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4건
영화

[단독] ‘세계의 주인’ 서수빈 “연애할 때도 못 느껴본 감정” [2025 연말인터뷰]

2025년 극장가 침체기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도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며 K무비의 명맥을 이어온 이들이 있다. 이에 일간스포츠는 올해 영화계를 빛낸 감독, 주연배우, 신인배우, 제작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요. 너무 감사하죠.”배우 서수빈은 올해 영화계 최고의 ‘발견’이다. 지난 10월 데뷔작 ‘세계의 주인’을 선보인 그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단숨에 국내외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으며 주목할 만한 신예로 떠올랐다.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만난 서수빈은 “홍해국제영화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다가 어제 귀국했다. 나라마다 분위기가 엄청 다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영화란 문화가 이제 막 시작돼서 되게 자유로웠다. 바로 옆에서 후기를 들려줬다”며 환하게 웃었다.‘세계의 주인’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이 전교생이 참여한 성폭행범 출소 반대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18만명의 관객을 동원,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최고 성적을 냈다.‘세계의 주인’은 서수빈에게도 여러모로 유의미한 작품이다.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덕’의 증거이기도 하다. 아이돌 연습생에서 배우 지망생으로 한 차례 진로를 바꿨던 서수빈은 여느 또래들처럼 대학 진학을 앞두고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그때 배우의 길에 확신을 준 게 윤 감독의 ‘우리집’이었다. “정확히 기억해요. 2019년 9월 1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봤어요. 친구랑 둘이 봤는데 영화 속 공기가 극장에 흐르는 기분이었어요. 처음 겪는 일이었죠.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는 눈물이 주륵 흘러서 ‘이게 대체 뭐지?’ 싶었어요. ‘배우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 연기학원 등록하길 잘했다’ 싶으면서 ‘진짜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죠. 물론 감독님은 믿지 않으시지만요(웃음).”윤가은 감독과의 꿈만 같은 작업은 세 차례의 오디션으로 쟁취했다. 첫 만남에서는 윤 감독과 가벼운 사담을 나눴고, 이틀 후에는 그룹 오디션에 참여했다. 약 6시간 동안 12명의 또래 배우와 펼치는 즉흥극 형태였다. “그런 기회가 처음이라 그 자체로 행복했다”던 서수빈은 그날 오디션에서도 당당히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이뤄진 윤 감독과 세 번째 만남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연애 이야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털어놨다. “집에 와서 엄청 후회했을” 정도로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진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며칠 후 회사에서 이날 시간 되냐고 묻더라고요. 다른 오디션으로 알았는데, 감독님과 미팅이었죠. ‘제가 그때 뭘 실수했느냐’고 여쭸고, 감독님이 ‘맞다. 이만큼 반성문 써 오라’면서 두꺼운 봉투를 주셨어요. 그게 ‘세계의 주인’ 시나리오였죠. 집에 와서 시나리오를 다 읽고 딱 덮는데 눈물이 났어요.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이었죠.” 물론 쟁취의 기쁨을 오래 만끽할 여유는 없었다. 주인을 쌓아 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주인은 겉으로는 마냥 밝고 활발한 여고생이지만, 어린 시절 삼촌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한 아픔이 있다. 서수빈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주인의 상처와 이를 감추고 살아가는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끝없이 생각하고 또 노력했다.“매 순간을 믿었어요. 제가 믿고, 감독님의 디렉팅을 잘 들으면 그게 주인이지 않을까 했죠. 다만 불안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컸죠. 진짜 5개월 동안 머릿속에 감독님과 주인이뿐이었어요. 연애할 때도 안 그러는데 종일 둘만 생각했죠(웃음). 살면서 처음 느낀 감정 같아요.”“사실 감독님께 혼난 날도 많았다. 혼날 땐 엄청 무서웠는데, 평소에는 되게 섬세하고 따뜻하셨다”고 부연한 서수빈은 영화 개봉 후 가장 화제를 모은 세차장 신 비하인드도 공개했다.“감독님이 다른 장면은 리허설을 많이 시키셨는데, 그건 한 번도 안 하셨어요. 너무 불안해서 혼자 연습도 엄청 했죠. 근데 알고 봤더니 감독님의 큰 그림이셨더라고요. 촬영 당일에 제게 ‘넌 혼자가 아니다. 나와 스태프를 믿고 주인의 깊은 내면을 한번 만나러 가보자’라고 하셨죠. 6~7번 정도 테이크를 갔는데 정말 에너지 소모가 상당했어요. 뭔가를 하고 몸이 저릿하다는 느낌을 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교통사고를 당한 기분이었죠.” 서수빈의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영화에 대한 호평이나 관객수는 물론이고, 서수빈 개인의 성취도 컸다. 그는 ‘세계의 주인’으로 제5회 홍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제26회 여성영화인축제 신인연기상, 제12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배우상, 제29회 춘사국제영화제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품었다. 다만 서수빈에게 이보다 더 큰 성취는 가족과 지인의 기쁨이다.“시사회 때 부모님을 모셨는데 아빠가 그렇게 밝게 웃으시는 걸 초등학교 이후 처음 봤어요(웃음). 아빠 초등학교 동창 단톡방에 제 소식이 공유돼서 다들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대요. 근데 엄마, 아빠가 어떻게 답할지 몰라서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게 너무 웃기면서 기뻤어요. 학교 후배도 ‘선배를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해줬는데 그게 너무 감동이었죠.” 연말이 되면서 서수빈의 수상 낭보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차분히 일상을 소화하고 있다. 서수빈은 내년 2월 대학 졸업를 앞두고 막바지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동시에, 학교 근처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이어가고 있다.“솔직히 말하면 ‘세계의 주인’ 이후에 제 인생이 크게 바뀔 줄 알았어요. 제가 뭘 상상한 건지 모르겠지만(웃음),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질 줄 알았어요. 근데 똑같아요. 학교 다니면서 알바하면서 그러고 있죠. 영화제를 다니고 축하받은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어요. 오히려 앞으로에 대한 고민, 걱정이 커진 거 같아요.”이 고민과 걱정이 부정의 의미는 아니다. 서수빈은 이것들을 또 다른 양분으로 삼고, 배우로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기회가 온다면 뭐든 다 해보고 싶다”는 그는 “자신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스포츠 휴먼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바람도 덧붙였다. 이어진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회와 내년 목표를 묻는 말에는 수첩 속 기록을 살피며 지난해를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한 해였고, 사람이 좋아진 해였고, 진짜 세상을 마주한 느낌을 받은 해였죠. 모두 ‘세계의 주인’ 덕분이에요. 덕분에 제가 더 확장됐고, 타인의 다른 면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내년 목표도 이것저것 많은데, 그중 하나가 ‘모두에게 친절하기’죠. 올 한 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친절함이 주는 힘을 크게 배웠어요. 그래서 진짜 모두에게 친절해지고 싶습니다(웃음).”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2.31 06:00
OTT

