으로 받게 된다'라고 전했다. 보너스와 연봉은 계약 기간인 14년 동안 매년 다양한 금액으로 분배된다. 메이저리그(MLB)에선 계약금의 규모를 제한하지 않는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모든 계약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며 "단순히 5억 달러라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러한 계약에는 많은 복잡성이 존재하는데 모두에게 적합한 협상안을 찾을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라고 말했다. 게레로 주니어의 계약에 계약금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절세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 구단의 연고 지역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이지만 게레로 주니어의 실거주지는 미국 플로리다주이다. 플로리다주는 텍사스주 등과 함께 미국의 주세(州稅)가 없는 지역 중 하나. 디애슬레틱은 '계약금은 선수의 거주 주에 할당된다. 게레로 주니어는 소득세가 없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기 때문에 보너스에 대한 주정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2월 중순 연장 계약 협상이 중단되기 전 토론토 구단에 '지급 유예(디퍼)' 없는 5억 달러를 요구했다. 당시엔,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협상 테이블을 접었는데 결국 지급 유예 없는 5억 달러를 따냈고 여기에 큰 폭의 계약금까지 손에 넣었다. 토론토로선 팀의 간판스타인 게레로 주니어의 편의를 최대한 봐준 셈이다. 디애슬레틱은 '연봉보다 계약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게 토론토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라고 밝혔다. 게레로 주니어는 MLB를 대표하는 젊은 슬러거다. MLB 통산(6년) 홈런이 160개. 4년 연속 올스타로 뽑힌 지난 시즌에는 159경기에 출전, 타율 0.323 30홈런 10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13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65(49타수 13안타)를 기록 중이다. MLB 통산 449홈런을 기록한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이기도 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0 09:07
프로야구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 낭만을 지운 ERA 27.00, 피안타율 0.667

베테랑 사이드암스로 임기영(32·KIA 타이거즈)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임기영은 지난 2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혼쭐이 났다. 6-11로 뒤진 7회 초 등판해 1이닝 6피안타 1볼넷 5실점 했다. 2사 1·2루에서 5연속 피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난타당했다. 6-13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2사 2·3루에선 정재훈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으나 백약이 무효했다.이로써 임기영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27.00(2이닝 6실점)까지 치솟았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1이닝 2피안타 1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실점. 세부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피안타율이 0.667,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4.50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득점권 피안타율도 0.857(7타수 6피안타)로 대단히 높다. 선발이 가능한 스윙맨으로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좀처럼 부진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한 임기영은 KIA에 잔류했다. 협상 과정에서 그는 심재학 KIA 단장에게 '팀에 남고 싶다'는 의미의 장문 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심 단장은 이를 두고 "진정성을 보여줬다"라고 촌평했다. 3년 최대 15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한 임기영은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KIA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팀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2014년 12월 오른손 투수 송은범(현 삼성 라이온즈)의 FA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그로선 타이거즈와의 인연을 10년 이상 이어갈 수 있게 돼 의미가 큰 계약이었다. 하지만 3년 계약의 첫 시즌 출발이 녹록하지 않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1.25(4이닝 8피안타 5실점)를 기록하며 부진했는데 페이스가 점점 더 바닥을 치고 있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게 버거우니 쓰임새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이범호 KIA 감독의 불펜 운영도 계산이 잘 서지 않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27 14:20
프로야구

