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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희생양' 원치 않았다…동료들 방출·연봉삭감 우려, 바르사 '이적 포기'
리오넬 메시(36)가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을 떠나 인터 마이애미(미국)로 향한다. 메시 스스로 바르셀로나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컸고,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구단 재정 문제도 실마리를 찾았지만 스스로 이적을 포기했다. 자신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 동료들이 방출되거나 연봉 삭감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메시는 8일(한국시간) 문도 데포르티보 등 스페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기뻤던 게 사실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으로부터 복귀가 가능하다는 답변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이어 “만약 내가 바르셀로나로 복귀하면, 바르셀로나 구단은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선수들을 이적시키거나 선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일들과 연관되면서까지 바르셀로나로 복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규정상 바르셀로나 복귀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재정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의 이적이나 연봉 삭감 등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 이면의 내용을 알고 있는 메시 입장에선 자신의 바르셀로나 복귀를 위해 ‘희생양’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바르셀로나 수뇌부가 아니라 구단 자체에 대한 애정은 워낙 큰 만큼 메시 입장에서도 큰 결단일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유스팀부터 성장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늘 함께했던 친정 구단이다.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끝나 팀을 떠나게 되자 기자회견에서 오열했던 것, 팀을 떠난 뒤에도 바르셀로나 경기를 챙겨보며 우승을 응원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메시도 바르셀로나 복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유럽 잔류가 가능하면 행선지는 오직 바르셀로나뿐이었다. 그는 “다른 유럽 팀들로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바르셀로나 복귀가 아니면 유럽은 의미가 없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만큼 바르셀로나에서 팬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애정에도 자신의 복귀에 따른 희생양을 원치 않았던 데다, 바르셀로나 보드진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 보니 결국 바르셀로나 복귀 선택지도 스스로 지워버렸다.그는 “사실 라포르타 회장과는 겨우 한두 번 정도밖에 연락하지 않았다. 이미 2년 전에도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그런 일을 또 겪고 싶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미래를 결정하고 싶었다”며 “아마도 지금 구단에는 내가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시의 새 팀인 마이애미는 데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 겸 회장을 맡고 있는 팀이다. 메시는 PSG와 계약이 만료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약 5700억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연봉까지 제안받았지만 미국행을 택했다. 메시를 품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를 후원하는 애플과 아디다스가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는 조건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석 기자
2023.06.08 15:40