‘흑백요리사’·‘하얼빈’ 백상예술대상 대상 영예…‘폭싹’ 4관왕 기쁨 [종합]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과 영화 ‘하얼빈’이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영예의 대상 주인공이 됐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신동엽, 수지, 박보검 3MC 체제로 진행된 가운데 ‘흑백요리사’는 방송 부문 대상, ‘하얼빈’은 영화 부문 대상을 각각 차지했다.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해외 넷플릭스 동료들로부터 한국 예능의 완성도와 제작 역량에 대해 놀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한국의 제작진들은 세계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진분들과 시청자들, 넷플릭스 코리아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김학민 PD는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준 백종원, 안성재 셰프, 그리고 모든 셰프에게 감사드린다. 10년 전 백상 예술대상에 처음 왔었는데 백스테이지에 있었다. 당시 대상을 나영석 선배가 받았다. PD로서 받는 대상은 평생 못 느껴보겠다고 했는데, 이런 기분일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하며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의 윤현준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백상에서 대상을 받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다름과 다양함을 추구하는 시상식에서 더 많은 예능을 만들고 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하얼빈’은 대상과 작품상 2개 부문 트로피를 가져갔다. ‘하얼빈’ 제작자인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영화적 동지인 우민호 감독 때문에 작품상을 받고 있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한국, 몽골, 라트비아 많은 나라를 추운 겨울에 다니며 찍었다. 함께 했던 현빈, 이동욱 등 많은 배우와 홍경표 촬영 감독, 스태프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우리는 극장용 영화라고 분류하고 제작하고 있는데 극장 3사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적자를 보면서도 영화를 틀어주기 위해 열심히 버티고 있다. 앞으로 더 멋진 극장용 영화를 만들어서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올해 최고 화제작인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극본상, 방송 작품상, 남자 조연상(최대훈), 여자 조연상(염혜란)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아이유, 박보검은 수상의 기쁨을 맛보진 못했으나 최다관왕 수상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박호식 바람픽쳐스 대표는 작품상을 수상하며 “많은 분의 응원, 애정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세상의 모든 당신들, 삶이 매번 봄일 순 없겠지만 푸지게 사시길 바라겠다”고 의미 있는 소감을 전했다.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혐오의 시대, 같이 좀 잘살아 보자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에 대해 인정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프로젝트에 설계도를 그려주신 임상춘 작가, 작가의 뜻에 따라 현장에서 드라마를 만들어준 배우, 스태프, 모든 품질을 높이는 것에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아 준 팬엔터테인먼트, 바람픽쳐스, 좋은 채널에서 방송할 수 있게 허락해준 넷플릭스, 엔딩크레딧에 올라가신 모든 스태프, 연기자들에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외에 방송 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정년이’ 김태리, ‘중증외상센터’ 주지훈이 수상했으며 영화 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리볼버’ 전도연, ‘파일럿’ 조정석이 각각 수상했다. 또 방송 부문 남녀 예능상은 ‘SNL코리아’ 이수지와 신동엽이 수상했다. 영화 부문 신인 연기상은 ‘청설’ 노윤서와 ‘전, 란’ 정성일이, 방송 부문 신인 연기상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채원빈과 ‘옥씨부인전’ 추영우가 받았다. 방송 부문 연출상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송연화 감독과 ‘리볼버’ 오승욱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프리즘 인기상은 ‘선재 업고 튀어’의 변우석과 김혜윤이 나란히 수상했다. 다음은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명단<방송>▲ 남자 신인 연기상 : 추영우 ‘옥씨부인전’▲ 여자 신인 연기상 : 채원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남자 조연상 : 최대훈 ‘폭싹 속았수다’▲ 여자 조연상 : 염혜란 ‘폭싹 속았수다’▲ 남자 예능상 : 신동엽▲ 여자 예능상 : 이수지▲ 예술상 : 장영규 ‘정년이’ 음악▲ 극본상 : 임상춘 ‘폭싹 속았수다’▲ 연출상 : 송연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교양 작품상 :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예능 작품상 : 풍향GO▲ 드라마 작품상 : ‘폭싹 속았수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주지훈 ‘중증외상센터’▲ 여자 최우수 연기상 : 김태리 ‘정년이’▲ 대상 :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영화>▲ 남자 신인 연기상 : 정성일 ‘전,란’▲ 여자 신인 연기상 : 노윤서 ‘청설’▲ 신인 감독상 : 오정민 ‘장손’▲ 각본상(시나리오상) : 신철, 박찬욱 ‘전,란’▲ 예술상 : 조영욱 ‘전,란’ 음악▲ 구찌 임팩트 어워드 : ‘아침바다 갈매기는’▲ 남자 조연상 : 유재명 ‘행복의 나라’▲ 여자 조연상 : 수현 ‘보통의 가족’▲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조정석 ‘파일럿’▲ 여자 최우수 연기상 : 전도연 ‘리볼버’▲ 감독상 : 오승욱 ‘리볼버’▲ 작품상 : 하얼빈▲ 대상 : 홍경표 ‘하얼빈’ 촬영<연극>▲ 백상연극상 : 작품 ‘퉁소소리’▲ 연기상 : 곽지숙‘몰타의 유대인’▲ 젊은연극상 : 극단/공놀이클럽<특별상>▲ 프리즘 인기상 : 변우석, 김혜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5.06 07:32
연예일반