김수경, 류현진의 데뷔전을 꿈꿨나..정현우 122구의 엔딩은 어떨까

혹사였나, 배려였나.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의 KBO리그 데뷔전은 여러 논란을 남겼다. 덕수고를 갓 졸업한 열아홉 살 투수가 프로 무대에 선 것만으로 크게 긴장했을 텐데 공을 너무 많이 던졌다. 122개는 그가 고교 시절에도 던진 적 없는 투구 수였다.정현우는 지난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5이닝 동안 8피안타·7볼넷·4탈삼진·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키움은 타선이 일찌감치 터진 덕분에 17-10으로 승리, 개막 후 3연패를 끊었다. 아울러 정현우는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 경기는 영광보다 논란이 더 크게 남았다. KBO리그 44년 역사를 통틀어 정현우가 데뷔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위는 1991년 김태형(당시 롯데 자이언츠)이고, 정현우 전까지 1998년 김수경(당시 현대 유니콘스)이 2위였다. 이 부문 5위가 2006년 LG 트윈스를 상대로 109개를 던진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다.투구 수 관리에 철저한 홍원기 키움 감독의 스타일과 키움 구단의 관리 시스템을 고려하면 정현우의 데뷔전은 이상한 점이 많았다. 구단 사상 3번째로 많은 계약금(5억원)을 받은 신인 투수는 키움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혹사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마운드에 오래 세워둘 이유가 없어 보였다. 정현우는 5회 말 선두 타자 변우혁에게 좌전 안타, 1사 뒤 윤도현에게 2루타를 맞았다. 투구 수 100개가 넘어갔는데도 홍원기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최원준을 삼진으로 잡은 정현우는 패트릭 위즈덤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나성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점수 차는 6-11로 좁아졌다. 정현우는 122번째 공을 던져 최형우를 외야 플라이로 잡았다. 기어이 5이닝을 채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것이다.이 과정은 정현우는 물론 홍원기 감독도 힘들어 보였다. 홍 감독은 마른 침을 삼키며 지난해 챔피언팀을 상대하는 신인 투수를 힘겹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교체 여부를) 많이 고민했다. 다행히 5회까지 (정현우의) 이 떨어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팀의 첫 승리를 위해 피칭을 이어가길 원하는 선수의 의지도 고려했다. 긴장하고 힘들었을 텐데 스스로 극복하면서 대견한 피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홍원기 감독은 모든 속내를 밝히지 않았다. 팀의 3연패를 끊고,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게 최우선이었다면 정현우를 4회까지(당시 투구 수 93개)만 던지게 하고 불펜을 가동하는 게 쉬운 선택이었다. 키움은 5회 초 4점을 뽑아 11-4로 크게 앞선 터였다.홍원기 감독은 정현우의 ‘데뷔전 선발승’을 챙겨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그의 스텝이 첫 경기부터 꼬이면 자신감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승부수를 던진 1이닝이 공 29개를 던지고 겨우 끝났을 만큼 길어졌다.예상보다 힘겨웠던 5회 말 피칭은 적잖은 스토리를 남겼다. 홍원기 감독은 논란을 기꺼이 떠안았다. 그리고 정현우는 ‘데뷔전 선발승’을 얻어냈다. 경기 후 그는 “점수 차가 워낙 컸고, 5이닝 이상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 끝까지 막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김수경은 1998년 12승을 거두며 신인왕과 승률왕(0.750)에 올랐다. 류현진은 2006년 18승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싹쓸이했다. 두 투수 모두 100개 이상을 던지며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그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류현진은 “날 믿고 선발로 기용해 주신 김인식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전한 바 있다. 홍원기 감독과 정현우는 그런 데뷔전을 꿈꿨던 것 같다. 첫 경기 성적은 슈퍼루키답지 않았지만, 데뷔전에 대한 마음의 부담은 덜어냈을 것이다. 정현우의 2025시즌은 어떻게 진행될까. 그 서사의 첫 페이지가 넘어갔다. 김식 기자 2025.03.27 12:50
프로야구

