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말 많고 탈 많은' 체성분 테스트를 또다시 실시한다. 하지만 분위기는 1년 전과 사뭇 다르다.
오는 15일 미국 플로리다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SK 선수들은 일주일 앞선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체성분을 테스트 받는다. 개인별로 체지방과 근육량, 체중 등을 측정하고, 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선수들은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다. 측정 방법과 항목은 지난해와 같다.
SK로서는 체성분 테스트를 또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 1년 전 선수들의 겨울 훈련을 독려하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줄줄이 주전급 선수들이 탈락하면서 구설에 올랐던 SK다. 당시 포수 박경완(42)과 투수 최영필(40), 전유수(28)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재활훈련을 떠났던 투수 6명(김광현·송은범·박희수·박정배·채병용·엄정욱)도 테스트에서 무더기로 탈락해 중도 귀국했다. 측정 방식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을 낳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선수들에 관용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시즌 준비과정에서 빚은 혼선이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2년 연속 체성분 테스트를 이어간다는 게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만수(56) SK 감독은 "하다가 안하는 것은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99%의 선수들이 모두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실상 탈락자가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이유도 분명했다. 바로 달라진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이만수 감독은 "2년 연속 하니까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잘 준비했다"며 "허재혁 컨디셔닝 코치가 (커트라인을 넘기) 부족한 선수들에게 미리미리 훈련도 시켰다"고 말했다. 이미 한 번 맛봤던 실패를 교훈삼아 선수는 물론이고 코칭스태프까지 긴장하고 시즌을 준비한 결과다. 이만수 감독은 "혹시 나올 수 있는 탈락자에게도 다시 기회를 준다"고 귀띔했다. 8일 체성분을 테스트한 후 탈락한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 재측정을 실시해 합류 여부를 평가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