좋은 배우이자 파트너…‘탈출’ ‘행복의 나라’에 담긴 마지막 이선균 [줌인]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유작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공개된다. 극을 이끄는 힘을 가진 좋은 주연배우이자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좋은 파트너로서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포문을 여는 작품은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다. 안개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 헬기 추락, 예기치 못한 군사용 실험견의 습격, 그리고 붕괴 위기에 놓인 공항대교까지 재난을 켜켜이 쌓아 올린 이 영화에서 이선균은 공항에 가기 직전 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을 연기했다.한 달 뒤인 8월 14일에는 ‘행복의 나라’로 돌아온다.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 관련 재판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선균은 상관의 지시를 따랐다가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 재판을 받게 되는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태주 역을 맡았다.‘탈출’은 이선균이 중심에서 이끌고 가는 텐트폴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인 ‘탈출’은 칸 버전보다 4분 가량 편집해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이선균은 제작자인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극의 중심을 잡으며 영화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극 중 그에게 부여된 역할은 뛰어난 정무 감각과 빠른 판단력,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란 설정 하나와 딸 경민(김수안)에게 신뢰를 잃은 아빠라는 설정 하나로, 이 두 가지 롤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선명하게 나뉘어 담겼다. 초반부 방점이 찍힌 건 안보실 행정관의 임무다. 본인이 사고를 당하고서도 가장 먼저 상부에 전화를 걸어 아침 뉴스를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하는가 하면, 프로젝트 사일런스 정체를 안 후에는 차기 대선판을 짜기 위해 급급하다. 시종일관 냉철하던 정원이 변하는 건 이야기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아내의 죽음 이후 무뚝뚝한 아빠를 자처했던 그는 딸의 목숨 앞에서 망설임 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위태로운 재난 상황에서 딸을 안전하게 구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그의 얼굴 위로 조급함, 절절함 등이 차곡차곡 쌓이며 드라마는 강력한 힘을 얻는다. 특히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에는 “고 이선균님을 기억합니다”라는, 이선균에게 건네는 제작진의 작별 인사가 담겨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어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에서는 위용을 뺀 모습으로 재판장 한가운데 선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는 10·26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 박흥주를 모티브로 만든 인물. 이번 영화에서는 강직한 군인의 얼굴로 그려진다.박흥주를 메인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지만, 이선균는 언제나처럼 극 전체를 욕심내지 않았다. 그는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그림자를 자처하면서도 극 한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자신에게 허락된 존재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왜 자신이 동료들에게, 한국 영화사에 좋은 파트너였는지 관객에게 증명할 예정이다.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으로, TV 단막극, 상업영화 단역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으며 올라온 배우다. 처음 대중에게 크게 이름을 알린 건 드라마 ‘하얀거탑’이었다. 이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선균은 드라마로 쌓은 인기에 매몰되지 않았다. 오히려 캐릭터의 경중이나 작품의 예산과 상관없이 작품 자체에 집중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누군가에게는 든든하지만 아렸던 ‘나의 아저씨’로 기억되고, 누군가에게는 치기 어린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억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생충’ 주역으로 기억된다. 물론 모두에게 공통되게 남아 있는 이선균의 기억도 있다. 누구보다 공수(攻守)에 능한 플레이어였다는 점이다.이선균은 치고 들어갈 때와 빠질 때를 아는, 완급 조절이 좋은 배우였다. 영화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악질경찰’ 등에서 이선균은 공격수에 가까웠다. 그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대부분의 화면을 지배하며 극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만들었다. 반면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잠’ 등에서는 확실한 수비수였다. 이때의 이선균은 도드라지기보다 자신의 쓰임을 정확하게 알고 기능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좋은 배우인 동시에 언제나 좋은 파트너로 불렸다. 이선균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두 작품 ‘탈출’과 ‘행복의 나라’는 그가 걸어온 두 가지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고 또 특별하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이선균은 특유의 연기 톤에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노력, 성실성 등이 종합적으로 묶여 그 자체로 하나의 색깔이자 개성이 된 배우”라고 정의했다. 이어 “‘탈출’과 ‘행복의 나라’ 모두 성수기 기대작이기도 하지만, 그의 연기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그의 유작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좋은 배우를 잃은 안타까움이 작품에 대한 기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9 06:00
연예일반

