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박찬호, 커쇼 선발 발탁에 ‘짜증과 칭찬’ 반응
LA 다저스의 박찬호(35)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 선발 투수로 더블A 잭슨빌에 있던 20세의 신인 좌완 클레이튼 커쇼가 공식 발표된 25일 경기 후 “솔직히 짜증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14승을 거두고 있는 베테랑 투수 답게 커쇼에 대해 “왼손 투수가 시속 97마일(약 156km), 98마일(158km)을 던진다. 젊은 투수가 부족한 LA 다저스의 여건을 볼 때 미래가 있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LA 다저스는 이날 올시즌 연봉이 750만 달러(약 75억원)로 팀의 제5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에스테반 로아이자를 전격적으로 지명할당 조치했다. 타 팀에서 원하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보내거나 방출하겠다는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박찬호는 로아이자와의 경쟁에서는 우위를 보였으나 구단의 중장기 선발 투수 운용 청사진에서는 2006년 드래프트 1순위였던 커쇼에게 밀렸다. 커쇼는 스프랭캠프에서 6게임에 출장해 14 1/3 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으로 방어율 0.64를 기록하면서 조 토리 감독과 코칭스태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잭슨빌 선즈에서는 10경기(선발 9)에 출장해 3패에 방어율 2.28을 기록했다. 이닝 수보다 삼진 수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박찬호는 “커쇼는 그냥 던지면 스트라이크 아웃을 잡는 투수이다. 제대로 들어가는 경기에서는 탈삼진이 줄을 잇는다”고 스프링캠프에서 본 소감을 덧붙였다. 박찬호는 한편으로 아쉬움도 나타냈다. 올시즌 자신의 첫 선발 등판이었던 18일 LA 에인절스전 4회 1루수 제임스 로니가 병살타성 타구를 2루에 악송구하는 실책만 범하지 않았다면 이번에 한번 더 기회가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는 “지난 해 뉴욕 메츠에서 1경기에 선발 등판했을 때도 수비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는 실책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비슷했다. 어쩌면 내게 운이 따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공이 좀 들어가는 것 같으니 나이에서 (커쇼에게) 밀린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함으로써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하루씩 밀렸다. 최근 2경기 연속 100개 이상을 던진 채드 빌링슬리가 27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 첫 게임, 그리고 28일 시카고 컵스전은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나선다. 다음 날 컵스전은 데릭 로의 순이다. 다저스는 명목상 채드 빌링슬리에게 하루 더 휴식 기회를 주면서 다저스 투수진의 미래인 커쇼에게 홈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게 특별 배려한 것이다. LA 다저스는 적어도 2경기 이상 클레이튼 커쇼에게 선발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돼 박찬호의 선발 등판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조 토리 감독은 “뜻 밖의 놀라운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것이 야구라는 게임의 특징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장윤호특파원 ▷MLB 다저스 커쇼 선발 기용..박찬호 앞날은?▷박찬호 재기의 밑거름, NPA 전도사로 나선 손혁▷손혁이 밝힌 '박찬호 부활' 원동력▷"박찬호만 남았다", 96년 다저스 동료 사실상 '全無'▷박찬호 ‘고우티(goatee)’ 변신 피칭 재개
2008.05.25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