'강승호 2루타 3개인데…' 케이브 또 침묵, 개막 2연전 8타수 무안타 4삼진 [IS 냉탕]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3·두산 베어스)가 개막 2연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케이브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전날 개막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포함하면 개막 2연전 성적이 9타석 8타수 무안타 4삼진. 볼넷 1개만 골라내 출루율이 0.111이다.이날 케이브는 무기력했다. 타석에서 대처가 되지 않았다. 1회 첫 타석 평범한 1루 땅볼로 물러난 그는 4회와 5회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5회 초에는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 3개만 던진 김광현의 투구 레퍼토리를 무너트리지 못했다. 약점을 간파한 탓인지 김광현은 직구가 아닌 변화구 승부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8회에는 오른손 투수 김민 상대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케이브의 무안타가 뼈아픈 건 5번 강승호의 타격감 때문이다. 케이브에 이어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승호는 4타수 3안타 2득점 맹활약했다. 3안타가 모두 2루타일 정도로 쾌조의 타격감이었다. 개막전에선 케이브와 마찬가지로 4타수 무안타로 숨 고르기를 했는데 두 번째 경기에선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케이브가 출루하지 못하니 강승호의 화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강승호는 4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익수 방면 2루타, 6회에는 선두타자로 2루타를 때려냈다. 상황에 따라 대량 득점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언감생심이었다.케이브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123경기를 뛴 '현역 빅리거'이다. 영입 당시 두산은 "강한 손목 힘에서 나오는 빠른 배트 스피드가 장점인 MLB 수준 외야수"라며 "잠실야구장을 커버할 수 있는 외야 수비 능력과 센스 있는 주루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100만 달러(15억원)를 꽉 채웠다. 그런데 시범경기 타율이 0.240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무엇보다 28타석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홈런도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경기에 앞서 케이브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변화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며 "MLB에서 좋았을 때의 실력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마 종이 한 장 차이인 거 같은데 그것만 본인이 느끼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희망했다. 하지만 개막 2연전에선 기대한 모습을 볼 수 없다. 연패에 빠진 두산의 고민이 시작됐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23 18:05
프로야구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두산 케이브, 시범경기 이어 정규시즌 출발도 '잠잠' [IS 인천]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3·두산 베어스)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 케이브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변화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케이브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123경기를 뛴 '현역 빅리거'이다. 영입 당시 두산은 "강한 손목 힘에서 나오는 빠른 배트 스피드가 장점인 MLB 수준 외야수"라며 "잠실야구장을 커버할 수 있는 외야 수비 능력과 센스 있는 주루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100만 달러(15억원)를 꽉 채웠다.케이브의 타격은 잠잠하다. 시범경기 9경기 타율은 0.240(25타수 6안타). 출루율(0.321)과 장타율(0.320) 모두 기대를 밑돌았다. 무엇보다 시범경기 28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하나의 홈런을 쏘아 올리지 못했다. 22일 열린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침묵했다.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케이브는 4타수 무안타 2삼진 부진했다. 1번 김민석(4타수 2안타 2타점) 2번 김재환(5타수 2안타 2타점) 3번 양의지(3타수 2안타)가 모두 멀티히트를 해냈기 때문에 4번 케이브의 무안타가 더욱 두드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산은 개막전을 5-6으로 패했다. 케이브를 4번 타자로 낙점한 이승엽 감독으로선 당황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이 감독은 "케이브 선수가 MLB에서 좋았을 때의 실력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아마 종이 한 장 차이인 거 같은데 그것만 본인이 느끼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희망했다.한편 이날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김민석(좌익수) 김재환(지명타자) 양의지(포수) 케이브(우익수) 강승호(3루수) 양석환(1루수) 박준영(유격수) 이유찬(2루수) 정수빈(중견수) 순이다.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잭 로그.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23 14:48
프로야구

'5억팔' 정현우, 시범경기 ERA 0.82...소형준·이의리 계보 이을까 [IS 피플]

'전국 1등'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가 시범경기 세 번째 등판에서도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벌써 신인상을 받은 선배 선발 투수들과 비견되고 있다. 정현우는 지난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1회 초 야수 실책 탓에 출루를 허용하며 실점했고, 4회는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희생플라이 1개만 허용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정현우는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무실점, 두 번째 등판이었던 13일 SSG 랜더스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종 리허설'이었던 이날 다시 한번 호투했다. 성적은 2승 무패·평균자책점 0.82.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키움은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현우를 선택하고 계약금으로 5억원을 안겼다. 전주고 출신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렸지만, '즉시 전력감'이 필요했던 게 그 배경이었다. 정현우는 140㎞/h 대 후반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전반적으로 높은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움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기존 투수 2명, 타자 1명이었던 외국인 선수 구성을 투수 1명, 타자 2명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젊은 투수들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더 많이 주기로 했다. 정현우는 이런 기조 속에 일찌감치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5선발도 아니고 4선발. 그리고 시범경기 3경기 연속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신인상 기대감도 높아진다. 최근 10시즌, 신인상은 투수가 7회, 타자가 3회 수상했다. 그중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한 선수는 2016년 신재영, 2020년 소형준, 2021년 이의리, 2023년 문동주였다. 순수 신인은 소형준과 이의리 2명뿐이다. 문동주는 관리를 받은 데뷔 시즌(2023)은 28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다. 소형준도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소형준의 투구를 보고 성공을 확신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형준의 데뷔 시즌 시범경기 전적은 없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월 말 시범경기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 소형준은 무관중으로 치러진 5월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시범경기 기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당시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 무대 도전으로 팀을 떠난 상황에서 기회를 얻었고, 선발들을 제치고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의리도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무실점,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나선 KT 위즈전에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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