송강, 구교환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네…과몰입 유발 ‘탈주’ 관람 포인트 셋

개봉일 박스 오피스 1위로 출발한 이제훈X구교환 주연 ‘탈주’의 N차 관람 유발 포인트 톱3를 5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공개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첫 번째 포인트는 몰입도를 한층 더 올려주는 이제훈과 구교환의 강렬한 연기력이다. 개봉 전부터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 가운데, 개봉 후에도 두 배우가 선보이는 연기에 대한 높은 만족도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훈은 탈주하고자 하는 강한 집념과 의지가 담긴 눈빛의 규남으로, 구교환은 보위부 장교로서의 위압적인 분위기와 집요하고 무자비한 추격자의 현상으로 완성되어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추격 액션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두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 관객들은 “이제훈 배우의 연기는 항상 믿고 보지만 더욱 절실함이 느껴졌다. 구교환 배우의 순한맛과 매운맛을 넘나드는 스펙트럼까지 완벽했다”(CGV_HOCH****), “열정 한가득 이제훈 소름 한가득 구교환 시간 순삭”(CGV_일봉**), “이제훈 구교환 둘다 인생 연기인 듯…특히 구교환 장교 연기 너무 섹시하네요 캐릭터 소화력 미쳤다”(CGV_ek*******)라며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가 관객들에게 강렬한 잔상을 남기며 재관람 욕구를 일으킬 전망이다. 두 번째 N차 관람 유발 포인트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현상의 서사다. 현상은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보위부 장교로서의 주어진 삶대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현상의 피아노 연주 장면은 과거 유학 시절과 대비되는 현재의 삶에 순응하고 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높인다. 이어 잠깐 등장했지만 특별 출연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송강은 현상의 숨겨진 과거를 짐작케 하는 선우민이라는 인물로 등장해 두 인물의 케미스트리와 스토리의 깊이감을 더한다. 구교환은 “송강 배우가 등장하는 순간, 파노라마가 펼쳐지면서 둘 사이에 있었던 과거가 더욱 풍성해졌다”​라며 선우민의 등장으로 두 인물 사이 어떤 서사가 있을지 궁금증을 일으키며 이들의 관계성을 따라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세 번째 N차 관람 유발 포인트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표현해 주는 노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이다. 규남이 탈주하기 전부터 즐겨 듣던 ‘양화대교’는 규남이 열망하는 바를 이해시킬 수 있는 노래이다. 이종필 감독은 어렸을 적 순수하게 밝은 미래를 꿈꿨던 시절이 있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꿈을 다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전하고자 했다. 이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와 같은 가사가 담긴 ‘양화대교’는 규남의 지난 시간들과 규남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어 영화의 몰입도를 더한다. 극 중 초반에 관객들이 들었던 ‘양화대교’는 영화 관람 후 엔딩크레딧과 함께 들을 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며, 잔잔한 여운과 함께 재관람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5 18:01
연예일반

[IS리뷰] ‘가오갤3’ 세상 모든 별종들을 위한 찬가

영화의 가장 마지막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엔딩크레딧을 놓치지 마시라. 그곳에 영화관에 앉은 관객 모두가 나오니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가오갤3’)은 시리즈 1편부터 우주 최고의 별종, 아니 최강의 가디언즈들을 격렬하게 환영하고 지지해온 모든 괴짜 영화 팬들을 위한 찬가다.‘가오갤3’은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팀 가디언즈 멤버들과 힘을 모아 마지막일지도 모를 미션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리즈의 흥행사를 완성한 제임스 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특히 ‘가오갤3’은 제임스 건 감독이 실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공언한 바 있기에 마블과 팀 가디언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유쾌하고 경쾌한 시리즈인 만큼 최근 들어 침체된 분위기의 마블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로켓(브래들리 쿠퍼)이 있다. 라쿤인 로켓은 그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탄생이나 과거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말하기 싫다”는 뉘앙스로 피해온 바 있다. ‘가오갤3’에서는 평범한 라쿤이었던 그가 어떻게 뛰어난 지능을 가진 로켓이 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이 공개된다.적재적소에 사용되는 음악으로 유명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인 만큼 이번 편 역시 기대해도 좋다. 특히 오프닝을 여는 라디오헤드의 ‘크립’(Creep)은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관통한다. 제임스 건 감독은 그간 여러 자리에서 로켓을 자신의 페르소나라 소개했던 바 있다. 마음과 달리 일부러 주변 사람들에게 날을 세우고 괴팍하게 다루는 로켓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서사가 촘촘하게 펼쳐진다. 제임스 건 감독이 말하는 로켓을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 ‘가오갤3’은 로켓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중심에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모두의 이야기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느 곳에 속해야 할지를 모르고 방황하게 마련이니까. 로켓이 걸어온 삶의 궤적이 팀 가디언즈뿐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울리는 건 그 때문이다. 언론 시사회임에도 불구하고 극장 곳곳에서 눈물을 닦는 이들이 보였을 만큼 ‘가오갤3’은 감정적인 모먼트를 풍성하게 가지고 있다. 10여년을 함께 달려온 배우들의 감정, 액션 연기의 합은 탁월하고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유머와 음악도 여전한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만큼 엔딩크레딧에는 그간 팀 가디언즈가 지나온 세월을 추억하게 하는 장면이 곳곳에 삽입돼 있다. 전편들을 잘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엔딩크레딧마저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쿠키는 모두 2개다. 12세 관람가. 150분.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4 06:19
연예일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만 시도한 것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친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제작진이 영화의 탄생 배경 및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다음 달 8일 개봉하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장소를 애도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장소를 애도한다는 것은 사람이 아닌 장소를 위해 슬퍼하고, 위로한다는 발상이다. 실제로 재해나 인구감소로 사라져 버린 장소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버려지고 방치된 쓸쓸한 풍경이 강렬한 영감이 됐다. 사람이 떠날 때처럼 장소를 떠날 때에도 애도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주인공 스즈메의 여행을 통해 절망이 아닌 희망을 담아냈다. 극에서 스즈메가 여행을 하는 장소들은 과거에 재해를 입은 곳으로 스즈메는 그곳에서 재해를 극복하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어떤 상처는 마주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전작들과 다른 큰 시도도 있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달리 극에 노래가 없는 것. 이는 이야기의 힘으로 승부를 보고자 택한 방식이다.신카이 감독은 극 속 노래를 없애는 대신 BGM에 더욱 총력을 기울였다는 전언. 이를 위해 그동안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협업한 래드윔프스(RADWIMPS)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 음악을 다수 작업한 진노우치 카즈마가 합류해 더욱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완성했다.이번 삽입 곡 가운데 일부는 영국 런던에 있는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에서 해외 레코딩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거기에 예고편 및 영화 엔딩크레딧 부분에 흐르는 주제곡 ‘스즈메’는 가수 토아카가 보컬을 맡았다.래드윔프스의 노다 요지로는 토아카에 대해 “‘스즈메'와 토아카 사이에 누구도 낄 수 없는 연결고리를 느꼈다”고 호평을 내놨다.마지막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그동안 작업해오던 1.78:1 화면비에서 2.35:1의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택했다.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인 만큼 여정을 통해 보이는 다채롭고 광활한 풍경들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킬 전망이다.‘스즈메의 문단속’은 다음 달 8일부터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21 08:43
연예

문제작 '소리도 없이', 문제아 유아인

문제작을 탄생시킨 문제아다. 배우 유아인이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를 통해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킨다. 17일 개봉하는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의 청소부인 두 남자가 예기치 못하게 유괴범이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아인이 유재명과 함께 주인공 두 남자를 연기한다. 영화의 제목이 곧 유아인이다. 말을 하지 않는 태인 역을 맡아 '소리도 없이' 연기한다. 범죄물의 흔한 공식을 지키지 않는 낯선 영화다. 폼 잔뜩 잡는 예술 영화도 아닌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혼돈을 선사한다. 태인이 왜 말을 하지 못하는지, 아니면 말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다. 궁극적으로 유괴범이 선인지 악인지에 대한 판단도 보류한다. 종국에는 유괴범에게 연민이 들게 하고, 유괴된 아이에게 거짓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인물에 대한 정보는 적고, 상황은 뒤죽박죽 섞였다. 그럼에도 정체 모를 매력이 강하다. 올해의 문제작이라는 설명이 잘 들어맞는다. '소리도 없이'가 선사하는 혼돈 한가운데 유아인이 있다. 예상을 벗어나는 변신을 감행했다. 대사 없이도 입체적인 태인을 잘 표현한다. '소리도 없이'가 흔한 범죄 영화가 아니듯, 유아인의 연기도 또래 배우들이 보여주는 흔한 그것이 아니다. 어떤 장면에선 좋고, 어떤 장면에선 아쉬운 특정 대목을 꼽을 수도 없다. 몰라보게 살까지 찌운 그는 본디 그렇게 태어난 듯 그렇게 위태롭고 별난 서사에 스며든다. 말을 하지 않기에 특유의 보이스 컬러가 드러나지 않아 더욱 태인 같다. 대사가 적은 것도 아니고 아예 없다. 단순히 실험 정신만으로 가능한 시도는 아니었을 터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대사가 없는 캐릭터라고 더 과장해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시나리오 이상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 부분은 없다. 도전이 필요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나라는 사람 자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얼마나 나를 더 유연하게 현장에 놓아둘 것인지'를 고민했다"며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어떤 지점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담아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유아인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5년을 '유아인의 해'로 만들었다. 영화 '베테랑'과 '사도'를 연이어 성공시켰고, 각종 영화상을 싹쓸이했다. "어이가 없네?"와 같이 지금도 회자되는 유행어도 만들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화려한 성취를 이뤘다. 이후 이창동 감독의 '버닝' 등 장르와 매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시도를 해왔다. 저예산 영화인 '소리도 없이'에 대사도 없이 출연한 것 또한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온 나라가 그에게 집중했던 그날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해왔다는 증거를 '소리도 없이'에 담았다. 또, 이젠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유아인과 처음 호흡을 맞춘 유재명은 "나에겐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보단 아이콘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해보니 어떤 배우보다 열심히 분석하고, 자유롭게 연기하는 모습이 놀라웠다"며 "나는 20년 전부터 연극을 해서 그런지 (영화) 작업을 성스럽게 대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유아인은 즐기고, 마음껏 소통한다. 그 점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0.14 08:00
무비위크

"'뮬란' 문제의 中촬영 해명하라" 美의회, 선 넘은 디즈니에 공개 서한

얌전히 창고에 두는 것이 나을 뻔했다. 공개 전에도, 후에도 논란만 이끄는 '뮬란'이다. 디즈니 실사화 영화 '뮬란'의 중국 신장 위구루자치구 촬영 및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의혹을 정당화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미국 의회는 디즈니 측에 공개 서한을 보내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밥 샤펙 디즈니 CEO에게 "뮬란 제작과정에서 중국 신장 지역의 안보 및 선전 당국과의 연관성이 있었는지 설명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은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주도로 작성됐다. 위원회는 중국의 인권과 법치를 감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는 의회 내 초당파 모임이다. 서한에는 ''뮬란' 촬영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한 내용을 비롯해 엔딩크레딧에 언급된 '투루판시공안국' '신장위구르자치구위원회선전부' 및 다른 모든 중국과 중국공산당 단체의 명칭과 관련된 월트 디즈니사의 계약상 요구 사항이나 요청 사항을 밝히라'고 적시돼 있다. 이어 '디즈니사의 임원들과 고위 간부들은 중국의 위구르인 및 소수민족 탄압 관련 보도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신뢰할 수 있는 끔찍한 인권유린 의혹에도 해당 지역에서 촬영을 추진한 까닭이 무엇인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촬영 기간동안 강제 노동력이 사용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디즈니가 수행한 실제 조사 과정과 그러한 조사를 수행하기로 계약한 모든 회사를 밝히고, 중국 디즈니 임원 및 경영진 역할에 대해 설명하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뮬란' 외 현재 디즈니가 중국에서 예정하고 있는 모든 영화 제작 계획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위원회는 "사전 정보가 많았음에도 중국 당국과 협력해 촬영을 진행한건 암묵적으로 대량 학살 가해자들에게 정당성을 준 것과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디즈니가 자초한 일. 4일 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후 다양한 혹평에 휩싸인 '뮬란'은 특히 엔딩크레딧을 통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스페셜 땡스를 적시해 의구심을 키웠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중심지로 강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최소 100만 명이 국영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투루판시 공안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수용소에 수감하는 것을 도왔다는 후문. 하지만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협력했고, 이들은 물론 수용소와 연관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디즈니는 엔딩크레딧 인사에 대해 "영화 제작을 허락한 국가 또는 지방정부에 사의를 밝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관행이다"고 해명했지만, 촬영과 협력 과정 자체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전 세계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이 커지가 대대적 홍보를 해도 모자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뮬랸' 관련 보도를 금지시켰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흥행도 실패할 전망. 11일 중국에서 공식 개봉한 '뮬란'은 첫 주 주말 2320만 달러(한화 274억 6184만원)를 벌어 들였다. 이는 최근 ‘테넷’ 첫 주 주말 기록 2980만 달러(352억 8022만원)에 못 미치는데다가, 역대 중국 개봉작 중 크게 흥행하지 못했던 ‘신데렐라’, ‘말레피센트2’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인공 유역비의 홍콩 탄압 중국 지지부터 시작된 악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14 14:07
무비위크

[무비IS] "논란 한도초과"…'뮬란' 亞보이콧→韓비호감 전락

디즈니면 무조건 믿고 본다? '뮬란'에 대한 반응은 영 심상치 않다. 디즈니 실사 영화 영화 '뮬란'이 장고 끝 9월 17일 개봉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선도 싸늘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열광적인 호응을 보여야 마땅한 중국에서도 '뮬란'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쳐 벌써부터 '개봉 안하느니만 못한 작품'으로 각인되고 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1998)을 실사화 시킨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 소개된다. 당초 3월 대대적인 개봉을 준비했던 '뮬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으며 개봉일만 수 십번 뒤바꼈다. 여름시장 출격까지 무산된 후 디즈니 측은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 공개를 전격 결정했고, 디즈니 플러스가 연계되지 않은 국가는 스크린에 거는 것으로 울며 겨자먹기 반쪽 개봉을 확정지었다. '뮬란'의 난항은 기획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야 마땅하다. 일명 '차이나 머니'가 입금 된,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중국 영화로 우려와 걱정을 자아낸 '뮬란'은 타이틀롤을 맡게 된 유역비에 대해서도 미스캐스팅 논란이 들끓으며 비호감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적립했다. 물론 영화 팬들 입장에서는 디즈니에 대한 믿음이 더 컸던 것이 사실. 실사화 자체에 위기감이 있었던 '알라딘'이 결과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것과 비교했을 때 '뮬란' 역시 완성도만 좋다면 관객을 끌어 모으는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그 기회를 '뮬란' 스스로 뻥뻥 차고 있다는데 있다. '뮬란' 측은 지난 4일(현지시간) 디즈니 플러스 공개 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외신의 극찬과 호평 내용만 적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혹평도 만만치 않다. '할리우드와 차이나머니 조합으로 완성될 수 있는 최적의 비호감 결과물'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스토리가 빈약하다. 뮬란에게 깊이나 의미있는 관계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버라이어티는 '그 어떤 프레임도 독창적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설픔이 눈에 띄고 딱히 재미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을 배경으로 중국 배우들을 기용했지만 전반적으로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지고 보면 백인이 백인의 이해와 시선으로 만든 동양 영화라는 것. 이는 아시아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딱 좋은 포인트이자 치명적 단점이다. 또한 원작 '뮬란'의 강점을 하나도 살려내지 못한 지점은 영화 '뮬란'의 정체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뮬란의 탄생 설정을 뒤바꿨고, 주요 캐릭터는 쪼개 버렸으며, 필요없는 캐릭터는 새로 등장시키는 등 속된 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악평도 눈에 띈다. 원작을 기대했다면 120% 실망, 시대 역행 결과물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과정에서 엔딩크레딧도 문제가 됐다. 외신에 따르면 '뮬란' 엔딩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스페셜 땡스가 적시됐다. 디즈니는 해당 내용에 대한 코멘트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중심지로 강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투루판시 공안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수용소에 수감하는 것을 도왔다는 후문. 하지만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협력했고, 이들은 물론 수용소와 연관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고마움을 남겼다. 이와 관련 세계위구르의회(WUC) 측은 SNS에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수용소에 관여해온 곳"이라는 글을 게재했고, 일부 평론가들도 "디즈니의 협력이 끔찍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기 전부터 국내에서는 일찌감치 비호감으로 전락했던 '뮬란'이다. 한국은 암암리에 '뮬란'을 배척하고 있지만, 홍콩,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직접적으로 '뮬란' 보이콧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젠 흥행을 희망하는 것조차 예의없다. 이는 영화의 중심이자 주체가 되어야 하는 유역비가 가장 먼저 쏘아 올린 공이다. 유역비는 지난해 SNS를 통해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에도 '뮬란'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BoycottMulan)이 있었지만 개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시금 이슈화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전 세계를 들끓게 만들면서 사실상 중국 합작 영화인 '뮬란'은 좋게 볼래야 볼 수 없는 작품이 됐다. 사전 공개 된 예고편 등 영화 자체 콘텐츠들에 대한 호응도 뜨뜻미지근하다.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 판단한 듯 '뮬란' 측은 개봉 전 사전 시사회 없이 17일 개봉을 진행한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공개가 된 작품인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시기 무리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명이 뒤따르지만 속시원하지는 않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끌시끌한 '뮬란'. 개봉 후 성적과 함께 냉정한 관객평이 영화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만 크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09 08:00
무비위크

"투루판 공안국 감사" 가지가지하는 '뮬란' 엔딩크레딧도 논란

노이즈마케팅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진심이다. 영화 '뮬란'이 주연배우 유역비의 중국지지 발언을 비롯해 영화 공개 후에도 다채로운 논란과 비판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엔딩크레딧을 통해 특별히 남긴 감사인사도 문제로 떠올랐다. 시작부터 끝까지 비호감 적립이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뮬란' 엔딩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스페셜 땡스가 적시됐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중심지로 강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최소 100만 명이 국영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투루판시 공안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수용소에 수감하는 것을 도왔다는 후문. 하지만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협력했고, 이들은 물론 수용소와 연관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세계위구르의회(WUC) 측은 SNS에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수용소에 관여해온 곳"이라는 글을 게재했고, 일부 평론가들도 "디즈니의 협력이 끔찍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또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역시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인들의 집단 감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뮬란' 보이콧을 외쳤다. 디즈니는 외신들의 코멘트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개 후 '중국은 물론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뮬란'은 엔딩크레딧까지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게 표기하며 완벽에 가까운 비호감 마침표를 찍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1988)을 실사화 한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내에서는 17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09 07:3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